후불제 민주주의 - 유시민의 헌법 에세이
유시민 지음 / 돌베개 / 200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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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책읽는 여자, 영혼울림 멘토입니다.
참 오랜만에 인사드립니다.


나 - 목적이 있는 책읽기
노무현 대통령의 서거로 한동안 공백기를 가졌습니다.
그분으로 인해 저 역시 책을 읽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러다 정신차리고 이런 생각을 가졌습니다.
나는 ‘왜 책을 읽는가. 어떤 책을 읽어야 하는가’
고민의 결과로 이제 저의 책읽기는 이전과 달라질 것 같습니다.

내가 - 치러야할 댓가
오늘 제가 읽어드릴 책은 유시민 전 장관의 헌법 에세이 ‘후불제 민주주의’입니다.
책을 산지는 꽤 되었는데 그간 서평해야 할 의무적인 책들로 인해 책장에만 박혀있던 책입니다.
때론 의무감에 정말 원하는 것을 못할 때가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노대통령 서거 후 불현듯 떠오른 이 책은 아마도 이 책의 제목 때문일 겁니다.
내가 누린 자유, 행복에 빚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노대통령 이전 이후에도 수많은 사람들의 희생으로 이뤄진 ‘민주주의’
그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치러야할 댓가는 무엇인지 알아야 했습니다.
그래야 조금이나마 이 시점 대한민국에서 느끼는 답답함이 풀어질 것 같았습니다.

유시민의 - 목적이 있는 글쓰기
글을 쓰고 강의하는 게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 하나의 방법이라는 믿음에 ‘지식소매상’으로 돌아온 유시민.
이 책의 머리말 첫 단락만 다시 읽어봅니다. 더할 것도 덜할 것도 없이 책 내용이 그대로 가 요약되어있습니다.
‘대한민국 헌법에 관한 에세이, 나 자신의 삶에 대한 이야기, 또 대한민국의 과거와 현재에 대한 나의 관점과 해석’ 이것이 이 책이 담은 내용입니다. 지금껏 제가 읽은 가장 명쾌한 머리글이었습니다.  


유시민의 - ‘후불제민주주의의’ 선
1. 총2부데, 3부는 독자가 쓴다.
총2부로 나눠져 있는데, 1부는 헌법의 당위, 2부는 권력의 실재입니다. 이 책에는 숨겨진 3부가 있습니다. 그건 이 책을 읽고 나면, 각자의 마음속에 써지는 ‘헌법의 존재, 실현’을 위해 ‘각자가 해야 할 몫’입니다.  


2. 명사 제목이 주는, 객관적인 글에서 오는 담백함에 믿음이 간다.
이 책의 특징은 각 장의 제목이 ‘명사’이라는 점입니다. 행복, 자유, 주권... 등
헌법 책에 '행복'이 맨먼저 등장한다는 점도 주목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리처드 니스벳이 지은 ‘생각의 지도’에 동사를 통해 세상을 보는 동양과 명사를 통해 세상을 보는 서양이라는 장이 있습니다. 차를 더 권하는 같은 상황에서 중국인은 Drink more? 미국인은 More tea?라고 한다는 것입니다.
동양인들은 세상을 ‘관계’로 파악하고 서양인들은 범주로 묶일 수 있는 ‘사물’로 파악한다는 사고방식의 차이를 말합니다. 그 연관관계가 어느 정도인진 알 수 는 없으나, 적어도 이 책에서 각 장의 제목을 ‘명사’으로 처리함으로써 객관적인 글에서 오는 담백함을 느낀다고 할까요? 제목 만큼이나 논리전개방식은 명료했습니다.

3. 헌법과 민주주의가 추구하는 기본 용어의 친절한 고찰이 담겼다.
행복, 자유, 주권, 존재 당위 등의 헌법 기본 용어에 보장되어 있는 기본 개념들의 기저에 깔린 우리가 미처 살피지 않고 지나친 사실들을 살펴줍니다. 국어사전에서 ‘애국’을 검색했을 때의 그 불친절함을 한번 더 깨닫게 되기도 합니다. '자기 나라를 사랑하는 것' 자기 나라 사랑 안하는 사람도 있나요? 있을 순 있겠네요. 하지만 일련의 행동을 '애국'이라는 이름으로 내걸고 또 그렇게 받아들이기에 뭔가 부족합니다.  


여러분들이 생각하는 ‘애국’ 에는 어떤 조건이 추가되어야 한다고 생각하시나요?
유시민은 헌법애국, 주관적애국으로 나눕니다. 여러분은 ‘헌법애국주의자’일까요? ‘주관적 애국주의자’일까요? ‘국가정체성’에 이르러 경찰과 검찰을 떠올립니다.

4. 헌법의 기본조항이 보장하는 국민의 권리를 일깨워준다.
너무나 자랑스러운 국민의 권리를 보장하는 헌법의 조항들, ‘인권’교육과 더불어 철저하게 교육되어야 할 부분입니다.
5. 유시민이 복지부장관이 되기까지 그리고 그만두기까지 일화들이 소개되었다.
일 안한 국회의원에 이름 올랐다는 그 이후 어떻게 되었는지 알고 싶다면 이 책을 읽으셔야 합니다.
신문 어디에도 찾을 수 없으니까요. 참 그러고 보면 신문은 문자만 내질러놓고 돌보지않는 책임감 없는 부모
라는 생각이 듭니다.

6. 정치중립, 코드인사, 대통령 등에 대한 잘못된 환상 및 색다른 시각을 깨닫게 한다.
7. 대한민국이 겪는 일련의 사건, 그 원인과 문제 뒤에 숨은 권력의 모습을 볼 수 있다.

당신과 - 함께 이룰 선
나쁜 시스템이 악한 상황을 만들었다고 그 시스템에 악인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만약 그렇다면 악한 상황은 언제고 끝나지 않을테니까요.
유시민이 그랬던 것처럼 제 글의 끝은 마르틴 니묄러의 원작(짐작)에 ‘남무’라는 닉네임을 쓰는 블로거의 인용문으로 마칩니다.
누구나 이해할 수 있고 또 누구나 알아야할 기본적인 헌법과 민주주의 개념으로 대한민국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뼈속까지 짚어준 유시민 장관의 ‘후불제민주주의’ 강력 추천드리면서.

그들이 광우병국민대책회의를 수배했을 때
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나는 시민단체 회원이 아니었으니까
그들이 유모차 엄마를 기소했을 때
나는 침묵했다
나는 촛불집회에 가지 않았으니까
그들이 전교조를 압수수색했을 때
나는 항의하지 않았다
나는 노동조합원이 아니었으니까
그들이 시민들을 불태워 죽였을 때
나는 방관했다
나는 철거민이 아니었으니까
마침내 그들이 내 아들을 잡으러 왔을 때는
나와 함께 항의해줄
그 누구도 남아있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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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브 도미노
민재기 지음 / 세계로미디어 / 200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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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대한 독서량이 글을 쓰는데는 어떤 영향을 미칠까.

 

이 궁금증으로 들게 된 책이 바로, '러브 도미노'이다.

'독서왕이 쓴 책'이라는 홍보문구에 읽은 책.

 

결론적으로 많은 독서량은 글쓰는 능력도 배가시키지 않을까라는 나의 생각을 증명하기에는 이 책은 미치지 못했다. 단지 이 책은, 방대한 독서량이 지식은 배가시킬 수 있구나 하는 생각과 책을 쓴다는 것에는 책에 대한 기획력이 더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단 한권에 수많은 동서고민의 책과 명언, 방대한 일화들을 접하고자 하는 사람들에게는 유용하겠다. 특히 다양한 사랑과 정, 결혼에 대한.

간간히 어떤 이에게 어떤 책을 추천한다는 정보도 얻을 수 있다.

책의 목차는 고려치 않아도 된다. 그저 읽고 싶은 페이지를 펴서 쉽게 읽혀내려가다.

어린시절 할머니에게 들었던 옛날 이야기를 듣는 기분이랄까. 이야기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읽을법하다. 특히 몰랐던 사실을 알게 되는 재미가 있다. 율곡의 부인이라든지 새끼가진 두꺼비를 삼킨 구렁이가 어떻게 되는지. 프랑스 소설가 삐에르 로티의 '늙은 죄수의 슬픔'은 단연 돋보였다.

 

다만, '강청과 왕광미'처럼 배경지식이 없는 이에게 알아듣지 못할 얘기가 될때도 있다. 또 여기저기 등장하는 성서의 이야기때문에 성경을 잘 모르는 나와 같은 사람들에게은 이해하기가 쉽지 않다. '할머니의 고난주간'에서는 약간 당혹스럽기까지 하다.

 

'덤 없는 인심'에서는 당황스러웠다. '덤'이라는 것은 문화로 이해될 것이지, 도덕적으로 비난받을 것은 아니라는 생각때문이다.

 

언제가 누군가에게 어느 작가에게 이런 말을 들은 적이 있다.

작가가 독자를 가르치려고 글을 쓰니, 독자가 그 책을 머리로 읽고 분석한다는.

어떤 의도로 한 말인지는 알 수 없으나, 이 책을 읽으면서 그 말을 떠올렸다.

아마도 '문체'때문이 아닌가 한다. 글의 마무리가 독특하다. '사랑하는 사람들 때문에 사노라"라고 대답하도록! 수십년간 학생들에게 가르친 탓이겠지.

 

많은 책을 읽은 죄로 이렇게라도 배설하니 시원타는 저자.

이 배설이 어느 사람의 마음에는 씨앗을 틔우는 거름이 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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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가는 대로
수산나 타마로 지음, 최정화 옮김 / 밀리언하우스 / 200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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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영혼울림의 멘토입니다.
5월 세째주 제가 읽어드릴 책은, 어머니와 딸이 함께 읽을 만한 책입니다.

‘모든 엄마는 한때 딸이었고 모든 딸들은 훗날 엄마가 된다’
얼마 전 어버이날이라고 고향엘 다녀왔습니다.

일흔이 넘은 홀어미를 보고 오는데 왜 자꾸 눈물이 비치는지 모르겠습니다.
떠올리기만 해도 눈물을 보이는 건, 늙어가는 나약한 어미의 모습에 대한 서글픔일까요.
아니면, 함께할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에 대한 서러움일까요.
나이가 드니, 눈물만 더 늘어가는 것 같습니다.

이탈리아 작가 수산나 타마로가 지은 ‘마음 가는 대로’는 생의 마지막을 앞둔 할머니가 30여일 동안 손녀에게 남긴 15통의 편지입니다. 15통의 편지에는 한때 누군가의 딸이었던 자신의 삶과 그녀의 딸과 손녀에 대한 기억들이 담겨있습니다.

마치 내 편지마냥 읽히는 맛

이 편지가 저를 뭉클하게 하는 것은, 현재의 나의 어미와 또 나의 미래를 조금이나마 엿볼 수 있게 하기 때문입니다. 모든 엄마가 한때 딸이었다는 사실을 모든 딸들은 망각하고 어미를 아프게 하곤 하니까요. 이 책 여기저기에서 도움주려는 어미 손을 뿌리치고 모진 말을 남기고 떠나는 딸들의 모습을 볼 수 있었고 그런 딸들을 볼때의 어머니의 마음을 조금이나마 느낄 수 있었습니다. 어쩜 그렇게 어리석었던 것일까요

이 책을 읽는 내내, 언젠가 떠나버릴 혹은 떠난 어미의 자리를 그리워할 딸과 손녀가 되어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됩니다. 그녀의 이야기는 우리 모두가 한번쯤은 간직했을 법한 추억입니다. 어린 시절 무언가를 기르다 죽음을 맞이해야 했을 때. 어린시절 읽은 책 한권, 다락방에 숨겨진 나의 비밀 등등 이 이야기가 수십년을 거쳐 이탈리아에서 여기 한국까지 오게 된 이유를 이제야 알 것 같습니다.

‘건강한 시절에는 몸이 나의 적이 될 거라고 상상도 못했지’

미처 생각지도 못했던 뼈아픈 한마디로 편지는 시작됩니다. 그녀는 ‘살아있는 사람에게는 누군가가 죽었다는 사실보다 그에게 하지 못한 말이 남아 있다는 사실이 더 무겁게 남는다’며 ‘네가 필요할 때마다 꺼내 볼 수 있는 몇 년이 지나도 네 곁에 머물 수 있는 글을 전하고 싶다’고 죽음을 기다리는 시간에 홀로 편지 쓰는 일에 집중합니다. 이 글은 또한 그녀의 삶을 다시 회상하며 정리할 수 있었던 시간이었을 겁니다.  


‘사랑받기 위해 자신을 포기하지 마’

가부장적 요구에 대학을 포기하고, 사회적 분위기에 노래부르기를 멈춰야했던, 사랑보다는 ‘지식’을 갈구한 누군가의 딸. 세월이 흘러 부모님이 바라는 그런 사람이 되기 위해 ‘개성’보다 ‘인격’을 택했다는 그녀가 사랑받기 위해 자신을 포기했던 거래가 어른이 되어서도 어떤 문제가 되었는지 회상합니다.

'네 마음에 가만히 귀를 기울여 봐. 네가 세상에 나오던 날처럼'

평생 감출 수 있었을 것 같던 비밀을 터놓던 날 애인과 같은 사고로 딸을 보낸 어미.

여자의 삶이, 가끔씩 하늘 높이 올라가지도 못하고 낮은 데서 '칙'하며 꺼져버리는 불꽃같다는 그녀가 세상의 모든 딸에게 남긴 메시지를 확인하려면, '마음가는대로'를 손에 집어 드시길. 책 후반부에 편지를 읽는 손녀의 마음도 볼 수 있지 않을까 하였으나, 그건 저만의 바람으로만 끝났습니다. 편지를 읽은 손녀의 마음은 어떠했을까요. 가늠조차하기 어렵습니다만 이미 떠나버린 어미가 남긴 편지는 그녀가 남긴 그 어느 추억과 기억보다 오래도록 마음 속에 살아숨쉴 것 같습니다.

엄마와 딸의 마음의 문을 열리게 할 열쇠
자신을 그리워할 누군가를 위해 '글'을 남기는 것만큼 가치있는 일은 없는 것 같습니다.
모든 어머니는 한 때 누군가의 딸, 여자였다는 사실을 새삼 되돌아보게 하는 책,
엄마와 딸이 함께 읽으면 서로의 마음의 문을 열리게 할 책, '마음가는대로' 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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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스 웨이 - 세계는 지금 새로운 리더를 요구한다
달라이 라마, 라우렌드 판 덴 마위젠베르흐 지음, 김승욱 옮김 / 문학동네 / 200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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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 여사, 1억원짜리 시계 논두렁에 버렸다'라는 기사가 포털 메인을 장식하고 있네요.

문득, 자식을 챙기고자하는 어미의 마음보다 좀 더 지아비를 생각했으면.. 아니, 그런 일련의 행동들로 그 끝이 어떨지 조금이라도 생각했더라면 하는 안타까운 마음이 드는 밤입니다. 

책 '리더스 웨이'에서 달라이 라마가 얘기하는 '연기'와 '바른 눈'과 '바른 일'이 생각납니다.  

  

달라이 라마가 왜 리더십을 말하게 되었을까

사람들은 개인적으로 하지 않을 일을 직장에서 하곤 한답니다. 이는 조직이 구성원들의 양심에 영향을 미친다는 이야기이며,  따라서 기업의 도덕성은 개인의 도덕성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입니다. 기업의 도덕성은 곧 CEO의 실천력에 귀결됩니다.


폭발적인 정보의 양 속에 더욱 복잡해진 세상, 어떤 일을 행하기 전에 어떻게 상호작용하는지 더욱 깊이 고찰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것은 개인을 물론이고 사회적인 큰 영향력을 지닌 리더는 더욱 필요한 덕목입니다. 그러나 '이윤'이라는 것을 져버릴 수도 없는터 최선의 방법은 무얼까요 

바른 일을 행하게 할 도덕성과 바른 눈과 바른 결정을 도와줄 마음수련

달라이 라마와 라우렌스의 이야기가 번갈아 실려있는데 라우렌스가 경영학에 대해 이야기 할때를 제외하곤 둘의 차이점을 찾아낼 수 없었습니다. 닮아있는 혹은 닮아가는 둘의 이야기 속에서  진정한 리더의 수많은 등장과 세계 평화와 행복의 가능성을 기대해 봅니다.  

이밖에 달라이 라마의 '불교'가 사회주의와 닮았다고 생각했던 생각이 어떻게 변화를 겪었는지 또 그가 민주주의와 자본주의를 어떻게 생각하는지도 들어봄직 합니다.  

'감정, 인식, 의식을 구분하는 데 핵심적 근거는 그렇게 함으로써 우리가 더 나은 결정을 내릴 수 있게 될 것이라는 믿음이다. 그것이 바로 마음수련을 해야할 이유이다.' 

도덕성은 바른 일을 행하게 하는 기준이 되고 마음수련은 바른 눈과 바른 결정을 도와주리란 믿음이 생기네요.  

여러분, 늘 깨어있기를 바랍니다. 이것이 감정인지/인식인지/의식인지. 그리고 잊지 마십시오. 내가 하는 말과 결정들이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 늘 끝은 존재하며 모든 건 변한다는 진리도.  

지금까지 '리더스 웨이'를 통해 '기업과 기업자에게서 희망'을 본, 책읽는 여자 영혼울림의 멘토였습니다.  


저는 달라이 라마를 좋아합니다. 달라이 라마뿐만 아니라, 틱낫한, 숭산, 현각 스님 등 불교에 남다른 애정이 있지요. 그러니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다는 달라이 라마가 '리더십'과 '비지니스'에 대한 얘기를 한다니 참으로 솔깃하고 그 이야기가 궁금했습니다. 

'불교'와 '자본주의의 산물 비지니스' 좀체 연결시키기 어려웠습니다만, 읽고나니 두 가지 생각이 듭니다. 첫째 불교의 연기설(인연(因緣)하여 일어나는 것, 어떤 원인(因)이 있고, 그것에 다른 조건이 연(緣)하여 새로운 하나의 어떤 현상이 일어나는 것)을 생각하면 사회를 바꿀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이 '리더'라는 자리. 둘째 '리더' 역시 '인간'이라는 점. 

  
이 두가지 이유만으로도 달라이 라마와 세계적 경영 컨설턴트의 만남은 충분히 이해가 갔고 의미있는 작업이라 생각되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개인에 국한되었던 불교사상의 응용이 사회 속으로 들어와 어떤 영향을 미칠지, 그리고 우리에게 필요한 '리더'란 누구인가하는 점에서 시각을 넓혀준 계기가 된 책이라 하겠습니다.  

자신자신의 리더, 조직의 리더, 세계의 리더
이 책은 3부로 이뤄져 있습니다.

1부 자신을 이끌기 - 불교의 기본적인 개념, 연기/전인론/마음수련에 대한 내용들이 담겼습니다. 불교와 수련를 해 보신 분이라면 가볍게 넘기실 수 있습니다. '삼가는 마음'에 대해 찬찬히 주의를 기울인다는 해석이 새롭습니다.

2부 조직 이끌기 -  제가 가장 유용하게 읽은 부분입니다. 1부의 내용이 비지니스 세계에 어떻게 응용될 수 있는지 달라이 라마는 불교일화를 들어서, 라우렌스는 심리학자와 경영학자 혹은 실제 기업가의 이야기를 들어 설명합니다. 후계자 훈련 시스템의 중요성과 강조와 '수익성'은 경영의 목적이 아니라 제한 요소이며, 결과물이라는 시각이 새롭습니다. 또한 달라이 라마의 '부'에 대한 새로운 해석도 접해보시기 바랍니다. 가난이 미덕이라는 시각의 전환을 가져옵니다. 바르게 돈 쓰는 8가지 방법은 바른 일을 행하는 작은 지침이 될 것입니다.

3부 서로 연결된 세계의 리더 - 빈곤, 환경오염, 인권침해 등 세계적으로 직면한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도덕적 자질을 갖춘 리더와 사회적 책임을 지는 기업에서 찾아봅니다.  

한 개인의 도덕성이 조직과 사회, 세계에 미치는 영향 
얼마전 EBS에서 하는 다큐 프라임 인간탐구 대기획 5부작 - 2부 도덕성편을 봤습니다.

도덕성이 높은 아이가 아이큐가 높고 더불어 참을성과 성취도를 높으며 삶에 대한 긍정적 태도와 자신의 삶을 변화시킬 수 있다는 자신감도 높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도덕성' 하나가 개인에게 참으로 많은 걸 얻게 해준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나, 스탠리 밀그램의 복종실험에서 개인의 도덕심이 상황, 권위/권력/돈  따위에 어떻게 변할 수 있는지도 보면서 '조직'을 떠올려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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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나귀의 지혜 - 혼돈의 세상에서 평온함을 찾기
앤디 메리필드 지음, 정아은 옮김 / 멜론 / 200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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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에 고향을 다녀왔습니다.  

덕분에 몸은 피곤했지만 수많은 참새소리, 꽃피기 전 도라지풀(항상 꽃만 봤거든요 ^^), 단감씨로 자란 내 키만큼의 나무, 송사리떼 등을 한참 들여다 볼 수 있는 여유있는 시간을 가져보았습니다. 

오늘 제가 읽어드릴 책은 이번 여행 길에 버스와 기차에서 저와 함께한 책, '당나귀의 지혜' 입니다. 

책 제목만 보면, 당나귀에 대한 '우화'같은 느낌입니다만, 이 책은 여행 길에서 저자가 목격하게 되는 저자의 과거의 기억과 당나귀에 대한 여러 사유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뉴욕에서 고생 끝에 성공한 교수 앤디 메리필드는, 어느날 끝도 없이 경쟁을 부추기는 뉴욕이 자신이 원하는 삶이 아니라는 생각을 하고 남부 프랑스 오트오베르뉴 지방을 여행하게 됩니다. 그 여행길엔 '그리부예'라는 초콜릿빛 털을 가진 당나귀가 동행을 합니다. 

'당나귀'는 단순히 짐을 운반하는 혹은 탈 것으로서가 아니라 '동행자'입니다. 그리고 이 책의 중심이며, 대부분의 이야기입니다.

이 책은 초반부부터 당나귀의 예찬으로 가득합니다. 당나귀의 자태, 울음소리, 심지어 풀뜯어먹는 소리까지.

당나귀에 대해 전무한 저는 조금 당황스러웠습니다. 독자에게 좀체 생각할 틈을 주지 않는 혼잣말은 당나귀가 등장하는 돈키호테의 대플, 알퐁스 도데의 교황의 당나귀 등 소설, 시, 영화, 회화, 음악으로 까지 번집니다. 당나귀를 주제로 한 것들이 이렇게 많았던가 새삼 놀라게 됩니다. 

당나귀의 새로운 일면도 확인합니다.

 



자신의 의지가 없이는 절대 움직이지 않는 고집있는 당나귀에게는 '고삐'를 당기는 것이 아니라 '부탁'을 해야 합니다.

낯선 곳을 지날 때는 경계심마저 깊습니다. 혹자는 이런 당나귀를 보고 '까다롭다'하는데, 저자는 '주위 환경에 대해 배우고 싶은 마음과 생존본능이 강한 것'이라고 합니다.  또한 당나귀가 정원에 있는 꽃은 절대 먹지 않고 오직 들판에 야생화만 먹는답니다. 신기합니다. 

너무 신중한 당나귀는 똑같은 거리에 있는 양쪽 건초를 어느 것을 먹을까 고민하다 굶어죽는다고도 하네요. 이건 뷔리당의 당나귀 인데요. 역설적인 상황을 만들고 해결책을 제시한 것은 결국 인간이므로 당나귀는 이런 문제에 익숙하지 않으니 당나귀와 실제 상관은 없다라고 한 것이 인상적입니다.

당나귀가 흥분한 말에게서 저자를 보호하기 위한 행동과 당나귀와 동행하고 있을 땐 양들도 말들도 모여드는 사실도 놀랍구요.  

 

저자는, 당나귀가 부드러움과 애정 넘기는 분위기, 평온을 가져다 주는 전염성 강한 느린 동작과 약하고 불상해 보이는 분위기를 간직하고 있다고 말합니다. 그런 덕분인지 그의 여행길은 평화로웠고 종종 그의 과거 한자락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그는 영락없이 성공하고자 하는 도시인이었습니다. 그런 그가 당나귀와 동행하면서 그를 통해 행복에 대한 생각을 바꾸게 됩니다.

* 곰돌이 푸우의 당나귀입니다.
 

'남들이 생각하는 행복이 평생을 거쳐 추구하고 실현해야 할 진정한 행복은 아니다.(저도 공감합니다.) 진정한 행복은 예기치 않은 곳에 놀라운 우여곡절 끝에 정직한 통로로 찾아온다' - 118p
 
후반부로 가면, 그의 독특한 이야기법이 조금씩 적응되어집니다. 

'당나귀와 함께 걸어서 여행하면서 깊은 교류 가진 사람은 결코 예전 자신으로 돌아갈 수 없습니다'라고 고백하는 저자는 아마도 당나귀의 '느림' 속에서 새로운 삶을 본 것 같습니다. '느림'은 '인내'를 동반하기에 삶에 대한 고찰도 깊어진 것이란 생각이 듭니다.

'느림은 기억과 대면을 동반한다'  - 밀란 쿤테라의 소설 '느림'의 글귀처럼 '느림'을 맛보기에 '당나귀'와 동행도 참 좋을 듯 합니다. 

여우와 어린왕자와 같은 교감을 나눈 그와 그리부예, 꼭 당나귀가 아니어도 '교감'을 나눌, 지금까지의 생각의 속도를 바꿔줄 계기가 되는 무언가가 있다면 거북이어도 상관은 없겠지 합니다. ^^ 

생소했던 당나귀에 대해 호감을 갖게하고, 당나귀를 주제로 한 방대한 문학을 간단히 나마 맛볼 수 있었던,
읽는 이로 하여금 약간의 인내심을 갖게 하는 '당나귀의 지혜'였습니다. 

아, 이제 빗방울이 내리기 시작합니다. 
대전 수통골 빈계산 계곡의 목마름은 조금 가시겠네요.

책읽는 여자, 영혼울림의 멘토의 목마름은 언제쯤 해갈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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