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의 공부심리를 이해하라 - 공부, 마음이 열려야 머리도 열린다
유성오 지음 / 책으로여는세상 / 201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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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을 공부하고 윤리학을 가르치는 고등학교 선생님이 쓴 책이라서 그런지
아이들의 생생한 심리에 대해 가까워진 느낌입니다.
우리 아이에게 잘되라고 했던 충고가 잔소리로 밖에 들릴 수 없었던 이유들을 이제야 깨달은 느낌입니다.
아이가 저지른 실수에 대해 수도 없이 인격을 깍아내리고 "너는 왜 자꾸 그러니?" 무심코 했던 말들이 아이의 무의식으로 흘러들어가 자꾸 같은 상황이 반복되었다는 무서운 사실도요..
역시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이 진리인것 같습니다.
모르면 용감하다는 말도요.
이제는 문제상황이나 실수를 했을때 다음에 또 일어나지 않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지를 머리 맞대고 의논해야 겠습니다. "으이구 너는 안돼~" 이러지 말구요..
구구 절절 나와 아이의 행동을 되돌아 보고 반성하게 됐습니다.
아이 공부를 잘하게 하기 위한 심리서라기 보다는 세상을 지혜롭게 사는 아이로 키우기 위한 지침서 입니다.
문장도 편집도 쉽게 읽히게 되어있어 금방 술술 보았지만, 내용은 두구두구 되새김질 하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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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19 <공부를 방해하는 부정적 자기 인식>
사실 공부하는 데 있어 가장 큰 걸림돌은 지능이 아니라 '나는 안 돼'라는 정서적 거부감입니다. 공부라는 말을 듣는 순간 '나는 어차피 안 돼'라는 본능적 거부감과 함께 자신에 대한 절망감에 빠져드는 아이에게는 아무리 훌륭한 선생이 아무리 쉽게 가르쳐도 소용이 없습니다. 아이의 마음이 이미 공부에 대해 문을 닫고 있기 때문이지요. 그 어떤 것도 받아들이기를 거부하는 아이에게 가르침의 기법이 무슨 큰 힘을 내겠습니까?
~하지만 '너는 안 돼'라는 사람들의 평가에 익숙한 아이의 마음은 '나는 할 수 있어, 하고 싶어'라는 긍정적인 방향으로 쉽게 돌아서지 못합니다. 오히려 자신에 대한 비난과 평가를 피하기 위해 아예 시도조차 해보지 않는 쪽으로 방향을 틀게 마련입니다. 그래야만 '안 해서 그런 거야'라는 한 가닥 변명거리라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지요. 그래야 무너지는 자존감을 지탱할 수 있기 때문이지요.
 

p.21
아이는 부모의 인식을 그대로 비춰주는 거울과 같습니다. 부모가 아이를 향해 '너는 애가 늘 그 모양이니?하는 식으로 무시하고 멸시하는 태도를 보이면, 아이는 자신이 바보고 멍청이라는 부모의 인식을 그대로 받아들이고 맙니다. 아이란 존재는 절대적으로 부모의 견해에 반대한다는 것은 상상조차 할 수가 없기 때문이지요. 물론 나이가 들어 청소년기에 이르면 반항과 분노로 대체하게 되겠지만 말입니다.
이렇듯 아이는 부모의 인식을 그대로 받아들이기 때문에 부모가 아이에게 공부를 못한다고 구박하는 만큼 아이는 공부를 더 못하게 됩니다. 공부 못한다는 부모의 구박(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아이는 철저히 자신을 망가뜨리게 되는 것이지요.
사람의 능력은 자존감에서 비롯됩니다. 그리고 자존감은 어린시절 부모의 인정을 통해 만들어집니다. 부모가 아이를 인정해줄때 아이는 무언가를 시도해보려는 에너지를 얻게 되는 것이지요. 반대로 아이의 실패에(성적이 부모의 기대에 못 미치는 것에)대한 부모의 경멸과 구박은, 아이에게 일종의 낙인이 되어 더 이상 무엇을 시도하려는 에너지마저 고갈시키고 맙니다. 결국 공부 좀 잘하라는 부모의 윽박지르기는 아이의 성적을 올리기보다는 오히려 아이를 망가뜨리고 있는 셈이지요.
'넌 이것도 못하냐!'는 눈길과 암시는 아이를 점점 더 공부에서 멀어지게 만들고 맙니다. 따라서 부모가 취해야 할 우선적 태도는 아이를 향한 감정적 판단을 완전히 버리는 것입니다. 그리고 늘 처음인 듯이 대하고 가르치는 것입니다. 공부에 대한 정서적 거부감이 뿌리 깊이 박혀 있는 아이에게 '바로 어제 공부한 건데 모르겠어?'와 같은 말이나 눈길은 정말이지 치명적입니다.

p.40
아이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성장하고자 하는 의지입니다. 잘했는지 못했는지에 대한 판단은 이미 아이 자신이 내리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도 자신이 이룩한 결과에 대해 부모가 어떤 입장을 갖고 있느냐가 아이에게는 중요합니다. 시원찮은 성적 때문에 부모에게 혼나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부모가 자신을 인정하지 않을지도 모든다는 사실이 아이는 두려운 것입니다.
혼나는 것은 시간이 지나면 끝나지만 아이를 향해 갖고 있는 평가는 여전히 계속됩니다. 부모가 더 이상 아이를 인정할 수 없다는, 믿을 수 없다는 실망감에 사로잡혀 있을 때, 아이는 부모의 인정을 얻고 부모의 믿음을 회복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하찮은 존재라는 절망감에 빠지면서 빠른 속도로 자신감을 잃아가고 맙니다.
부모로부터 인정받지 못한 아이는 성장하고자 하는 의지를 갖기 힘듭니다. 성장하고자 하는 의지를 잃어버린 아이에게 부모의 꾸중은 절망과 분노를 생산해내게 하는 독약이 되고 맙니다.
성적이 안 좋다고 말할 때 그것은 '사실'이 아니라 '평가'입니다.
~성적 자체는 사실입니다. 하지만 성적이 안좋다고 말하는 순간, 평가가 되고 맙니다. 이러한 평가는 짐이 되어 아이에게 자신이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는 절망감을 갖ㄱ 하고 나아가 성장하고자 하는 의지마저 빼앗아버립니다.

결코 아이의 성적이 나쁘다고 말하지 마십시오. 대신 되도록 칭찬을 해주십시오. 도저히 칭찬할 수준이 아니라면 진심으로 격려를 해주십시오. 그리고 좀 더 나아지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할지를 아이와 함께 고민하십시오. 부모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아이가 지금보다 더 나아지는 것이라면 말입니다.

아이가 모르면 모르는 대로 인정해주고 가르치면 됩니다. 아이가 이해할 때까지, 정말 처음 가르치는 내용인 것처럼 계속 되풀이해줄 수 있어야 합니다. 그래야만 아이 마음속의 커다란 벽, 공부에 대한 정서적 거부감을 없앨 수 있습니다. 

<<공부의 가장 큰 걸림돌은 지능이 아닙니다. '나는 해도 안 돼'라고 믿고 있는 아이의 마음입니다. 아이의 마음이 거부하고 있는 이상 아이의 머리는 아무것도 받아들이지 못합니다. 그렇기에 가장 먼저 열어야 할 것은 아이의 머리가 아니라 공부 때문에 상처받은 아이의 마음입니다.>>

p.109
부모가 아이를 대할 때(특히 꾸중할 때)는 일관성 있는 태도(기준)를 지켜나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래야만 아이가 잘못을 저질렀을 때 부모가 자기를 어떤 식으로 대할지(심하게 꾸중할지 아닐지)를 아이가 스스로 내다볼 수 있개 때문입니다.
아이가 부모의 대응방식을 내다볼 수만 있다면 아이는 자신의 행동이 가져올 결과도 미리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자신이 행도을 하고 난 다음 부모가 어떤 식으로 자신을 대할 것임을 알기에 정직하게 대처할 용기도 생기게 됩니다.
그런 상황에서라면 아이는 자발적으로 자신의 행동 수위를 조절하려는 노력을 하게 됩니다. 비록 행동 수위 조절에 실패했다고 하더라도 '이번에는 이 정도 혼이 날 것이다'라는 마음의 준비를 할 수가 있습니다. 다시 말해, 이런 일로 부모가 자신을 버릴지도 모든다는 불안감 같은 것은 생기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단지 자신의 잘못에 대해 책임만(짐작하는 수준의 꾸중) 지면 되기 때문입니다. 자신이 짐작하고 있는 정도의 꾸중은 감수할 수 있고 또 그래야만 한다는 것을 알고 있기에 아이는 정직하게 부모 앞에서 진실을 말 할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p.128
부모와 자녀 사이의 갈등은 누가 옳고 누가 틀렸느냐의 문제가 아닙니다. 무엇을 선택했느냐의 문제입니다. 그런데도 부모들은 자꾸 자신은 옳고 자녀들은 틀렸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자녀가 스스로 틀렸다는 것을 인정하고 굴복하기를 요구합니다. 그렇다보니 자녀를 향한 분노와 비난이 거세질 수밖에 없는 것이지요. 핵심은 옳고 그림이 아니라 '선택'인데 말입니다. 그리고 어떤 선택이 더 나은지는 실제로 살아보기 전까지는 그 누구도 알 수 없는데 말입니다. 부모의 선택이 아무리 옳고 좋아 보여도 아이가 원하지 않는다면, '원하지 않는 것을 누군가가 내게 강요할 때 나는 어떠한가'를 스스로 떠올려보십시오.

p.179
~결국 내 아이가 아닌 다른 누군가가 대신 꼴등을 해주기를 간절히 기도하는 부모가 될 수 밖에 없는 것이지요. 내 아이가 남보다 잘해야 한다는 바람은, 결국 다른 아이가 못해줘야 한다는 바람과 똑같게 되는 것입니다.
~도대체 학교 성적표의 의미는 무엇일까요? 성적표는 말 그래도 성적표일 따름입니다. 무언가 목표를 이루기 위해 자신의 다른 욕구를 참아내며 노력했음을 보여주는 표에 지나지 않는 것이지요. 학교라는 울타리 안에서 주어진 과제를 성취하기 위해 열심히 노력한 정도를 보여주는 표인 것입니다.
좀 더 정확히 말하면, 학교 다닐 때 점수 따기를(암기력 훈련) 위해 열심히 노력해본 경험이 있으니 사회에 나가 다른 일을 할 때도 마찬가지로 열심히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치를 보여주는 표란 것이지요. 따라서 한 사람의 전체적인 능력을 모두 보여주는 표는 결코 아닙니다.
그렇다면 정작 중요한 것은 성적표가 아니라 무엇인가를 열심히 노력해보았다는 사실 아닐까요? 그것이 교과서외우기든, 운동이든, 악기 연주든, 기계 조작이든, 놀기든, 소설 쓰기든, 영화 만들기든, 개인과 사회에 긍정적으로 기여할 수 있는 어떤 일이라면 똑같은 의미를 갖는다는 것이지요. 그렇다면 굳이 성적표에 매달리지 않아도 괜찮지 않을까요? 반드시 교과서 외우기(좋은 성적 얻기)만들 열심히 해야 한다는 생각에 사로잡힐 이유가 있을까요?
그런데도 '내 아이는 공부를 열심히 해야 한다. 다른 것은 하나도 중요하지 않다'이런 식으로 생각하고 교과서 외우기만 중요하게 생각하다 보면 아이의 자신감과 잠재적 능력을 억누리고 무시해야 하는 상황에 부딪히고 맙니다. 실제로 많은 아이들이 이런 상황에서 행복하지 못한 학창 시절을 보내고 있는 것이 지금의 현실입니다.

부모가 진정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은 아이의 성적이 아닙니다. 아이가 무언가에 몰두하기 위해 자신의 욕구를 참을 수 있는 힘을 키우도록 도와주는 것입니다. 그것이 아이를 평생 먹여살려 줄 진정한 공부요 실력이기 때문입니다.

p.206
학생들의 학업 성취도를 높이는 가장 좋은 방법은 흥미와 동기를 불러일으키는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의 교육은 경쟁을 더 좋아합니다. 그래서 학생들에게 평가 점수를 들이대고 등수를 매기고 윽박지르면 학생들이 자극을 받아 열심히 공부해서 뛰어난 학업 성취도를 이룰 것이라고 믿습니다. 그러나 핀란드 교육 당국자들은 이러한 우리의 교육방식에 동의하지 않습니다.
'경쟁은 교육에 무척 해롭다, 학교는 학생들이 경쟁하는 곳이 아니다. 학생들은 경쟁이 아니라 서로 협동하는 과정에서 더 많이 배운다. 따라서 학교 안에서 지나친 경쟁이 빚어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이것이 핀란드 교육 당국자들의 생각입니다.~경쟁에 대한 부담은 학생들의 사고력을 떨어뜨립니다. 깊은 생각을 할 여유가 사라지게 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다른 사람과의 협동하는 힘을 기를 기회를 빼앗아버립니다. 또 경쟁에서 뒤처진 학생은 지나치게 심한 스트레스를 받게 됩니다.

공부는 즐거운 것이 되어야 합니다. 실제로 공부는 즐거운 것입니다. 모르던 것을 하나씩 알게 되면 그 순간 얼마나 즐겁겠습니까? 그러나 여기에 '경쟁'이 끼어들면 아이들은 심한 스트레스를 받게 되고 공부는 고통이 되고 맙니다.
~사정이 이런데도 계속 아이들을 경쟁 속으로 몰아넣어야 할까요?
과연 경쟁이 아이들의 실력을 높여준다고 계속 믿어야 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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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의 인문학 - 머니 게임의 시대, 부富의 근원을 되묻는다
김찬호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1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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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찬호님의 <생애의 발견>에 이어 집어든 책이었습니다.
돈과 인문학이라? 
전혀 연관시켜 생각하지 못한 주제였는데, "돈"하나의 주제로 이렇게 많은 글들이 감자캐듯이 줄줄 나올 수 있군요. 저자의 혜박함에 감탄하면서 읽었습니다. 
객관적 지식과 인문학적 지식이 연관되어 한 줄로 꿰어 놓은 느낌의 책입니다.
돈의 정의에서 역사와 가치, 돈과 관련된 무궁무진한 내용이 담겨있습니다. 돈에 대한 맹목적인 맹신이 얼마나 하찮은 것인지, 무의미해 질수 있는 가치인지 느끼게 해줍니다.
삶에 있어 진정으로 우리가 중요시하고 추구해야 할 것이 무엇인지 다시 짚어 봐야겠습니다.
돈이 우리의 주인이 되지 않고, 나와 너를 믿음으로 이어주는 고리가 되도록 굴릴 수 있는 지혜를 갖게 된다면 이 세상이 좀 더 살만해 질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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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51
지금 우리 시대의 문명의 위기 가운데 하나는 사회적 신뢰는 점점 떨어지는데 돈에 대한 신뢰는 점점 높아진다는 것이다. 사람은 믿지 않고 돈만 믿는다. 자기에 대한 믿음(자신감)이 상실될수록 돈에 매달린다. 그러나 그 간극이 커질수록 경제와 사회은 위태로워진다. 사회에 신뢰의 토대가 부실한 상황에서 돈을 향한 맹신과 질주는 무서운 거품이 될 수밖에 없다. 역사 속에서 간간히 터지는 금융위기는 근원적으로 그러한 불균형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p.95
부자들끼리만 사는 세상에서 부자는 더 이상 부자가 아니다. 돈이 전혀 아쉽지 않은 사람들 사이에서 돈의 가치는 형편없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돈을 필요로 하는 타인이 존재할 때, 그리고 상대방이 그 돈에 상응한다고 여겨지는 가치의 재화나 서비스를 제공해줄 수 있을 때 돈은 비로소 제 구실을 한다. 따라서 돈이 있는 사람들은 돈이 없는 사람들에게 의존한다고 볼 수 있다. 물론 그 반대도 마찬가지다. 결국 상호의존의 사회적 관계 속에서 돈은 효능을 발휘하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는 그 단순하고도 자명한 사실을 종종 잊는다.

pp.198-
일이든 공부든 스스로 동기를 부여할 수 있어야 진정으로 능력있는 사람이다. 그 동기는 삶 자체가 주는 기쁨에서 생성된다. 자기와 타자가 유의미하게 연결되어 있을 때 잠재력을 힘차게 두드릴 수 있다. 자신의 소양과 세계의 가능성을 즐겁게 탐색할 수 있을때, 주변의 뭇 현상과 사물들에 마음의 촉수를 들이대면서 의식과 감성을 가다듬어갈 수 있을때, 아이들은 행복하고 유능한 인간으로 자라난다. 경제적 풍요는 그러한 삶의 생태계를 훼손 할 수도 있고, 안전한 성장이 깃드는 사회 문화적 공간의 토대가 될 수도 있다. 돈과 삶의 관계를 어떻게 설정할 것이가. 아이들이 어른들에게 묻고 있다.

p.263
사람과 사람 사이을 잇는 마음에 초점을 맞출 때 풍요로움이 눈에 들어온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이 세상에 충분하게 주어져 있다. 유한한 것을 차지하려 다투는 대신, 무한한 것을 모으고 넓혀갈 때 우주의 신비를 만난다. 물질 그 자체는 한정된 것이지만, 그것이 지니는 가치는 얼마든지 부풀릴 수 있다. ~여유는 객관적인 잉여와 비례하는 것이 아니다. 사람들과 어울리면서 그 안에서 만들어내는 기쁨은 이외의 시공간에 스며들 수 있다. 안도현 시인의 말을 빌리자면, "잘 산다는 것은 세상 안에거 더불어 출렁거리는 일"이다.

p.265
부의 원천은 무엇인가. 하나는 자연이고 다른 하나는 사람이다. 자연을 가치의 근원으로 보지 않고 돈벌이의 수단으로 전락시킬 때 파멸과 고갈을 피할 수 없다. 사람을 노동의 도구 또는 마케팅의 대상으로만 취급할 때 사회는 난폭하고 경박해진다, 결국에 경제도 쇠퇴하기 마련이다. 부의 우너천이 경색되기 때문이다. 마음의 힘과 창조성 그리고 사람 사이의 협동에서 가치가 생성된다. 그 가치를 인식할 때 우리는 돈과 새롭게 관계를 맺을 수 있다. 돈은 사회적 유대를 북돋우는 방향에서 새롭게 관계를 맺을 수 있다. 이제 화폐는 불특정 다수의 욕망을 끝없이 증폭시키는 장치가 아니라, 나의 필요화 타인의 능력을 이어주는 가교가 되어야 한다. 그때 비로서 우리는 돈의 주인 노릇을 할 수 있다. 철학자 베이컨은 말했다. "돈은 최상의 종(하인)이고, 최악의 주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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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애의 발견 - 한국인은 어떻게 살아가는가
김찬호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0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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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의 생애를 연령, 성별 등의 관점에서 다각적인 시각으로 조명한 책입니다.
많은 글에서 공감을 느끼며 생각을 정리하게 해 준 고마운 책입니다. 
육아 문제, 청소년 문제, 취업 문제, 사회의 다양화, 가족간의 소통, 장년기, 노년기 등에 많은 것들이 담겨있습니다. 더불어 참고문헌과 인용구들도 많은 도움을 줍니다.
살아감에 있어서 객관화를 유지하는 것이 잘 살아가는 한 방법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나만의 생각에 묻혀 주관적으로 살아가게 되면, 남에게 나의 사고방식을 강요하게 되고, 나와 다른 생각을 하는 사람들을 잘못됐다고 소통을 포기해 버리는 큰 실수를 저지를 수 있으니까요.
삶을 객관화 하기위해선 통찰적이고 다양한 삶이 모습을 읽어내는 작업이 있어야 할텐데, 이 책이 큰 도움이 될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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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37
사회심리학에 '의미 있는 타인(,sighificant other)'이라는 개념이 있다. 한 개인의 자기 평가에 강한 영향을 끼치는 사람으로서, 사회화과정에서 매우 중요한 존재다. 그냥 스쳐 지나가거나 무심하게 바라보는 대상이 아니라, 지속적인 상호작용 속에서 자아의 성장을 도모할 수 있는 상대를 말한다. 그가 살아가는 모습이 자기의 인생에 어떤식으로든 영향을 주고, 그의 과거와 현재에서 자신의 미래를 탐색할 수 있다면 의미있는 타인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지금 많은 부모와 교사들이 아이들에게 그런 존재가 되지 못하는 듯 보인다. 아무런 의미가 없고 관심도 생기지 않는 사람, 함께 생활하고 있지만 최소한의 접촉만 하고 소통은 가능하면 피하고 싶은 남남이 되어가는 것이다. 이러한 단절 속에서 아이들은 다부지게 성장하기 어렵다.

p.55
"30년 넘게 하버드대에서 가르치면서 많은 한국 학생을 접해 왔다. 한국 유학생들은 대체로 우수하지만 타인의 비판에 대처하는 능력이 부족하다. 훌륭한 인재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비판으로부터 무엇인가를 배워야 하는데 한국 학생들은 일단 부정적인 피드백을 받으면 심리적으로 위축돼서 아예 학습 의욕을 잃는 경우를 자주 봤다. 비판을 생산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존중의 마음'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하워드 가드너 

p.185
가족은 가장 가까운 사이라고 여겨져 타인에 대한 긴장이 쉽게 느슨해집니다. 그래서 다른 사회적 관계에서라면 앞뒤를 다져가면서 삼갈 말들을 아무 생각 없이 내뱉는다. 공공장소에서라면 사람들의 시선을 의식해 자제할 폭언이나 폭력이 가정에서는 너무 쉽게 행사된다. 결혼 이전에 각자의 성장과정에서 형성된 감정의 습관이 불쑥불쑥 튀어나온다. 부모들이 주고받으면서 자기에게 자연스럽게 가르쳐 준 화법이 무의식적으로 재현된다. 가학과 피학이 실타래처럼 꼬이면서 대물림되는 복잡다기한 가족사가 끈질기게 지속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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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미워하지 않는 자의 죽음 미네르바의 올빼미 4
잉에 아이허 숄 지음, 유미영 옮김, 정종훈 그림 / 푸른나무 / 200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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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나치의 잔혹상을 깨닫고 아무도 나서지 못하는 공포스런 사회에서 자신들의 목숨을 걸고 진실을 말다하 꽃다운 나이에 스러진 백장미단의 이야기 입니다.
스물 다섯 한스와 스물 두살 조피의 가족이었던 잉에 숄이 저자입니다. 
꽃다운 나이에 스러져간 남동생과 여동생의 이야기를 담아내고 있습니다.
히틀러가 어떻게 독일을 쉽게 차지 할 수 있었는지,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그의 손에 어처구니 없이 죽었는지,
사람이 죽음의 공포 앞에 얼마나 무력하고 비겁해질 수 있는지,
그럼에도 용기있는 자의 행동이 얼마나 필요한 것인지,
그들의 죽음이 남아있는 자에게 불어넣어주는 힘은 얼마나 큰 지를 생각하게 해주는 책이었습니다. 그들이 유태인 뿐만 아니라 정신지체아등의 장애인, 정신질환자까지 집단적으로 죽였다는 충격적 사실도 처음 알게 되었습니다.
독일인의 씻기지 않을 치욕인 세월, 그리고 전세계인의 가슴아픈 기억...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가슴에 깊이 새겨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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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에서>
"우리가 말하고 쓴 것, 그것은 바로 많은 독일 사람들도 똑같이 생각하고 있는 것이에요.
단지 그들은 입 밖에 내서 말할 용기가 없었을 뿐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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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피버스데이 - 부모와 아이의 인연을 60억 분의 1의 기적
아오키 가즈오.요시토미 다미 지음, 오유리 옮김 / 밀리언하우스 / 2010년 11월
평점 :
절판


아이에게 절대신이자 생명의 근원인 부모가 자신을 부정하고 미워할때,
그 아이의 몸과 마음에 얼마나 큰 상처가 되는지 보여주는 책이었습니다.
장애를 가진 언니때문에 부모로부터 정상적인 사랑을 받지 못했던 아스카의 엄마는,
언니를 닮은 자신의 딸 아스카를 가슴 깊숙히 무의식적으로 피하고 미워합니다.
그로 인해 치유하기 힘든 상처가 차곡차곡 쌓여버린 아스카는 자신의 목을 조르는 습관과
결국엔 말을 못하는 마음의 병을 얻게 됩니다.
외할아버지, 외할머니 댁으로 보내진 아스카는 마음에서 우러난 보살핌과 사랑을 듬뿍 받으며,
서서히 다시 살아나게 됩니다. 그러다 알게된 엄마의 어린시절과 엄마가 겪어야 했을 아픔을 공감하게 되면서 엄마를 이해하게 됩니다.
삶의 의지를 찾아낸 아스카로 인해 아스카의 반 아이들과, 가족들은 새로운 삶을 살게 된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아이를 키우는 것은 무엇보다 어렵고 소중한 일이라는 걸... 아이의 마음은 유리알 같아서 조심해서 다루어야 한다는 걸.. 한번 금이가면 쉽게 아물지 않는 다는걸.. 느끼게 해준 책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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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98-
시즈요의 아픔이 아스카에게 고스란히 스몄다.
'엄마도...... 외로웠구나.'
'불쌍해......"
소리 없이 눈눌이 흘렀다. 엄마의 슬픔에 그동안 겪었던 자신의 슬픔까지 더해 눈물이 멈추지 않았다.
아스카의 작은 가슴이 미어졌다.
엄청나게 큰 존재였던 엄마가 공기 빠진 풍선처럼 쪼그라들었다. 한참 울고 났더니 희안하게 기분이 말개졌다. 가슴을 옥죄고 있던 엄마라는 철옹성이 부서져 내린 것 같았다.

p.189
"~인생이란 건 맑은 날이 있으면 궂은 날도 있기 마련입니다. 누구에게나 늘 맑은 날만 계속되지 않는다 그 말입니다. 살다 보면 홍수로 흙더미가 다 쓸려 내려가는 날도 있지요. 그럴 때 비를 맞고 서 있는 사람을 보고 손가락질을할 게 아니라 우산을 받쳐주는 마음 씀씀이랄까, 배려 같은 게 필요하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사람으로 태어났으니까 그런 게 중요하지 않나 생각합니다."

p.229
구름 조각들 사이로 파란 하늘이 보였다.
"아스카, 시간은 바람과 같단다."
불현듯 할어버지의 목소리가 귓가에 되살아났다.
"시간은 잠시도 멈추지 않고 흘러가지. 아무리 괴롭고 슬픈 일이 있더라도 언젠가는 흘러간단다. 지나간 시간에 사로잡혀 있으면 새로운 시간을 맞이하지 못하고 흘려버리게 된단다."
"할아버지, 아스카는 괜찮아요. 시간의 감옥에서 탈출했어요."
하늘을 향해 아스카는 중얼거렸다. 한 번 더 눈물을 스윽 닦고 파란 공기를 깊에 들이마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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