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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의 인문학 - 머니 게임의 시대, 부富의 근원을 되묻는다
김찬호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11년 1월
평점 :
김찬호님의 <생애의 발견>에 이어 집어든 책이었습니다.
돈과 인문학이라?
전혀 연관시켜 생각하지 못한 주제였는데, "돈"하나의 주제로 이렇게 많은 글들이 감자캐듯이 줄줄 나올 수 있군요. 저자의 혜박함에 감탄하면서 읽었습니다.
객관적 지식과 인문학적 지식이 연관되어 한 줄로 꿰어 놓은 느낌의 책입니다.
돈의 정의에서 역사와 가치, 돈과 관련된 무궁무진한 내용이 담겨있습니다. 돈에 대한 맹목적인 맹신이 얼마나 하찮은 것인지, 무의미해 질수 있는 가치인지 느끼게 해줍니다.
삶에 있어 진정으로 우리가 중요시하고 추구해야 할 것이 무엇인지 다시 짚어 봐야겠습니다.
돈이 우리의 주인이 되지 않고, 나와 너를 믿음으로 이어주는 고리가 되도록 굴릴 수 있는 지혜를 갖게 된다면 이 세상이 좀 더 살만해 질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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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51
지금 우리 시대의 문명의 위기 가운데 하나는 사회적 신뢰는 점점 떨어지는데 돈에 대한 신뢰는 점점 높아진다는 것이다. 사람은 믿지 않고 돈만 믿는다. 자기에 대한 믿음(자신감)이 상실될수록 돈에 매달린다. 그러나 그 간극이 커질수록 경제와 사회은 위태로워진다. 사회에 신뢰의 토대가 부실한 상황에서 돈을 향한 맹신과 질주는 무서운 거품이 될 수밖에 없다. 역사 속에서 간간히 터지는 금융위기는 근원적으로 그러한 불균형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p.95
부자들끼리만 사는 세상에서 부자는 더 이상 부자가 아니다. 돈이 전혀 아쉽지 않은 사람들 사이에서 돈의 가치는 형편없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돈을 필요로 하는 타인이 존재할 때, 그리고 상대방이 그 돈에 상응한다고 여겨지는 가치의 재화나 서비스를 제공해줄 수 있을 때 돈은 비로소 제 구실을 한다. 따라서 돈이 있는 사람들은 돈이 없는 사람들에게 의존한다고 볼 수 있다. 물론 그 반대도 마찬가지다. 결국 상호의존의 사회적 관계 속에서 돈은 효능을 발휘하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는 그 단순하고도 자명한 사실을 종종 잊는다.
pp.198-
일이든 공부든 스스로 동기를 부여할 수 있어야 진정으로 능력있는 사람이다. 그 동기는 삶 자체가 주는 기쁨에서 생성된다. 자기와 타자가 유의미하게 연결되어 있을 때 잠재력을 힘차게 두드릴 수 있다. 자신의 소양과 세계의 가능성을 즐겁게 탐색할 수 있을때, 주변의 뭇 현상과 사물들에 마음의 촉수를 들이대면서 의식과 감성을 가다듬어갈 수 있을때, 아이들은 행복하고 유능한 인간으로 자라난다. 경제적 풍요는 그러한 삶의 생태계를 훼손 할 수도 있고, 안전한 성장이 깃드는 사회 문화적 공간의 토대가 될 수도 있다. 돈과 삶의 관계를 어떻게 설정할 것이가. 아이들이 어른들에게 묻고 있다.
p.263
사람과 사람 사이을 잇는 마음에 초점을 맞출 때 풍요로움이 눈에 들어온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이 세상에 충분하게 주어져 있다. 유한한 것을 차지하려 다투는 대신, 무한한 것을 모으고 넓혀갈 때 우주의 신비를 만난다. 물질 그 자체는 한정된 것이지만, 그것이 지니는 가치는 얼마든지 부풀릴 수 있다. ~여유는 객관적인 잉여와 비례하는 것이 아니다. 사람들과 어울리면서 그 안에서 만들어내는 기쁨은 이외의 시공간에 스며들 수 있다. 안도현 시인의 말을 빌리자면, "잘 산다는 것은 세상 안에거 더불어 출렁거리는 일"이다.
p.265
부의 원천은 무엇인가. 하나는 자연이고 다른 하나는 사람이다. 자연을 가치의 근원으로 보지 않고 돈벌이의 수단으로 전락시킬 때 파멸과 고갈을 피할 수 없다. 사람을 노동의 도구 또는 마케팅의 대상으로만 취급할 때 사회는 난폭하고 경박해진다, 결국에 경제도 쇠퇴하기 마련이다. 부의 우너천이 경색되기 때문이다. 마음의 힘과 창조성 그리고 사람 사이의 협동에서 가치가 생성된다. 그 가치를 인식할 때 우리는 돈과 새롭게 관계를 맺을 수 있다. 돈은 사회적 유대를 북돋우는 방향에서 새롭게 관계를 맺을 수 있다. 이제 화폐는 불특정 다수의 욕망을 끝없이 증폭시키는 장치가 아니라, 나의 필요화 타인의 능력을 이어주는 가교가 되어야 한다. 그때 비로서 우리는 돈의 주인 노릇을 할 수 있다. 철학자 베이컨은 말했다. "돈은 최상의 종(하인)이고, 최악의 주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