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알퐁스 도데 단편집
알퐁스 도데 지음, 신혜선 옮김 / 책만드는집 / 200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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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 대비 마음에 쏙 드는 책입니다. 저는 ˝스갱 씨의 염소˝가 가장 인상 깊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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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드워드 툴레인의 신기한 여행 하트우드
케이트 디카밀로 지음, 김경미 옮김, 배그램 이바툴린 그림 / 비룡소 / 200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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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이 참 예쁘네요.
판형도 큼직한 하드커버에 글씨도 큼직큼직하고,
눈이 시원하게 읽을 수 있는 동화책입니다.
여러 주인들을 만나면서 사람에 대한 기대를 갖게 되고, 사랑을 깨닫게 된다는...
현실에선 기다려도, 보고싶어도 이루어지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동화스럽게 해피엔딩입니다.


저는 살아가면서 점점 사람에 대한 기대를 놓게 되는 것 같습니다.
그래야 살기 수월하니까요.

남 보다는 나를 기대하고, 사랑하며 살아가는게 더 충실한 삶이 아닐까 싶습니다.
물론 움직일 수도 말할 수도 없는 에드워드에게는 불가능한 일이 었겠지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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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188쪽-

나이 많은 인형이 말했어요.
"이번에는 누가 날 데려갈까 궁금해. 누군가가 올 거야. 누군가가 항상 오니까. 이번에는 누굴까?"
"누가 날 데리러 오든 난 신경 안 써."
"하지만 그건 끔찍해. 네가 그렇게 생각한다면 사는 의미가 없잖아. 의마가 없어. 기대를 가져야지. 희망을 가져야 하고. 다음에는 누가 널 사랑하고 네가 누구를 사랑하게 될지 궁금해야지."
에드워드가 말했어요.

"난 사랑을 받아 봤어. 사랑은 끝이야. 아주 고통스러워."
"흥, 용기는 무두 어디로 간 거야?"
"다른 어딘가에 있게지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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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은 놀이가 밥이다 - 대한민국 부모님과 선생님께 드리는 글
편해문 지음 / 소나무 / 201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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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적에 동네 언니, 친구들과 흙 위에서 마음 졸이며 하던 땅따먹기 놀이, 밤 늦도록 가슴떨며 하던 다방구 놀이가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이 납니다. 또, 따뜻한 햇볕아래서 시장에서 모아온 배춧잎에 빨간 벽돌을 갈아 만든 고춧가루로 김치 만들던 일들도 가슴 속 소중한 추억입니다.


그러나 지금 아이들이 커서 어린 시절을 되돌아 보면 지리하고 피곤하던 학원생활, 생각도 나지 않는 게임에 투자한 아까운 시간들, TV앞에 멍하니 앉아 있던 기억들이 대부분이지 않을까요? 이 책을 읽어나가면서 정말 화나고 흥분해 있는 저자의 모습이 보이는 듯 했습니다. 아이들 잡는 교육에 진정한 교육자라면 화나지 않는 게 이상한 상황이겠죠.


아이들을 놀려도 불안하지 않은 사회, 밤 10시까지 공부하는 초등학생이 비정상으로 보이는 사회로 돌아 갔으면 좋겠습니다. 얘들아 힘내! 숨어서라도 힘껏 뛰어 놀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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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에서

<오늘 당신 아이는 마음것 뛰어놀았나요?> 9쪽-
~ 한국의 교육은 부모와, 교사와, 학교와, 학원이 짜고 아이들이 얼마나 버틸 수 있는지 간교한 생체 실험의 극한으로 밀어 붙인다. 아이들이 놀지 못해 고통 속에 자지러지고, 그런 아이들끼리 괴롭히고 죽어가는 곳, 열 살 안팎의 아이들이 인간의 길을 포기하게 만들면서 한국의 교육은 버틴다. 왜 이토록 세상의 쓰레기와 폭력과 흉기는 연약한 아이들 살을 마구잡이로 파고드는 것일까.

 

<아이들이 겪는 어려움은 놀아야 풀린다>
(놀다가 숱하게 져도 보고 죽어도 보고) 152쪽-
~ 놀이는 행복을 미래가 아닌 지금 만나게 하기 때문이다. 놀면서 자유와 해방을 만나 그 속에서 행복을 몸으로 느낀 아이라야 행복을 더듬어갈 수 있다. 행복을 찾아 가려면 행복할 때 느낌이 무언인지 알아야 할 것 아닌가. 이것이 놀이의 힘이다. 아이들에게 행복과 자유의 기억이 차고 넘치게 있어야 한다. 놀이는 모름지기 하고 싶을 때 하는 것이다. 가만두면 재미있을 것도 시켜서 하는 것이 되면 어느새 하기 싫은 일이 되어버리기 때문이다. 시험 점수로는 앞으로 그 아이가 무엇을 좋아하고 잘 할지 알 수 없다. 아이의 노는 모습을 눈여겨 보면 커서 무엇에 관심과 즐거움을 가지고 살 수 있을지 알 수 있다. 만약 아이가 놀지 않는다면 우리는 영영 그것을 발견할 수 없을 것이다.

 

(아이들이 놀이에 좋지 않은 날은 없다)
~ 진정한 놀이는 아이들에게 자연 그대로의 아주 오랜 옛날부터 있었던 것들과 있는 그대로의 만남 그 자체이다. 예를 들어 추위, 더위, 비바람, 집 밖에서 하룻밤 보내기, 밤길 걷기, 비 맞기, 눈구덩이에 구르기 등등의 것들이 아이들이 더할 나위 없이 좋아하는 놀이다.
나는 안다. 이런 것들 속에 아이들이 가장 만나고 싶고 놀고 싶어 하는 놀이가 가득 숨어 있다는 것을...... 이렇게 놀아본 아이라야 행복을 찾아 나설 힘이 있다는 것을...... 다른 나라 속담에 이런 것이 있다. "아이들이 놀기에 좋지 않은 날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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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담 보바리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36
귀스타브 플로베르 지음, 김화영 옮김 / 민음사 / 200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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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아주 천천히 읽어야 한다. 속도를 내며 읽으면 제대로 읽었다고 말할 수 없는 책이다. 그래서 지루할때도 있었지만, 머릿속에 그려지는 풍경과 장면에 푹 빠져 들어갈 수 있었다. 현실을 끝까지 외면하려 했던 엠마는 결국 현실로 부터 냉정하게 내쳐진다.
과연 이 책을 제대로 읽어낸 사람도 바람을 필 수 있을까? 욕망의 정점과 더불어 그 쓰디쓴 결말까지 맛보고 나니 그저 현실의 조그마한 행복에 감사해 하며 살아야 겠다는 생각이든다. 이 소설에서 가장 불쌍한 인물은 제대로 된 사랑을 받아보지도 하지도 못하게 될 가여운 딸 베르트가 아닐까한다. 엄마로부터 철저히 외면당하고, 그나마 울타리가 되어주어야할 아버지의 쓸쓸한 죽음까지 목격한 베르트가 현실 속의 조그마한 행복이라도 느낄 수 있을까?
허황된 공상이 끌어들인 현실의 비참함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명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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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1쪽
그녀는 얼이 빠진 듯 그냥 서 있었다. 의식이 깨어 있다는 것을 알려주는 것은 자신의 몸을 빠져나가서 귀청을 찢는 음악이되어 벌판을 가득 채우며 울리는 듯한 맥박 뛰는 소리뿐이었다. 발밑의 땅은 물결보다도 더 물렁하게 출렁거렸고 밭고랑들은 밀려와 부서지는 갈색의 파도 같았다. 머리속에 있는 기억이나 생각들이 마치 무수한 불꽃처럼 모두 한꺼번에 뿜어져 나왔다. 아버지의 모습, 뢰르의 가게, 먼 곳에 있는 그들의 방, 그리고 또다른 풍경이 눈에 보였다. 그냥 그대로 미쳐버리는 것만 같아 무서웠지만 그래도 어떻게 정신을 차렸다. 물론 아직은 몽롱한 상태였다. 그녀는 자기를 이토록 끔찍한 상태에 몰아넣은 원인이 무엇이었는지를, 즉 그게 돈 문제였음을 까마득히 잊고 있었던 것이다. 그녀가 괴로운 것은 오로지 사랑 때문이었다. 그리고 마치 부상당하여 다 죽어가는 사람이 피가 흐르는 상처를 통해서 생명이 새나가는 것을 느끼듯이 그녀는 그 기억들을 통해서 자신의 몸에서 영혼이 빠져나가는 것을 느꼈다.

밤이 내리고 있었고 까마귀떼가 날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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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바꾸는 글쓰기 공작소 - 한두 줄만 쓰다 지친 당신을 위한 필살기 이만교의 글쓰기 공작소
이만교 지음 / 그린비 / 200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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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서 유를 창조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물론 천재적인 재능으로 어렵지 않게 창작이 가능한 경우도 있다. 하지만, 재능만으로 계속 새로운 것을 창조해 낼 수는 없다.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기 위해서는 끊임없는 노력이 있어야 하고, 어려운 만큼 그 성취감과 기쁨도 클 것이다.

글쓰기도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일이다. 하얀 종이를 대하면 무엇부터 써내려 가야 할지 막막하다. 또 아무 생각도 없는 것 같은데 손가락들이 앞다투어 가면 글을 풀어내는 신기함을 경험할 때도 있다. 저자의 말대로 "인간은 언어를 익히면서 비로소 생각하는 존재가 되었다. 우리는 평소 언어를 통해 감각하고 사유하고 상상하고 표현한다." 내가 쓴 글은 나의 분신이 되어 남들에게 내 생각과 삶의 모습을 드러내 준다.

글에 어떤 나를 담아 내고 싶은가? 어떤 글을 쓰고 싶은가? 남의 글들을 짜집기한 글, 어려운 단어와 문맥으로 남의 기를 죽이는 글, 써낸 사람의 어떤 생각도 느낄 수 없는 무미건조한 글은 아닐 것이다. 모방은 창조의 어머니라고 한다. 좋은 글을 쓰기 위해서는 좋은 글을 많이 보고 모방하는 것이 필요하다. 물론 모방에 멈춰서는 안된다. 좋은 글들에 부딪치고 깨진 나만의 형상을 지닌 글바위를 세울 수 있어야 한다.

책은 아래의 10가지 범주를 통해 글쓰기의 기본에서 이론까지 쉽게 풀어내 알려준다. 
1 글쓰기란 무엇인가: 글쓰기란 자신의 느낌을 솔직하게 표현하는 것이다
2 글쓰기의 입구, 씨앗 문장과 씨앗 도서: 독서를 어떻게 할 것인가
3 새로운 창작 강의를 꿈꾸며

4 언치와 언어적 감수성

5 일상언어와 출판언어

6 일상언어 탈주하기

7 주인공 및 화자 되기

8 다수언어와 창작언어 
9 구현적 글쓰기: 실질적 사실을 보여 주기

10 단계별 글쓰기: 장르탐색

밑줄 칠 문장이 아주 많은 좋은 책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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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책을 내며) 6쪽-
~꼼꼼히 읽어보면 잘 쓴 글이든 못 쓴 글이든, 쓴 사람 특유의 감각과 사유, 상처나 희망 등이 언어습관을 통해 총체적으로 드러나기 마련이다. 그런 점에서 글쓰기를 배운다는 것은 단순히 작가 지망생의 습작 과정 그 이상을 의미한다. 글쓰기 훈련은, 감각하는 방법, 사유하는 방법, 상상하는 방법, 그리고 실천하는 방법까지도 스스로 다시금 점검하고 익혀 나가는, 무척이나 섬세하면서도 동시에 중요하고도 원대한 여정일 수밖에 없다.
이렇듯 글쓰기 강좌는 매우 세밀하고 복잡하고 본질적인 자기 창조의 과정을 동반하는 수업이다.
~ 인간이 언어로서 존재하는 한, 한 문장 한 문장 열심히 갈고닦으면 반드시 그만큼의 자기 변신 역시도 자신의 문장 변화와 더불어 그 순간 그 순간 일어나고 있는 것 또한 분명하다. 글쓰기로써 남이 나를 알아줄 만큼 변하기까지는 무척 오랜 분투와 시간이 필요한 것이 틀림없지만, 자기가 노력한 만큼 자신이 변하는 것은 매 순간순간에 그 즉시로 가능하다는 것 또한 자명하다.
인간은 언어를 익히면서 비로소 생각하는 존재가 되었다. 우리는 평소 언어를 통해 감각하고 사유하고 상상하고 표현한다. 그것도 악기처럼 몸에 밀착한 형태가 아니라 아예 자신의 머릿속, 마음속 심지어 무의식 속에까지 언어를 이식해 놓은 매우 독특한 방식으로 생활한다. 엄밀한 의미에서 오늘날의 인간은, 자연적 생명체가 아니라 언어기게가 이식된 '언어+생명' 사이보그로 살고 있다.
그럼에도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피아노 같은 악기나 사진 찍는 기술은 좀 다룰 줄 알거나 다루고 싶어하면서도, 자기 언어는 형편없이 다루며 살아가고, 그러면서도 그것에 대해서는 고민조차 하지 않는지.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언어를 지나치게 거칠게 혹은 안일하게 혹은 편의적으로 사용함으로써 그만큼 거칠거나 삭막하거나 조악한 사유나 신념이나 인간관계에 스스로 시달리며 살고 있는지, 언어의 발견은 인류사의 가장 놀라운 사건이라 한다면, 언어에 대한 사람들의 무지야말로 인류사의 가장 놀라운 두번째 사건이라 일컬을 만하다.

<2. 글쓰기의 입구, 씨앗 문장과 씨앗 도서: 독서를 어떻게 할 것인가>
(3. 나의 경우) 76쪽
묘하게 나를 흥분시키면서 잠들어 있던 나의 감수성을 흔들어 깨우던 문장들, 나의 고정관념을 일거에 부숴 버리던 문장들, 내가 표현하고 싶었던 바로 그 기분을 고스란히 재현해 놓은 문장들, 내가 표현하고 싶었던 바로 그 기분을 고스란히 재현해 놓은 문장들, 내가 한 번쯤 상상했던 것을 그러나 내가 미처 상상하지 못한 부분까지 거침없이 탐색하고 상상하는 문장들, 내게 견고한 질문을 던지던 문장들, 내게 날카로운 질문을 던져 보도록 부추기는 문장들, 내가 한 번도 생각해 보지 못한 이야기를 담은 문장들, 나를 참회하게 혹은 긍정하게 만드는 문장들, 나를 한없이 보잘것 없는 존재로 만들어 놓는 문장들, 나를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고 싶은 마음으로 만들어 놓는 문장들, 어떤 혜안이 느껴지는 문장들, 나를 자긍하게 만드는 문장들, 묵과했던 옛날의 어떤 슬픔을 고스란히 다시 느끼도록 만드는 문장들……

(7. 줄탁동기) 84쪽
~ 좋은 책은 어디 따로 있는게 아니라, 책과 독자가 서로 인연이 잘 맞아야 좋은 책이 되는 것 같다. 같은 책을 추천해도 사람에게 따라 아무런 감동을 받지 못하는가 하면 다른 사람은 엄청난 감동을 받았다며 고마워하기도 한다. 심지어 추천한 나보다 더 정확하고 강렬하게 그 책을 접한 사람도 있다. 이러한 시기적절한 인연을 가리켜 불가에서는 '줄탁동기'라 일컫는다. 좋은 스승과 제자의 인연을 가리킬 때 쓰는 말이다. 본래, 병아리가 알 속에서 깨어나려고 하는 바로 그 순간에 맞춰, 밖에서 어미닭이 알을 쪼아 주는 것을 뜻하는 말로, 떠둘 줄, 쪼을 탁자를 쓴다.
책과 독자도 어미닭과 병아리처럼 시기적절하게 인연이 맞아야 한다. 좋은 책이란 따로 존재하는 게 아니라, 각자 자기 상황과 자기가 하고 있는 고민에 맞는 책이다. 그런 점에서 책은 반드시 자기가 직접 스스로 주체적으로 골라야 한다.

(9. 씨앗 도서 지도 만들기) 87쪽
~ 씨앗 도서 지도를 만드는 가장 간단하고 손쉬운 방법은 다으과 같다. 우선 최근 자신이 가장 즐겁고 유익하게 경험한 '씨앗 도서'를 가운데 놓자. 그리고 그 '씨앗 도서'의 이웃 책들을 찾아가 보자. 일단 해당 저자의 다른 책들이 그 책의 가장 가까운 이웃일 것이다. 그리고 그 책과 같은 주제를 다루고 있는 같은 분야의 책들이 그 책과 가까운 또 다른 이웃일 것이다. 또한 그 책이 참고하거나 언급한 다른 책이나 작가가 있다면 그 책들 또한 이웃 책이다.

(13. 밑줄의 빈도과 공명의 강도) 95쪽
~ 내게 있어 책에 대한 가치는 작가나 제목이나 판매 부수에 있지 않고, 내가 그은 밑줄의 빈도수와 강도에 있다. 내가 밑줄과 별표를 많이 해둔 그만큼 그 책은 내게 있어 강렬하게 살아 있는 책이다. 내가 그 책을 읽으면서 또 다른 문제의식과 생각에 빠진 그 묵상의 시간이 길고 강렬해야만 살아 있는 독서다. 어쨌든 독서에 있어서만큼은, 책을 읽은 권수가 문제가 아닌 것이다.

(15. 운명적인 단 한 권의 책) 100쪽
~ 독서는 양적 문제가 아니다. 옆자리에 누워 자고 있는 고단한 어머니를 흔들어 깨울 만한 열정이 중요하다. 질이 아니라 양에 치우치는 독서라면 그만 멈추는 것이 더 낫다. 적게 읽었다고 부끄러워할 것도 아니고 많이 읽었다고 좋아할 일도 아니다. 밑줄 긋는 부분, 혹은 자세를 곧추세우고 일어나 바로 앉는 각성의 빈도수와 강도가 바로 독서의 핵심이다.

(16. 과정을 즐겨라)
~ 글쓰기 행위는 창조적 행위이다. 창조란 이제까지의 일반적 관습을 벗어나 자기만의 개성을 확보할 때만이 가능하다. 일반적 관습에서 벗어나 자기만의 개성을 확보하는 일은, 생활 전반에 걸쳐 요구되는 자세이며, 독서행위 역시 예외가 아니다. 일반적인 추천목록에 의지하거나 주변 권유로만 읽는다면, 이미 이러한 태도 자체가 평균적이고 아마추어적인 행동일 뿐이어서 자기 개성, 자기만의 스타일을 성취할 수가 없다.
언제나 목적은 과정을 넘어 성취되는 것이 아니라 과정을 통해, 과정과 더불어 생겨나는 것이므로, 자신에게 알맞은 주체적인 도서선정을 하지 못하면, 장차 자신의 개성이 뚜렷한 주체적인 글쓰기도 불가능할 것이다.

<3. 새로운 창작 강의를 꿈꾸며>
(1. 습작생이 경험하는 일반적 과정) 104쪽-
~ 미리 정해 놓은 진리란 있을 수 없다. 그런데 이러한 제도 교육에 길들여지면서 사람들은 자기 글쓰기에 대한 질문조차 스스로에게서 구하지 않고 정답이 어딘가에 따로 있다고 여긴다. 그러나 생각해 보라. 글쓰기란 창작 행위이다. 창작은 창조적 행위이다. 말 그래도 이제까지는 없던 어떤 것을 새로 만들어 낸다는 뜻이다. 새로 만들어 내야 하는데, 정해진 어떤 방법을 반복해서 사용할 수 있을까? 불가능한 일이다. 정해진 방법을 반복하는 창작은 이미 창작일 수가 없다.
~ 모든 이론이란, 다만 보다 보편적이로 평균적인 통계를 바탕으로 만든 일종의 가설일 뿐이다. 그것이 아무리 훌륭한 이론일지라도 그것을 권위로 삼아서 글쓰기 방법을 탐색하는 것은 신발에 발을 맞추려는 것만큼 어리석다. 더구나 창조적 행위인 글쓰기에 있어서 일반적이고 표준적인 잣대란 있을 수 없다.
~ 결국은, 다만 좋은 글을 읽어 본 사람이 좋은 글을 쓰는 방법에 대해서까지 왈가왈부하는, 비유하바면 농담을 해본 적이 없고 들어 본 적만 있는 사람이, 농담의 기술을 가르치는 꼴이 당연시되는 것이다. 강의가 재미있기는커녕 지루할 수밖에 없다.
정말로 농담을 즐기는 사람은, 농담을 분석하는 따위의 따분한 짓을 하지 않는다. 창작하는 사람 역시 창작 방법에 대해 돌이켜  분석하지 않는다. 그럴 겨를이 없다. 오직 최선을 다해 창작을 실행하기에 바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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