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의 전설 100년 주식투자 비법 - 데이비스 투자 가문에게 배우는 주식 불변의 법칙
존 로스차일드 지음, 김명철 외 옮김, 이상건 감수 / 유노북스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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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1년부터 1987년까지 은행 주가는 세 배 가까이 뛰었고 다우지수 역시 눈부신 선전으로 2,000포인트를 훌쩍 넘었으며, 1987년 여름에는 역대 초고 기록인 2,722포인트를 달성했다. 일본 닛케이 지수 역시 기복 없는 상승세를 거듭했지만 특정 시점부터 도교와 월 스트리트 모두 내리막길로 돌아섰다. 채권 약세와 달러 가치 하락이 전형적인 약세장의 징후로 나타났다.
 이번에는 투자 손실이 빠르고 격렬했다. 다우지수는 하루 만에 508포인트, 즉 단일 장중 약세장으로 역대 최악의 일일 손실 기록인 23%가 급락하는 등 10월까지 36%나 하락했다. 대규모 투자 회사를 주가 폭락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포트폴리오 보험이라는 정교한 연계 매매 제도를 마런했지만 오히려 이 제도가 하락세를 부추겼다. 대다수 전문가는 다우지수 3,600 포인트를 예측했으나 그들의 예상을 비웃기라도 하듯 다우지수는 1,700포인트로 주저앉았다. 상황이 이쯤 되자 영향력 있는 전문가들은 세계 금융제도의 사활마저 염려했다.
 프로엑트와 셸비가 공동으로 작성해 대폭락 이전에 뉴욕벤처펀드 주주에게 발송한 연례 통신문에는 다음과 같은 전망이 포함돼 있었다

"많은 사람의 머릿속에 떠오르는 의문은 '미국 증시의 놀라운 상승세가 언제까지 지속될 것인가?"입니다. 지금까지 약 5년간 강세장이 유지되고 있습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막을 내릴 것이라는 게 일반적인 생각이지만 많은 경제적, 정치적 요인을 고려했을 때 앞으로도 상당한 주가 상승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투자 수익은 예측보다 태도가 결정한다.

 펀드 매니저는 자신이 운용하는 펀드의 향후 등락을 예상할 때 고객과 마찬가지로 객관성을 상실해 오판하기 쉬운 경향이 있었다. 만약 셀비가 뉴욕벤처펀드의 조사 보고서에 명시된 것처럼 자사의 시장 수요에 맞춰 행동했다면 몇 차례의 손실을 면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렇다 한들 그가 중요한 반등 시점에 맞춰 증시에 돌아왔을 거라고 누가 장담할 수 있가? 그는 포트폴리오에 연연하지 않고 자신의 의견과 감정에 충실했으며 펀드 투자자에게도 그렇게 하라고 조언했다. 
 투자 위축이 수개월간 계속되자 1988년 1원에 발행된 <배런스>의 연간 라운드테이블에 참여한 전문가들은 평소보다 암울한 전망을 내놨다. 펠릭스 줄로프는 냉혹하게 평가했다.

"이 약세장이 다년간 지속될 수도 있다. 지금은 그 시작일 뿐이다."

폴 튜더 존스는 논접을 바꿨다.

"지금 우리가 주목해야 한 점은 '앞으로 약세장이 닥칠 것인가' 하는 문제 보다 '1930년대에 겪었던 것 같은 세계적인 침체를 과연 우리가 막을 수 있느냐' 하는 것이다."

 텔레비전 해설자이자 오토바이광 짐 로저스도 앞서 두 사람과 비슷한 의견을 표명했다.

 "전세계의 대다수 주식 시장이 극적인 상승세를 타겠지만 6개월 이상체 지속되진 않을 것이고 그 시점이 지나면 진정한 약세장이 닥칠 것이다. 내가 말하는 약세장이란 금융 산업의 대다수 사람과 전 세계 대부부의 투자자에게 회복 불가능한 치명상을 남길 약세장을 의미한다. 사실상 나는 많은 시장을 무시하는 경향이 있지만 앞으로는 그럴 기회도 없을 것이다.  왜냐하면 앞으로 그 시장들의 존립 자체가 힘들다는 게 내 생각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세계적인 경기 침체와 다년간의 약세장 전망은 보기 중개 빗나갔다. 증시는 계속 개장됐고 주가는 상승했으며 충직한 투자자는 그에 상응하는 대가를 거머쥐었다.
 S&P500기업이 증시 붕괴로 내리닫고 있을 때도 뉴욕벤처펀드의 손실은 훨씬 적었다. 뉴욕벤처펀드 투자자 중 공황 상태에 빠져 투자금을 회수하려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이에 따라 셸비는 자금 마련을 위해 굳이 미래의 우량주를 매각할 필요가 없었다.

 1988년 가을의 현대 월 스트리트 역사상 가장 충격적인 날도 다른 세상 이야기였다. 뉴욕벤처펀드의 연간 보고서에는 아예 그에 대해 언급조차 없었다. 이전 보고서는 증시 붕괴 이전에 배포됐기 때문에 뉴욕벤처펀드를 통해서만 증권 소식을 접한 고객은 중시 붕괴가 발생했는지조차 모를 정도였다. 그해 다우지수 하락률이 17%, S&P500지수 하락률은 15%였던 것에 반해 뉴욕벤처펀드의 주가 하락률은 6%에 불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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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한국어 번역 책이 나왔고 많은 관심 덕분에 4년만에 개정판이 나온 존 로스차일드의 『월가의 전설 100년 주식투자 비법』은 단순한 투자 성공담이 아니라, 한 가족이 50년 이상 지켜온 철저한 원칙과 인간적인 통찰을 담은 투자 인문서입니다. 화려한 수익률이나 단기 매매 기법이 아닌, 꾸준한 신념과 절제된 사고로 시장을 이겨낸 ‘데이비스 가문’의 이야기를 통해, 장기 투자와 가치 투자의 본질을 다시 생각하게 합니다.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은 ‘사람 냄새 나는 투자 이야기’라는 점입니다. 존 로스차일드는 저널리스트 출신답게 복잡한 금융 개념을 누구나 이해할 수 있게 풀어내며, 실제 인물의 성장과 실패, 그리고 배움을 생생하게 그려냅니다. 특히 셸비 컬럼 데이비스가 단돈 5만 달러로 시작해 9억 달러 자산을 일군 과정은 단순한 부의 축적기를 넘어, ‘시간을 이기는 투자자의 자세’가 무엇인지 보여줍니다.


또한 이 책은 시장을 예측하려는 욕망보다 ‘원칙을 지키는 습관’의 중요성을 강조합니다. 데이비스 가문은 불황기에 공포를 이겨내고, 호황기에는 자만을 경계하며, 오랜 기간 꾸준히 자신만의 기준으로 기업을 평가했습니다. 이는 요즘처럼 정보가 넘치고 유행이 빠른 시대에도 변하지 않는, 가장 근본적인 투자 지혜라고 생각합니다.


읽는 내내 ‘투자는 숫자의 싸움이 아니라 철학의 싸움’이라는 말이 떠올랐습니다. 로스차일드는 단순히 데이비스 가문의 업적을 나열하는 것이 아니라, 그 안에 담긴 사고방식과 삶의 태도를 정성껏 그려냅니다. 덕분에 이 책은 주식 투자자뿐 아니라, 꾸준함과 신념으로 살아가고자 하는 모든 분들께 깊은 울림을 줍니다.


결국 『월가의 전설 100년 주식투자 비법』은 돈을 버는 법보다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를 일깨워주는 책입니다. 시장의 소음 속에서도 자신만의 나침반을 찾고 싶은 분들께, 진심으로 추천드리고 싶습니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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