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언제 어른이 되는가 - 서른에 다시 읽는 어린 왕자
김진하 지음 / 21세기북스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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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아서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21세기북스에서 출간된 『우리는 언제 어른이 되는가』의 출판사 서적 홍보 글을 읽자 마자 학부 때 들은 불어 수업의 교수님의 존함이 갑자기 기억났다. 김진하 교수님이 ‘어린 왕자’와 관련된 책을 내실 줄은 몰랐는데 강의실에서 교수님의 수업을 들은 지도 너무 오래 됐고 『어린 왕자』를 마지막으로 언제 읽었는지도 가물가물하다.



 

초등학교 5학년 때 이 책의 삽화에 매료돼서 친구 생일 선물로 준 적은 있었지만 그 후 잊고 지냈고, 대학생이 되어서야 읽은 ‘어린 왕자’는 한글 번역이 아니라 스페인어 공부에 빠져서 독해 연습을 위해 스터디원들과 발췌해서 나눠 읽은 게 전부다.

 

생택쥐 페리(Antoine Marie Roger De Saint Exupery, 1900~1944)의 『어린 왕자』는 너무나 유명한 소설이지만 사실 나는 처음부터 끝까지 정독을 해 본 적은 없었다.

 

부제가 ‘서른에 다시 읽는 어린 왕자’라니 늦어도 한참 늦었지만 ‘어린 왕자’를 읽으며 어른으로서 배울 수 있는 것이 무엇인가 기대하게 되었다.



 

이 책은 ‘어린 왕자’의 원문을 한글로 번역한 것이 아니고, 어린 왕자를 읽으며 우리가 깨닫게 되는 것들이 무엇인지 알려주는 안내서와 같은 역할을 한다. ‘어린 왕자’는 동화라고만 생각했었는데 사실은 어른을 위한 동화다.

 

이 책의 저자 김진하 선생님은 ‘어린 왕자’는 어린이가 이해할 수 있는 내용보다 어른이 되어서야 깨달을 수 있는 것이 훨씬 많다고 하며, 아직 ‘어린 왕자’를 읽어 보지 않은 독자가 있다면 생택쥐 페리의 원문을 먼저 읽고 나서 선생님의 책을 읽어 보기를 권한다. 이 책은 어린 왕자가 만나는 비행기 조종사, 여우, 장미의 관계에서 서로가 어떻게 마음을 주고 받으며 길들여지는가를 우리는 엿볼 수 있고 어른이 된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되새길 수도 있다.

 

이 책을 읽기 전에는 ‘어린 왕자’의 삽화를 그린 이가 책의 저자, 곧 ‘생택쥐 페리’라는 사실을 알지 못했다. 국립파리미술학교, 에콜 드 보자르에서 건축학을 전공하다 경제 사정이 여의치 않아 전투기 조종사 생활을 시작한 저자, 생택쥐 페리의 또 다른 자아가 ‘어린 왕자’ 작품의 비행기 조종사일 줄이야.

 

‘어린 왕자’는 마치 어린이의 순수한 모습을 지니고 있는 것 같지만 생각하고 행동하는 것을 보면 마치 늙은 현자의 모습과 같다.

 


『우리는 언제 어른이 되는가』의 각 장의 시작은 ‘어린 왕자’에서 인상 깊은 구절이 프랑스어 단문과 한글 번역과 함께 실려 있다. ‘어린 왕자’ 곳곳에 숨겨져 있는 프랑스 철학과 역사 및 문화적 배경에 관심이 있다면 이 책을 한 번 읽어보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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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 멸종 실패기 - 죽을 운명에서 어떻게든 살아남은 지독한 인간들의 생존 세계사
유진 지음 / 빅피시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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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지난 2020년부터 2022년까지 전세계적으로 유행한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COVID-19)의 확산으로 인류의 패러다임이 바뀌는 현장을 우리는 목도한 바가 있다. 백신 접종을 하지 않고서는 국경을 넘을 수 없었으며 코로나 팬데믹의 장기화로 인해 사회적 활동도 제한되는 등 이에 경제적 불황까지 더해져 우울한 시기를 감내해야만 했다. 그 기간 동안 진행된 원격 수업으로 캠퍼스 생활을 전혀 누리지 못한 학생들도 존재했으며 2020년에 개최되었어야 할 하계올림픽은 다음 해가 되어서야 겨우 열리게 되었지만 무관중으로 치러졌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코로나19 범유행으로 전 세계적으로 7억 명이 감염되고 700만 명이 사망하였다고 했지만 확진자 통계로 잡히지 않은 감염자를 추정하자면 전세계 82억의 인구 중 15억 이상이 감염되고 비공식 사망자도 1,500만 명을 넘어섰으리라고 보고 있다.

 

매일 국가별 확진자와 사망자 현황을 알리는 소식이 갱신되고 이들로 초토화된 의료 보건 시설을 보자니 우리 세대에 머지 않아 인류 멸종이 이뤄질지 모르겠다는 공포감이 엄습했다.

 


빅피시에서 최근 출간된 『인류 멸종 실패기』 는 죽을 운명에서 어떻게든 살아 남은 지독한 인간들의 생존 세계사를 다루고 있다. 이 책의 지은이, 유진은 인류가 멸종하지 않을 수 있었던 것은 때로는 순전한 우연이었고, 때로는 누군가의 발명 덕분이었으며, 때로는 이름 없는 사람들의 희생과 생존 본능이 종의 생명을 이어주었다고 단언한다.

 


중세 시대까지만 해도 사람들은 왕이 아닌 이상 약간씩 상한 음식을 먹는 것은 일상사였다. 깨끗한 물이 귀하고 하수 시설이 없었던 탓에 위생 상태가 좋지 않은 우물이나 하천에서 퍼 온 물을 사용하여 콜레라, 장티푸스, 이질과 같은 질병이 반복적으로 유행했었다. 1858년, 빅토리아 시대의 런던은 템스강이 오염되면서 도시 전체가 악취에 뒤덮였으나 하수 시스템이 설계되면서 위생 환경이 획기적으로 개선되었다. 또한 공중목욕탕이 설치되면서 사람들은 몸도 씻고 빨래도 하며 위생 교육과 질병 예방을 꾀할 수 있었다고 한다.

 

화학물을 가지고 가짜 계란을 만들고, 물고기에 독성이 포함된 마취제를 투약해 장거리 운송을 하는 등의 식품 위생법을 어기는 범죄가 비일비재한 옆 나라 중국 관련 뉴스를 보면, 어떻게 안면몰수한 인간들이 많을까 싶지만 고작 100여 년 전인 빅토리아 시대(빅토리아 여왕 재위 기간, 1837~1901)에도 생존을 좌우하는 식량인 빵에 명반이나 탄산칼슘, 석고 같은 이물질을 섞어 만드는 경우가 흔했다고 한다.

 


1348년에 발발한 흑사병은 단 2년 만에 유럽 인구의 3분의 1의 생명을 앗아갔다고 하는데 시신을 수습하고 묻는 흑사병 매장자의 복장은 오늘날의 마스크의 모습과 흡사하다.

 


이 책에서 저자는 인류가 탄생한 순간부터 인간의 삶은 언제나 위태로웠다고 단언한다. 인류가 멸망하지 않은 이유는 시대를 온몸으로 버티며 살아낸 평범한 사람들이 있었기에 가능했으며 세계사의 이모저모를 소개하면서 인류가 어떻게 살아 남았는지를 추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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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렌즈 미국 서부 - 최고의 미국 서부 여행을 위한 한국인 맞춤형 가이드북, 2026~2027년 개정판 ㅣ 프렌즈 Friends 22
이주은.소연 지음 / 중앙books(중앙북스)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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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EBS 세계테마기행을 보면서 언젠가 미서부의 거대한 자연, 그랜드 캐니언 일대와 요세미티 국립공원을 직접 찾아가 봐야지 하면서도 아직 여행 계획을 세울 엄두도 내지 못했습니다.

 


유럽 대륙을 세 번 방문하는 동안 굳이 미국을 다음 여행지로 고르지 못한 이유를 대자면, 미국의 영토가 너무 넓어서 특정 도시 몇 군데를 한 번에 방문하려 해도 여행 일정이 충분하지 않다면 불가능하다는 것이고, 이동 시간과 경비가 너무 많이 든다는 것, 무엇보다는 총기 소지가 자유로운 곳이기 때문에 안전 문제로 인해 기피되어 항상 후순위로 밀리게 되었습니다. 친척들이 LA, 오하이오, 워싱턴 등지에 거주한들, 친지 방문을 빌미로도 아직 미국 땅을 한 번 밟지 못하고 있습니다.


 

코로나가 터지기 전 어느 해, 고등학교 영어교사인 학교 선배가 주도하는 미서부 여행단의 일원으로 함께 ‘로드 트립’을 할 기회가 있긴 했으나, 방학이 긴 선배와 달리, 산다고 바빠 목구멍이 포도청인 저는 보름 이상 연차를 낼 수 없는 처지여서 참 아쉬웠습니다. 선배는 그 이후에도 동료 교사들과 한 번 더 미서부 여행을 다녀왔고, 저는 여전히 유튜브 여행 콘텐츠나 여행 서적을 보며 호기심을 달래는 사람 중 하나로 남았다.



오늘 소개해 드릴 책은 여행을 준비하는 독자들에게 유명한 일명 ‘노란책’, 중앙books의 『프렌즈 미국 서부』입니다. 저자 이주은은 여행 가이드북, 잡지, 신문 등에 글을 기고하고 각종 강연과 웹콘텐츠를 기획하는 여행 작가입니다. 2015년 <프렌즈 뉴욕>을 시작으로 <프렌즈 미국 동부>,<프렌즈 캐나다> 등의 프렌즈 시리즈를 집필한 대표적인 북미 여행통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 국적기가 직항으로 가는 서북부 샌프란시스코와 서남부 로스앤젤레스(LA)를 시작으로 라스베이거스, 시애틀과 근교 도시의 관광지를 다루고 있습니다.

 


땅이 워낙 넓다 보니 시간에 쫓기는 여행자의 입장에서는 여행 계획과 동선을 치밀하게 짜서 움직이는 것이 필요한데 이 책에서 소개하는 첫 도시가 코리안타운이 있는 LA가 아닌 샌프란시스코에서 시작하는 것을 봐도 샌프란시스코(in), 로스앤젤레스(out)이 최적의 동선인 것 같습니다.

 


긴 일정으로 다녀오는 것이 힘들다면 거점 도시 한 곳과 주변 도시만 여행하고 돌아오는 것도 미국 첫 여행으로 나쁘지 않다 생각되지만, 환율(달러 강세)과 너무나 오른 비행기표(유류비, 공항세 인상)를 포함한 경비로 인해 한 번 다녀올 때 곳곳을 누벼야겠다는 욕심이 잘 버려지지 않습니다. 『프렌즈 미국 서부』 편을 좀 더 꼼꼼하게 읽으며 여행 계획을 구체적으로 짜 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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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엽고 유용한 견종 도감 - 국제 공인 강아지 대백과 185
후지와라 쇼타로 지음, 장하나 옮김 / 모두의도감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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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귀엽고 사랑스러운 강아지가 나만 쳐다 보는 듯한 표지가 꽤나 인상적인 『귀엽고 유용한 견종 도감』이 ‘모두의 도감’에서 번역 출간되었다. 원작은 일본 원서 『飼い主のための犬種図鑑ベスト185』로서 국제애견협회(FCI: Fédération Cynologique Internationale)에서 공인된 350여 개의 공식 견종 중 베스트 185종의 이모저모를 반려견주를 위해 소개하고 있다.



 

견종의 견종 표준과 심사 기준을 정해 혈통을 관리하고 인증하며, 국제 도그쇼 개최 및 각종 행사를 주관하는 애견협회는 FCI를 비롯해서 세계 곳곳에 존재하는데, 국가별 애견협회(Kennel Club)가 독자적으로 공인한 견종도 있지만 이 책에서는 FCI에서 공인한 견종을 ‘공인 견증’으로 정의하고 FCI 견종 번호를 함께 부기하고 있다. 견종은 개의 외형이나 활용 목적을 기준으로 그룹을 분류할 수 있는데 FCI는 10개의 그룹으로 구분했다.

 


시대마다 인기있는 견종은 바뀌고 있다. 어렸을 때 주변에서 키웠던 강아지들은 치와와, 푸들, 시츄, 말티즈 등과 같은 귀여운 외모를 지닌 소형견들이었다.



 

부모님이 강아지를 키우는 것을 결사 반대하셨기 때문에 독립을 하고서 처음 함께 했던 반려견은 ‘요크셔 테리어(요키)’였다. 애견숍에서 암수 두 마리를 분양 받았는데 집에 데리고 온 지 얼마되지 않아 강아지들이 시름시름 앓기 시작했다. 동물병원에 데려 갔더니 파보 바이러스에 감염된 터였고 한 달 동안 입원 끝에 살아 남은 수컷 강아지는 잔병 치레없이 12년을 함께 했다.

 

처음에는 까맸던 ‘요키’는 성견이 되자 털빛이 밝게 금빛이 감돌았다. 매일 빗질을 해 주지 않으면 털이 엉키고, 피부염이 생길 만큼 손이 가는 견종이었지만 애교도 많고 사랑스러웠다. 누이가 분가하면서 요키를 데려갔기에 함께 했던 시절은 많지 않았지만 꿈을 꾸면 가끔 나타나서 감정을 건드리는 그리운 친구이다.

 

평소 유튜브에서 ‘강아지’ 콘텐츠와 설채현 수의사가 출연하는 ‘세상에 나쁜 개는 없다(새나개)’를 즐겨 보는 편이다. 내가 애청하는 유튜브 채널은 뚜비TV인데 곰돌이 컷을 한 ‘포메라니안(포메)’이 정말 귀엽다. 삼촌네에서 길렀던 ‘포미’는 자기 주인이 아닌 사람에게 엄청 신경질적이고 앙칼져서 포메 견종에 대한 선입견이 있었는데, ‘뚜비’를 보면 포메가 맞는지 참 순둥순둥하다.

 

이 책은 강아지를 키우고 싶어 하는데 어떤 견종을 선택해야 할지 고민하고 있는 분들이 읽으면 도움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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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부를 전하며 - 헤르만 헤세 x 빈센트 반 고흐 ㅣ 세계문화전집 1
헤르만 헤세.빈센트 반 고흐 지음, 홍선기 옮김 / 모티브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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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데미안』, 『수레바퀴 아래서』, 『나르치스와 골드문트』 등의 소설로 유명한 독일 작가, 헤르만 헤세의 탄생 150주년을 일 년 앞두고 모티프에서 뜻깊은 책, 『헤르만 헤세 x 빈센트 반 고흐 안부를 전하며』가 출간되었다.

 


이 책을 엮은 홍선기는 소설가 박경리 선생의 토지문화재단 문인창작실에서 세계문화전집을 기획했으며 이 책은 시리즈의 첫 번째 결과물이라고 한다.

 

책의 제목을 보면 마치 헤르만 헤세(Hermann Hesse, 1877~1962)와 빈센트 반 고흐(Vincent van Gogh, 1853~1890)가 생전에 앞면이 있어 서신 교환을 한 듯 보이나 동료이자 후원자이자, 독자인 가족들과의 ‘안부’를 전하는 각각의 서신을 통해 두 위대한 예술가가 생전 숱하게 반복해서 쓴 이야기를 회고하며 이들의 접점(x)을 고찰한다.

 

엮은이는 반 고흐 뮤지엄 아카이브 928 통 편지를 전수 확인하고 헤르만 헤세 후손으로부터 미공개 수채화와 친필 편지 원본을 직접 받아서 이 책에서 이들의 삶과 작품 이야기를 고증하고 있다. 헤르만 헤세의 지적재산권은 사후 70년이 되지 않았기 때문에 헤세의 유족들에게 있지만 헤르만 헤세 박물관의 도움으로 국내에 소개되지 않았던 헤세의 작품 일부, 시와 그림, 『헤르만 라우셔』 에 실린 군터 뵈며(Gunter Böhmer)의 삽화 등을 이 책에서 최초 공개하였다.

 


헤세와 고흐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신학자인 아버지의 뜻에 따라 신학교를 다녀야 했지만 둘 다 그 길에서 실패했고, 살고 있던 곳의 이웃들에게, 세상에 철저하게 외면당했다. 또한, 둘 다 심각한 정신질환을 앓았고 자살을 시도한 바가 있다.

 

헤세는 평생 동안 독자들에게 충실하게 답장을 썼고, 반 고흐는 주로 후원자인 동생 테오 반 고흐에게 안부를 전했다.


이 책의 전반부는 헤르만 헤세, 후반부에는 빈센트 반 고흐의 이야기가 전개되는데 중간에 ‘해바라기’가 연결된다. 헤세가 말년에, 스위스 몬타뇰라에서 요양할 때 정원에 해바라기를 심었다고 하는데 손이 많이 가는 식물이라고 한다. 씨앗만 뿌리면 그저 자라나는 것이 아니라 한 해 피고 씨를 남기고 죽는, 매년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하는 꽃. 해를 사랑해서 해가 떠 있는 방향으로 고개를 돌린다고 알고 있지만, 그늘진 쪽 줄기가 더 빨리 자라서 줄기가 햇빛 쪽으로 구부러지는 해바라기. 빛을 향한 의지가 아니라 그늘의 성장이 움직임을 만든다.

 


1887년 파리에서 폴 고갱은 고흐의 ‘해바라기’ 그림에 반해 자기 그림과 교환해 간 적이 있었다. 고갱은 고흐의 다음 그림을 받으러 오기로 했으나 그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고, 그를 기다리며 그린 해바라기 연작 4점이 가장 위대한 작품이 되었다.

 

헤세가 『간추린 이력서』에서 ‘나는 열세 살 때부터 시인이 되거나 아무것도 되지 않겠다고 결심했다’고 회고한 바로 그 나이에 반 고흐는 삶을 마감하는 중이었기에 두 사람은 전혀 접접이 없으리라 생각되지만, 1918년, 헤세는 짧은 동화, 「등의자 이야기」에서 ‘그 네덜란드 화가는 낡고 삐걱거리는 시골 의자를 사랑과 진실로 그려내는 데 성공했다.’며 고흐에 대해 언급한다.



 

1919년 『클링조어의 마지막 여름』에서도 ‘빈센트’라는 이름을 쓰지 않지만 반 고흐로부터 영감을 얻어 작품을 쓴 이름 없이 건네는 안부가 실려 있다.

 

이 책을 읽으며 반 고흐의 알려진 명작과는 사뭇 다른 초기 작품과 그동안 읽지 못했던 헤세의 작품과 인생 이야기에 대해 살펴볼 수 있어 뜻깊은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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