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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 멸종 실패기 - 죽을 운명에서 어떻게든 살아남은 지독한 인간들의 생존 세계사
유진 지음 / 빅피시 / 2026년 4월
평점 :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지난 2020년부터 2022년까지 전세계적으로 유행한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COVID-19)의 확산으로 인류의 패러다임이 바뀌는 현장을 우리는 목도한 바가 있다. 백신 접종을 하지 않고서는 국경을 넘을 수 없었으며 코로나 팬데믹의 장기화로 인해 사회적 활동도 제한되는 등 이에 경제적 불황까지 더해져 우울한 시기를 감내해야만 했다. 그 기간 동안 진행된 원격 수업으로 캠퍼스 생활을 전혀 누리지 못한 학생들도 존재했으며 2020년에 개최되었어야 할 하계올림픽은 다음 해가 되어서야 겨우 열리게 되었지만 무관중으로 치러졌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코로나19 범유행으로 전 세계적으로 7억 명이 감염되고 700만 명이 사망하였다고 했지만 확진자 통계로 잡히지 않은 감염자를 추정하자면 전세계 82억의 인구 중 15억 이상이 감염되고 비공식 사망자도 1,500만 명을 넘어섰으리라고 보고 있다.
매일 국가별 확진자와 사망자 현황을 알리는 소식이 갱신되고 이들로 초토화된 의료 보건 시설을 보자니 우리 세대에 머지 않아 인류 멸종이 이뤄질지 모르겠다는 공포감이 엄습했다.

빅피시에서 최근 출간된 『인류 멸종 실패기』 는 죽을 운명에서 어떻게든 살아 남은 지독한 인간들의 생존 세계사를 다루고 있다. 이 책의 지은이, 유진은 인류가 멸종하지 않을 수 있었던 것은 때로는 순전한 우연이었고, 때로는 누군가의 발명 덕분이었으며, 때로는 이름 없는 사람들의 희생과 생존 본능이 종의 생명을 이어주었다고 단언한다.

중세 시대까지만 해도 사람들은 왕이 아닌 이상 약간씩 상한 음식을 먹는 것은 일상사였다. 깨끗한 물이 귀하고 하수 시설이 없었던 탓에 위생 상태가 좋지 않은 우물이나 하천에서 퍼 온 물을 사용하여 콜레라, 장티푸스, 이질과 같은 질병이 반복적으로 유행했었다. 1858년, 빅토리아 시대의 런던은 템스강이 오염되면서 도시 전체가 악취에 뒤덮였으나 하수 시스템이 설계되면서 위생 환경이 획기적으로 개선되었다. 또한 공중목욕탕이 설치되면서 사람들은 몸도 씻고 빨래도 하며 위생 교육과 질병 예방을 꾀할 수 있었다고 한다.
화학물을 가지고 가짜 계란을 만들고, 물고기에 독성이 포함된 마취제를 투약해 장거리 운송을 하는 등의 식품 위생법을 어기는 범죄가 비일비재한 옆 나라 중국 관련 뉴스를 보면, 어떻게 안면몰수한 인간들이 많을까 싶지만 고작 100여 년 전인 빅토리아 시대(빅토리아 여왕 재위 기간, 1837~1901)에도 생존을 좌우하는 식량인 빵에 명반이나 탄산칼슘, 석고 같은 이물질을 섞어 만드는 경우가 흔했다고 한다.

1348년에 발발한 흑사병은 단 2년 만에 유럽 인구의 3분의 1의 생명을 앗아갔다고 하는데 시신을 수습하고 묻는 흑사병 매장자의 복장은 오늘날의 마스크의 모습과 흡사하다.

이 책에서 저자는 인류가 탄생한 순간부터 인간의 삶은 언제나 위태로웠다고 단언한다. 인류가 멸망하지 않은 이유는 시대를 온몸으로 버티며 살아낸 평범한 사람들이 있었기에 가능했으며 세계사의 이모저모를 소개하면서 인류가 어떻게 살아 남았는지를 추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