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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들어진 서양
니샤 맥 스위니 지음, 이재훈 옮김 / 열린책들 / 2025년 6월
평점 :
이 책의 첫 장의 문장은 ‘기원은 중요하다.’이다.

서양이 어디에서 비롯되었는지 올바른 문답을 할 수 있다면 서양이란 무엇이고 무엇이어야 하는지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서양의 기원을 찾아 서양사를 거꾸로 거슬러 올라가다 보면 미국을 포함한 대서양 연안 국가들에서부터 계몽주의 시기 유럽을 거쳐 르네상스 시대와 암흑의 중세를 지나 그리스와 로마의 고전기 세계에 다다를 수 있다고 말한다.
서양 문명이라는 거대 서사를 담은 서양사의 이러한 판본은 오늘날 깊이 뿌리 내려 영속화된 것으로 자각 없이 받아들여지고 있다. 미국 워싱턴 DC의 의회 도서관에 가면 16개 등신대 동상(모세, 호메로스, 솔론, 헤로도토스, 플라톤, 성 바오로, 콜럼버스, 미켈란젤로, 베이컨, 셰익스피어, 뉴턴, 베토벤과 북아메리카 신대륙의 주요 위인들인 에드워드 기번, 제임스 켄트, 로버트 풀턴, 조지프 헨리)이 회랑에 세워져 있는데 이들은 서양사를 대표하는 인물로 흔히 알려져 있다.
니샤 맥 스위니(Naoíse Mac Sweeney: 고고학자, 역사가)는 ‘만들어진 서양사(THE WEST)에서 북미와 서유럽이라는 지정된 지리, 백인으로 대표되는 선택된 인종으로 대변되는 서양이라는 개념은 역사 속에서 구성되고 권력에 의해 해설된 결과일 뿐이며 서양은 결코 단일한 문명이 아니었음을 보여 주고자 했다.

서양 문명의 감춰진 민낯을 낱낱이 풀어 헤치기 위해 저자는 이 책에서 새로이 주목해야 할 14인의 삶(헤로도토스, 리빌라, 알킨디, 비테르보의 고프레도, 테오도로스 라스카리스, 툴리아 다라고나, 사피예 술탄, 프랜시스 베이컨, 앙골라의 은징가, 조지프 워런, 필리스 휘틀리, 윌리엄 글래드스턴, 에드워드 사이드, 캐리 람)을 통해 서양이라는 개념의 탄생과 확산 과정을 추적한다.

저자가 각각의 장의 주제를 담고자 선별한 인물들은 그들이 살았던 시대의 가장 중요하고 영향력 있는 사람이 아니었지만 이들의 삶과 저작을 통해 시대 정신을 살펴볼 수 있다.
*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