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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가가 되고 싶어 - 읽고 옮기며 나아가고 있습니다, 개정판
이윤정 지음 / 동글디자인 / 2025년 7월
평점 :
성형 인공지능(AI:artifical intelligence)으로 실시간 통번역이 가능한 세대에 살고 있는 작금 번역가라는 직업은 살아남을 수 있을까. AI 번역기는 단 몇 초의 시간으로 텍스트를 원하는 언어로 변환하는데 한 권의 책을 번역하기 위해 수많은 나날을 작업해야 하는 번역가의 노동은 효용성이 떨어진다는 불손한 생각에서 이윤정 저자의 ‘번역가가 되고 싶어’를 읽기 시작했다.
외국어 배우는 것을 좋아하고 잘하며 책 읽기를 즐겨 하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은 번역가를 꿈꿔 본 적이 있을 것 같다. 한국어로 도서 출판되지 않은 작가의 텍스트를 누구보다도 먼저 읽고 다른 사람들에게 내 이름 석 자로 소개할 수 있는 뿌듯함은 꽤 매력적인 직업으로 보이지만 밥벌이로 하기에는 꽤 고단한 삶의 연속일 텐데.

저자는 번역가가 되기를 꿈꾸고 번역가가 되어 자리잡기까지의 좌충우돌 전 과정을 담담한 필체로 독자들에게 공유한다. 통번역대학원 입시를 준비하며 깨닫게 된 것, 샘플 번역에 도전하며 편집자의 눈과 독자의 눈을 의식하게 된 것, AI 번역과 인간의 번역에 대해서, 번역에서 단골 논란이 되는 직역과 의역 문제에 대해서, 벌이로써의 번역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번역가를 꿈꾸는 독자들과 경험담을 나눈다.

번역가는 하나의 문장을 옮기려고 해도 하루 온종일 고민해야 할 때가 많다. 원문을 쓴 저자의 심중을 전할 수 있는 적확한 어휘 표현을 찾을 때까지 끊임없이 사투할 수 있는 것은 AI가 아닌 인간만이 할 수 있는 도전이기에 전문 번역가의 가치는 더할 것이며, 기술이 제아무리 발전한다 한들 딥러닝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텍스트를 번역하는 AI는 인간의 미묘하고도 찰나적인 감각을 몸소 느낄 수 없다는 것이 번역가를 꿈꾸는 이들에게는 다소 희망적이다.

이 책은 각 장의 시작에서 다른 번역가들의 저서에서 인용한 글귀를 보여 주는데 꽤 울림이 있다. 동료 번역가들의 번역서가 아니라 번역에 관한 글을 읽으며 심기일전할 수 있다.

*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