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밤 꿈자리가 좋아서 아침에 일어났을때 무언가 다른 기분이들때 오늘은 왠지 좋은일이 벌어질지도 모른다는 막연한 느낌이 들때가 있다.그런날은 하다 못해 십원짜리 하나라도 눈에띄고, 헌 책방에서 읽고 싶었던 책이 떡하니 눈에 띄기도 한다.그런날이 바로 운수좋은날이다.그런 의미와는 상반되지만 지난했던 과거시절 못먹고, 못살던 궁핍했던시절을 이야기 하고 있는 현진건의 운수좋은날의 시작도 상반된 모습을 보인다.새침하게 흐린 품이 눈이 올 듯하더니 눈은 아니오고 얼다가 만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날이었다.이날이야말로 동소문 안에서 인력거꾼 노릇을 하는 김첨지에게는 오래간만에도 닥친 운수 좋은날 이었다.열흘 동안 돈 구경 하지 못하고 있는데 아침부터 전찻길에서 동화학교,다시 남대문,인사동 을 정신없이 돌아다니면서 삼십원을 벌었다.집에서 앓아누워 있는 마누라가 먹고싶다던 설렁탕도 사줄수가 있고 시원한 막걸리도 마실수 있다.행랑방 한 간을 한달빌리는데 일원이고 선술집에서 막걸리와 안주를 푸짐하게 먹고도 남는 돈이니 삼십원은 꽤 큰 액수의 돈이다. 하지만 운은 딱 거기 까지다.아침부터 불안하게 자신을 붙잡던 마누라, 설렁탕을 사들고 집에 도착 하는데 정적에 쌓인 집에서는 아기 젖 빠는 소리 밖에 안들린다.우려했던 일이 벌어지고 말았다.마누라가 죽어 있었던 것이었다.먹고 싶다던 설렁탕을 사왔는데 문득 김첨지는미친듯이 제 얼굴을 죽은 이의 얼굴에 한데 비비대며 중얼거렸다.˝설렁탕을 사다 놓았는데 왜 먹지를 못하니.....괴상하게도 오늘은! 운수가 좋더니만...˝ 김첨지의 절규소리가 뭉클하다.병이란 놈에게 약을 주어 보내면 재미를 붙여서 자꾸 온다는 김첨지의 신조가 결국 아픈 마누라를 죽이고 말았다.못 먹고 못 살던 시절 간만에 찿아온 돈이 쓸새도 없이 죽다니 허망하고 허무할 뿐이다.돈이 없을 때는 먹고싶은것도 많은것이 예나 지금이나 똑같다.이상하게도 꼬리를 맞물고 덤비는 이 행운 앞에 조금 겁이 났던 김첨지의 불안이 결국은 현실이 되어서 더욱 안타까울 뿐이다.돈이 무얼까 지금도 마찬 가지다.자본주의 사회에서 꼭 필요한 돈 몸과마음이 편해야지 돈은 별개가 아닐까그저 쓸수 있을 만큼의 돈만 있으면 무엇을 더 바랄까 하는 생각이 드는 이야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