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는 망자, ‘괴민연’에서의 기록과 추리
미쓰다 신조 지음, 김은모 옮김 / 리드비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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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의 이름이 낯익어서 집어들었는데 옛날 VHS 시절의 비디오용 영화 보는 느낌이다. 킬링타임용 영화를 볼 시간이 있을만큼 여유있던 시절이여 복 받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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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루스트와 오징어 - 독서의 탄생부터 난독증까지, 책 읽는 뇌에 관한 모든 것
매리언 울프 지음, 이희수 옮김 / 어크로스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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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의 독서교육에 관심이 있거나 독서와 문자,언어와 관련한 일반적인 교양에 관심이 있다면 추천한다. 매뉴얼을 제시하는 자기계발서는 아니고 뇌과학 관련해서 전문적인 부분도 있지만, 자기가 원하는 만큼 깊이를 조절할 수 있는 책이다. 외국어를 공부하는 사람은 언어를 음소를 분절하고 그 분절된 음소를 인식되는 그림(문자)에 대응시키는 과정으로 이해하며 팁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대학시절, ‘we cannot learn language seperately’라고 말하던 외국인 강사가 기억난다.) ‘독서유전자 는 없다. 저자는 인류가 뉴런재활용을 통해 후천적으로 언어와 문자를 얻었으며 신경과학적으로 독서하는 뇌가 혁신적 사고를 발생시키는 토대가 되었다고 한다. 표의문자(중국어)보다 표음문자(알파벳)가 습득과 효율성 면에서 더 진화했다는 쪽인데 서구우월감? 같은 것일 수도 있겠지만, 한글을 극찬하는 대목에서는 국뽕을 느낄 수도 있다. 대안연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강의에서 류재화 선생님이 반복하는 말을 텍스트 너머를 보라는 것이다. 저자도 계속 문자를 단순히 해독하는 것과 깊이 있게 독해하는 것은 틀리다고 강조한다. 저자에게 독서는 몰입,추론,은유,시점 변화 등을 통해 자기를 떠나 다른 내면으로 인지적 도약을 이루는 것이다. 이 지점에서 저자가 인지적 도약을 이루는 구체적인 방법론을 제시해 주면 좋겠지만 그 단계까지 나아가지는 않는다.(아마 독서계의 오랜 논쟁, 속독vs정독 이슈가 나올 것이다. 야마무라 오사무의 <천천히 읽기를 권함>은 지금도 절찬 판매중이다.) 유명한 소크라테스의 구술언어와 문자언어의 대립 이슈도 나온다. 저자는 구술언어에서 문자언어로 넘어가는 지점에서 나온 소크라테스의 우려가 문자언어에서 디지털매체로 넘어가는 현 시점에도 유효하다고 한다. 문자언어주의자인 저자는 소크라테스의 우려에 동의하면서도 소크라테스가 문자의 힘을 과소평가했다고 한다. 글을 쓰는 과정에서 우리의 내면에서 구술언어처럼 대화가 이루어지고, 글을 쓰는 과정에서 생각 자체가 바뀐다. 반어법, 발음, 은유, 시점 등 단어에 대하여 알고 있는 다양한 용법을 적용해 가시적 텍스트 너머를 보고 타인의 의식을 내면화하는 사람은 소크라테스의 걱정과는 달리 알고 있다는 착각에 빠지지 않을 것이다. 저자는 독서에는 자신을 성찰할 수 있는 몇밀리세컨드의 시간이 있지만 디지털매체에는 오직 정보의 폭격이 있을 뿐이라고 한다. 소크라테스가 문자언어를 막지 못했 듯 우리도 디지털매체를 막지 못하겠지만 현명함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아마 후속작 <다시, 책으로>(어크로스) 로 이어진다.) 저자가 묘사하는 독서는 텍스트와 독자의 인터액티브한 경험이다. 마치 사진으로 찍어놓은 것처럼 읽을 때마다 고정된 텍스트에서 같은 의미가 인출되는 것이 아니라 텍스트와 독자가 상호영향을 받으면서 새로운 의미를 창출해내는 지금 여기의 경험이다. 한 가지 딴지를 건다면 강유원이 <책과 세계>에서 말한 병든 인간만이 책을 읽는다라고 말한 대목이다. 굳이 생동하는 현실을 버리고 책에서 간접경험을 쌓는 자는 병든 인간이라는 것이다. 이 대목이 강유원이 독서를 근본적으로 비판한 건지 아니면 그냥 어깨뽕인 건지 알 수 없지만 저자가 칭송하는 인지적 도약이라는 것의 실체와 가치가 무엇인지 한 번 되짚어 보는 것도 필요할 것 같다. 온화하고 친절한 교수님의 강의를 듣는 기분. 난독증 등 독서장애에 관한 분석과 대처도 있으니 품에 안긴 갓난아기를 바라보며 독서교육에 신경이 쓰인다면 필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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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든 픽처스
제이슨 르쿨락 지음, 유소영 옮김 / 문학수첩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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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8쇄다. 끝을 향해 질주하는 몰입감이 있다. (일요일 오후에 구해서 저녁에 다 읽었다.) 문제는 읽고 나서 응?하는 느낌이 드는 것이다. 유튜버 거의 없다가 샤말란 감독을 영화계의 사이버레카라고 부른 적이 있는데 아마 창대한 시작과 달리 미미한 결말을 꼬집은 것일 게다. 이 책도 약간 그런 뉘앙스가 풍기는데 무릇 독자가 감탄하는 경우는 먼저 독자의 시선을 끄는 전혀 일상적이지 않은 일이 일어나고, 그 일이 진전되는 과정에서 여러 복선이 깔리면서, 그 일상적이 않은 일의 이면에서 반대로 일상적인 이유들이 먼저 깔린 복선들과  톱니바퀴처럼 맞물리며 결론이 날 때 감탄하는 거 아닐까. 하지만, 이 책의 결말은 그런데 그일이 실제로 일어났습니다에 가깝다. 차라리 주인공의 마약중독을 이용해서 호러의 대상을 베일 뒤로 가려버리는 열린 결말이 더 낫지 않았을까. 장점은 현실에 밀착한 설정이다. 별안간 부촌에 고립된 노동계급 출신의, 재활 중인 마약중독자(마약에 중독된 이유가 그 유명한 옥시콘틴 때문이다.) 가 겪을 법한 갈등과 긴장이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또 다른 힘이다. 저자는 계급적 뉘앙스를 재치있게 활용해서 캐릭터에 생명력을 불어넣는다. 무료한 일요일 오후 순삭을 하고 싶다면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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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연물
요네자와 호노부 지음, 김선영 옮김 / 리드비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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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쓰라 경부가 등장하는 4개의 미스터리 단편집. 웰메이드 문화상품이다. 이 사람은 하드보일드한 고독한 미식가 이미지랄까, 하드보일드도 루 아처나 필립 말로우처럼 스타일리쉬하다기보다 번거롭고 지질한 느낌의 '일상밀착형'이다.  마지막 허들을 넘는 것은 가쓰라의 직관이지만, 거기까지 도달하기 위해  가쓰라와 부하들은 발에 땀나도록 지난한 수사과정을 거쳐야 한다. 문장과 구성도 필요한 말만 하는 일직선이다. 간만에 산 특별한 디저트를 먹는 느낌. 도파민 터지는 넷플릭스 보는 느낌을 책을 읽으면서도 느낄 수 있다. (단, 두 번 읽고 싶은 느낌은 들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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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잉 인피니트 - FTX 창립자 샘 뱅크먼프리드는 어떻게 55조 원을 휴지조각으로 만들었는가
마이클 루이스 지음, 박홍경 옮김 / 중앙books(중앙북스)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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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마음에 드는 건 제목. 한 번 읽었는데 세부적인 내용은 이해가 안간다. 책의 구성이 언밸런스한게 급조된 것 같은 느낌도 든다. 하긴 취재 중에 SBF가 망하는 광경을 직관했으니 저자 입장에서도 드라마틱한 경험이었고 출간의 타이밍도 중요했을 것이다 . 번역도 매끄럽지 않은 것 같다 여러모로 아쉽지만 대체 ‘그쪽세계‘가 어떤 분위기인지, SBF가 어떤 캐릭터이길래 전세계적 파문을 일으켰는지, 저커버그 같은 신데렐라이야기가 파국으로 끝나는 스릴을 맛보고 싶은 분들께 권한다. 도 권을 소재로 하는 책을 쓰는 한국작가는 없는 걸까? SBF도 도 권도 전부 스탠퍼드 출신인데 스탠퍼드 출신이 말아먹은 돈이 전부 얼마인지 계산해보는 것도 재미있을 듯. 그래도 사람들은 스탠퍼드 인성교육을 탓하기 보다 오히려 스탠퍼드를 선망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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