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제목만 보면 깊이있는 인류학서적이나 심리학 서적 같은데 실상은 좌파활동가의 에세이다. 문장은 편하고 내용도 어렵지 않다. 관통하는 키워드는 아나키즘 아닐까?




나는 사회과학 신봉자였어. ‘객관성‘이 나한테는 무척 중요했지. 그러나 엠마 골드만 덕분에 내 학생들에게 이렇게 말할 수 있는 길을 찾을 수 있었어. ‘우리는 여기서 객관성을 찾고 있는 게 아니야. 우리는 정직을 찾고있어‘ 우리가 할 수 있는 한에서는 최대한 정직해지자는 거야."
"그런데 이것은 우리가 전혀 개의치 않는 것에 대한 정직을 말하는거아니야. 우리가 많이 관심 갖는 것에 대한 정직을 말하는 거야. 내가 어떤것에 신경 쓰지 않는다면, 내가 진실을 말하는 게 문제 될 게 없어. 그러나 내가 관심 갖는 것이고 내 입장을 어색하게 만드는 증거가 존재한다면, 그것을 은폐하거나 그것에 대한 관심을 돌리고 싶어질 거야. 그러나 이야기를 그렇게 만들면 안 되지. 그렇게 살면 안 돼" - P184

우리의 경제적 풍요가 지구를 대가로 해서 얻은 것임을 지적하는것이 내가 최초는 아니다. 우리가 노예로 삼은 지구를 대가로 치르고, 관계를 맺는 능력, 인간성을 대가로 지불하고 우리는 경제적 풍요를 받았다. 우리는 되풀이해서 이런 잘못된 선택을 한다. 우리는 이런 잘못된 선택에 큰 보상을 하는 사회를 만들었고 올바른 선택을 할 현실적인 가능을 일관되게 차단하는 사회, 우리가 애초에 선택을 할 수 있다는 것을 잊게 만드는 사회를 만들었다. 우리는 선택을 할 수가 있다. 타인들을 객체로 볼 수 있고 그렇지 않으면 주체인 그들에게 우리를 열어 보일 수도 있다. 모든 상황에서 어느 한쪽만 선택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어느 한 선택만이 옳은 것도 아니다. 결정이란 언제나 그렇지만 그 하나의 상황에 따라 달라진다. 마르틴 부버는 그것을 이렇게 간결하게 표현했다. 그하여 진리의 모든 진지함으로 말하노니, 사람은 ‘그것‘ 없이는 살지 못한다. 그러나 ‘그것‘만 가지고 사는 사람은 사람이 아니다." - P1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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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령 통신 대기업이 독점권을 보장받기 위해 정치인들을 매수하거나 투자 은행들이 감독 기관과 정부 당국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에 비한다면, 소규모 사업 허가권을 따내기 위해 관료들에게 뇌물을 바치는사회적 비용은 새발의 피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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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 올트먼, 일론 머스크, 마크 저커버그, 스티브 잡스가 과연 영웅이기만 한 걸까?

지금 우리는 성공적인 자본주의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또는 적어도2008년 금융위기 이전까지는 그렇게 살아왔다. 투자자 피치 존슨이 모스크바 MBA 학생들에게 했던 말처럼 비즈니스 거물들은 <우리 시대의영웅>이다.
하지만 현실은 좀 더 복잡하다. 혁명의 물결을 슬기롭게 헤쳐 나가는비즈니스 영웅들은 오직 자신의 성공을 위한 열정으로 움직인다. 루스벨트가 연설에서 철도 사례를 언급했던 것처럼, 그들의 열정은 일반적으로 나머지 다른 사람들에게도 긍정적인 가치를 나누어준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그들의 북극성은 사회가 아니라 자신의 이익이다. 급격한 변화에 효과적으로 대응하는 그들의 탁월한 능력이 국가의 장기적인 성장을위해 꼭 필요한 사업에 집중적으로 발현되는 것만은 아니다. - P2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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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인킬러>(배리 마이어,소우주) 덕분에 옥시콘틴 사태를 알게 됐다. 덤으로 이를 배경으로 한 다큐멘터리 <낸 골딘, 모든 아름다움과 유혈사태> 까지 보게 됐다. 얼핏 읽은 비평에는 이 다큐멘터리가 낸 골딘의 이야기가 아니라 옥시콘틴 반대 영화라고 하고, 앞에 한글판 제목에서 낸 골딘이라는 이름을 빼는 게 더 나았을 것이라는 비평도 봤다. 원 제목은 <ALL THE BEAUTY AND BLOODSHED>이다. 하지만, 뭐랄까 결국 낸 골딘의 삶이 주는 매력이 옥시콘틴 반대 운동과 묘하게 연결되는, 그래서 낸 골딘의 삶과 옥시콘틴 반대운동이 병치되면서 전혀 다른 하모니가 연출되는 것 같다. 그래서, 내 생각엔 앞에 낸 골딘이라는 이름을 붙인 한국어판 제목이 오히려 적절한 것 같다. 감독이 <시티즌포>도 연출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참, 부럽다. 어찌 이런 능력이 있을까. 뭐 이쯤 되면 연타석 만루홈런 아닌가. 낸 골딘의 삶을 보니  '노빠꾸 할머니'라는 단어가 떠오른다. '로워 뉴욕','그리니치 빌리지', ''존 워터스' 같은 단어에서 연상되는 분위기가 이 분 삶의 이미지로 느껴진다. 다큐멘터리에서는 쉽게 쉽게 옥시콘틴 반대운동이 추진되는 것 같은데 설사 미술계의 유력인사라고 해도 자신의 커리어가 날라갈지 모른다는 두려움이 분명히 있었을 테고 그게 영화에서도 드러난다. 그래도 할머니가 참 노빠꾸다. 마약한게 처음도 아닐텐데 아마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중독자가 되었다는 것, 새클러가가 타인의 고통을 악용해서 돈을 벌었다는 분노가 아마 그 동력이었을 거다. 당시 주류의 가치관은 생까버리고 성소수자 등 마이너들과 자신의 삶을 '축제'와 '서사'로 만들면서 살아온 삶이 인상적이다. 물론 여기에는 난감하고 마주치기 싫은 기억도 있다. 미국이 참 발전한 나라라는 생각이 드는게  7,80년대에 벌써 이런 삶들이 있었구나 싶다. 얼마전에 본 <맨온와이어>도 비슷한 시기에 뉴욕 월드트레이드센터에서 줄타기를 하는 남자의 이야기인데, 스마트폰도 인터넷도 없던 시절이지만 어찌 그 시절이 호시절로 느껴지고 낭만이 있던 시절로 느껴진다. 난 그 시절을 보낸 적도 없는데 왜 그때가 그리운 걸까. 단 <페인킬러>를 읽고 나니 이 영화를 보고 자칫 옥시콘틴 사태를 정리하는데 낸 골딘만 그 역할을 한 것처럼 보일까 의구심이 든다. <페인킬러>를 보면 옥시콘틴 사태를 막기 위해 여러 사람이 노력을 했다. 그래도 새클러의 이름이 지워진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에서  그들이 처벌받은 곳은 이 곳 뿐이야, 라는 대사에서는 낸 골딘의 위엄이 느껴진다. 낸 골딘은 자신의 반항의 원동력은 십대에 자살한 누나라고 얘기한다. 낸 골딘은 마초는 아니다. 하지만, 은근하게 깔린 단단함이 느껴진다. 자유와 반항과 혁명의 분위기와 마이웨이 정신을 느끼고 싶은 분에게 추천한다.        


ps. 1. 베니스 영화제 황금사자상을 수상한 이 영화 덕분에 새클러가의 면상(글자 그대로 면상이다.)은 영구박제되어 버렸다. 이 영화 자체가 새클러가에게 또 다른 처벌이 됐다. 만약 아카데미 상까지 받았다면?(이 영화는 장편다큐멘터리 부분에 노미네이트됐다.) 


2. 삽입된 음악이 귀에 감긴다. 자막에 표시된 뮤직 컨설턴트는 낸 골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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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림지옥 해방일지 - 집안일에 인생을 다 쓰기 전에 시작하는 미니멀라이프
이나가키 에미코 지음, 박재현 옮김 / 21세기북스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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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은 순환만 잘하면 다음 세대로 멋지게 생명이 이어진다. 그런 식으로 생각하면 자신도 틀림없이 사회의쓰레기가 아니다. 타인의 시선이나 평가를 신경 쓸 필요가 없다. 그저 열심히 살면 그뿐이다. - P107

아무리 힘든 일이 있어도, 이를테면 미운 상사에게 눈총을 받아 매일이 지옥이거나 사소한 실수로 친구에게 무시당하거나 부모가 이혼하거나 육아를 방임하거나 나이 - P154

가 들어 세상의 변화를 따라가지 못해 깊은 외로움을 느낀다고 해도, 자신이 자신을 위하여 할 일이 있다면, 즉 맛있는 음식을 먹고 말끔히 치워진 방에서 지내고 마음에 드는 옷을 입고 생활하는 것을 자신의 힘으로 분명히 해낼 수 있다면 나는 아직 괜찮다고 안도한다. 확실히 땅에 발을 딛고 살아간다는 조용한 실감이 마음 깊은 곳에서샘솟는다.
그것이 바로 지금의 나다.
언짢은 일이 있을 때는 모든 게 생각처럼 되어가지 않을 때, 왠지 불안을 느낄 때, 그저 조용히 바닥을 닦는다.
5분 후에는 바닥도 그늘진 내 마음도 반짝인다. 이 얼마나 쉽고 빠르며 확실한 해결법인가! 자, 그 분명한 희망을하나하나 획득하자! 괜찮다. 간단하니까! 누구라도 할 수있으니까! - P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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