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어트는 왜 우리를 살찌게 하는가 - 뇌과학이 풀어낸 체중 감량에 숨겨진 비밀
샌드라 아모트 지음, 장혜인 옮김 / 포레스트북스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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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어트는 오히려 체중을 늘린다고 주장하는 이 책은 누군가에게는 희망을, 누군가에게는 절망을 줄 것 같다. 다이어트에 매번 실패하며 수치심과 죄책감을 느끼던 사람에게는 “그건 네 잘못이 아니야”라는 위로가 될 테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날씬한 몸매를 오매불망 원하던 사람에게는 마지막 결정타가 될 것이다. 신경과학자인 저자는 다이어트 산업이 말하는 성공사례는 대부분 단기간의 성과일 뿐이고, 장기적으로는 우리가 흔히 말하는 요요현상으로 체중이 오히려 늘거나 원상복구가 된다고 여러 가지 데이터를 들면서 주장한다. (관련한 주석이 따로 있는 것은 아니다.) 신경과학적인 관점에서 저자가 드는 이유는 뇌에는 일정한 체중유지범위가 있기 때문에 다이어트 시 이 범위를 우리의 의지와 상관없이 본능적으로 뇌가 유지하려한다는 것과 우리가 식이제한을 할수록 보상시스템이 작용하면서 체중이 원상복구될 수 밖에 없는 구조라는 것이다. 저자가 묘사하는 인체는 하나의 유기체로서 마치 체온을 일정하게 유지하려는 것처럼 식이제한으로 체중을 감량하려고 하면 다른 시스템이 작동해서 다이어터들의 노력을 무위로 돌린다. 저자가 비만을 바라보는 관점은 체중이라는 요인이 의지대로 되지 않는다는 분위기가 강하다. 예를 들어 비만의 원인으로 유전자, 태아 때의 부모의 식이습관, 장내 세균을 들고 있는 식이다. 우리는 우리의 의지력을 신뢰하고 다이어트가 실패할 때 자신을 탓하지만, 저자는 우리의 의지력은 사실 그리 강하지 않다고 하며, 다이어트로 고갈된 의지력 때문에 다른 중요한 인생사를 망칠 것이라고 예상한다. 저자가 풀어놓는 이런 과정을 이해하는 과정이 그렇게 용이하지는 않다. 책장을 넘기는데 어느정도의 노력은 감수해야 한다. 렙틴이니 시상하부니 익숙하지 않은 단어들을 접해야 하고, 글의 흐름이 다른 유명과학저술가들의 경우처럼 매끄럽지도 않다.

저자가 제시하는 대안은 일종의 마음챙김 식사인데, 식이제한 같은 외부의 신호에 신경쓰기보다 자신의 신체가 보내는 신호를 주시하라는 것이다. 명상과 식사의 콜라보라고 할까.아무런 스트레스 없이 자신의 신체가 원하는 만큼만 먹는 것이다. 그럼 결국 체중이 그대로 아닌가, 라고 날씬한 몸매를 동경하는 다이어터들에게 저자는 체중을 줄이려고 하는 것보다 체중을 유지하면서 건강한 습관을 유지하는 것이 더 좋은 것이라고 말한다 여기서 어떤 다이어터는 저자가 다이어트를 하고 싶어하는 욕망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다고 말할지도 모르겠다. 저자도 체중에 대한 사회적 차별을 버려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그건 인종차별을 없애자고 말하는 것 하고 비슷한 것 아닐까. 어쨌든 저자는 체중이란 요인에 너무 민감해지지 말 것을 제안한다. 우리가 삶을 건강하게 영위해 가는 과정에서 체중보다 중요한 것은 운동이나 가공식품을 덜먹는 것 같은 바람직한 생활습관이다. 다이어트를 한 번이라도 시도해 봤거나 생각해 본 적이 있다면 필독서다. 다이어트 산업에게는 묵시록이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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