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영화계가 망해가는 가운데서도 이런 영화가 꾸준하게 나오고 있으니 희망이 점점 커진다. 일단 한 번 보면 끝까지 눈을 떼지 않고 보게 되는 힘을 지니고 있는 이야기다.

그 이야기 속에는 성장이 있고, 믿음이 있고, 지켜주겠다는 책임이 있고 어른의 모습도 있다. 이 영화를 보면서 오래전 한국 영화 [눈물]이 떠올랐다.

가장 밑바닥 인생들이 집 같지 않은 곳에 모여 살면서 타인의 것을 훔치며 하루를 버텨가는 이야기. 이 이야기는 눈물의 확장된 버전을 보는 것 같았다.

25년이나 지났지만 현실은 더 처절하고 더 불안하고 더 무섭고 더 암울하다. 일본의 무호적자 문제를 가지고 돈을 갈취하고 신분을 세탁하고 장기를 매매하는 무서운 일에 청춘들이 내몰리고 있는 현실을 적나라하게 담아냈다.

주인공 세 명의 시점을 번갈아 가며 보여준다. 같은 시선이자만 다른 입장으로 보는 이야기가 이어진다. 나 때문에 이런 세계에 발 들이게 한 마모루에게 최소한 내가 할 수 있는 걸 해줘야 한다는 말을 들은 카지타니는 처음 타쿠야를 만났을 때를 기억한다. 동생의 장례식.

마모루 역시 타쿠미가 남긴 돈을 보고 많은 생각을 한다. 결말이 열린 결말로 끝나는 것 같아서 좋다. 이들의 과정을 보면 잠입했던 형사 때문에 절대적으로 불행한 결말이지만 감독은 여지를 두며 이야기를 끝낸다.

영화는 스릴러에 가까울 정도로 밀도가 높고 잔인한 장면이 있다. 마음에 들지 않는 부분은 키나미 하루카, 야마시타 미즈키는 스테레오 타입으로 소비되고 말아서 아쉽다.

키타무라 타쿠야는 정말 일본에서 인기가 많은 모양이다. 근래에 본 영화 속 주인공에 전부 이 녀석이 나온다. 작년 부국제에서 상도 받았다.

한국이나 일본이나 건물을 더 높아지고 기술은 발달하는데 빈곤한 젊은 층은 늘어나고 범죄는 더욱 깊고 많아지고 있다. 주인공 세 명의 연기를 보는 것으로도 재미있는 [어리석은 자는 누구인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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