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속 여러 기괴한 캐릭터가 있지만 남매의 집에 나오는 세 명의 침입자만큼 기괴하고 숨을 조이는 캐릭터가 또 있을까 싶다.

2009년에 나온 40분 정도의 단편 영화로 청불이다. 그렇다고 해서 선정적이거나 고어적인 부분이 나오는 건 아니다. 전혀 없다. 하지만 짧은 영상 속에서 강력할 만큼 기기괴괴하고 무서움이 농밀하다.

이 영화는 캐릭터의 이름이나 행동, 미장센을 포함한 집 안의 벽이나 배경, 짧은 러닝타임 속 세계관을 설명하는 라디오 속 방송 등 뭣하나 빠지는 거 없이 완벽에 가까울 만큼 굉장한 영화다.

한정된 공간 안에서 아포칼립스의 세상과 침입자들과 남매 사이의 숨 막히는 이 분위기가 압도적이다. 영화가 어려운 만큼 여러 해석이 가능하기 때문에 재미있다.

화면으로 코스믹이나 오컬트 적인 부분이 드러나지는 않지만 라디오 방송과 캐릭터의 기괴한 행동과 모습을 통해서 상상할 수 있다.

영화 중간중간 반 지하 집으로 섬광이 한두 번씩 터지는 모습에서 상상. 주사는 모든 걸 통틀어 충격적이인 상상. 침범한 세 명의 침입자는 정말 새로 태어났기에 저렇게 기괴한 인간일지 모른다는 생각을 주사는 가지게 만든다.

마지막 오빠는 동생을 포기한다. 이성과 본능은 다른 것 같지만 실은 그렇지 않다는 걸 보여준다.

그리고 이 이야기는 학대에 관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밖에서 잠그고 여는 문, 안경이 순이에게 속삭이는 차마 입에 담을 수 없는 말이나 깨진 안경은 학대의 메타포일지 모른다.

라로우의 낙서가 지워지지 않는 건 학대받은 기억은 지워지지 않는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이런 영화는 너무 좋다. 영화는 짧은데 이야기할 거리가 아주 많아서 이틀 정도 이 영화만 이야기도 모자랄지도 모른다.

30년 전 정든 님 라디오에 무명시절의 박찬욱이 나와서 영화 스피드에 관한 이야기 하는 걸 들었는데, 와 이렇게도 해석이 가능하구나 했다.

이 영화는 몹시 정적이며 배경도 한정적이고 움직임도 최소한인데 공포는 거대하다. 영화 키드들아 아직 보지 않았다면 롸잇 나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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