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송국 피디 용은 부장에게 늘 한 소리 듣는다. 영상 속 연예인이 와이셔츠에 젖꼭지가 물려 있어서 모자이크 처리를 하라는 것이다.
그러면 방송 취지와 맞지 않음에도 부장은 뒤탈이 두려워 모자이크 처리를 지시한다. 결국 모자이크 작업을 하지만, 모자이크 때문에 그 부분이 더 부각된다.
바스키아가 엔디 워홀을 만나 둘이 같이 찍은 사진을 들고 어딘가로 가서 몇 시간 있다가 그림을 그려왔는데, 흐리하고 낙서처럼 그려왔다. 흐리하고 지워진 부분 때문에 사람들은 더 자세하게 그림을 보려고 모여들었다.
모자이크를 해야 하는 가슴과 그렇지 않은 가슴의 경계가 모호하다. 원시인 부족의 가슴은 그대로 송출이 가능한데, 그림 속 비너스 여신의 가슴은 모자이크 처리가 되어 있다.
부장은 급기야 아기들이 나오는 방송에서도 남자 아기는 그대로 둔 채, 여자 아기의 가슴은 젖꼭지가 보이지 않도록 모자이크 처리를 지시한다. 용은 점점 부화가 치밀고 열이 받는다. 결국, 용이 선택한 방법은 무엇일까.
이 단편 영화는 성인지 감수성에 관한 이야기를 코믹으로 풀어냈다. 게다가 초현실 그래픽 부분이 영화에 등장하는데 영화가 말하고 싶은 의미를 잘 전달한다.
주인공 피디로 나오는 최성은 배우는 영화 [시동]으로 선 보인 후 여러 독립영화와 드라마에서 활약 중이다. 이 영화 속 이야기에서 젖꼭지가 사라지는 세상, 젖꼭지가 말하는 세상 등 예민할 수 있는 부분을 위트 있게 말한다. 모자이크가 있어야 하는 방송과 모자이크 때문에 방해가 되는 영상은 분명하게 존재한다.
담배 피우는 모습도 그렇다. 언젠가부터 티브이에 담배 피우는 장면은 모자이크가 되었다. 그게 오히려 더 시청에 방해가 된다. 모자이크 때문에 자연스럽게 담배를 피우는 모습을 그냥 넘길 법 한데, 더 방해받으며 그 장면을 봐야 한다.
아무튼 용은 끝없는 부장의 모자이크 요구에 결단을 내리고 방송을 송출한다. 어떻게 될까. 이 영화는 [투 비 컨티뉴]하면서 끝이 난다. 2편이 나온다는 말일까. 나온다면 꼭 나와줬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