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비드 스톤 마틴의 멋진 세계 하루키 팬이라면 이 가을에 기다렸던 하루키 에세이가 11월에 나온다는 소식이 반가울 것이다. 하루키가 엄선한 188장의 재즈 에세이다. 이번 에세이의 재미있는 점은, 하루키가 엄선한 188장의 앨범 재킷의 전설적인 디자이너 [데이비드 스톤 마틴]의 작품을 가지고 에세이를 풀어간다. 데이비드 스톤 마틴은 레코드 재킷이 크게 주목받지 못했던 시절에 감각적인 재킷 디자인을 선보였다. 재즈가 사람들에게 파고들면서 스톤 마틴의 세계도 확장되고 알려지게 되었다. 데이비드 스톤 마틴의 앨범 재킷이 좋아하서 수집하는 재즈팬들이 세계적으로 많다. 하루키는 재즈 앨범 재킷하면 [데이비드 스톤 마틴]을 가장 먼저 거론한다. 4, 50년대 주로 활동했던 데이비드 스톤 마틴은 화가였던 [벤 샨]의 영향력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벤 샨의 단순하면서도 깊이 있는 눈을 가진 피사체의 화풍이 데이비드 스톤 마틴으로 옮겨지면서 색채와 초상이 좀 더 진해지게 되었다. 재즈 에세이라고 하지만 어렵지 않고 데이비드 스톤 마틴의 세계를 하루키 식으로 재미있게 풀어나갈 것으로 보이고, 읽는 것뿐 아니라 188장의 작품을 보는 즐거움을 줄 것으로 기대가 된다.

그는 뮤지션들과 개인적 친교를 맺고 녹음 스튜디오에 빈번히 드나들며 각 연주자의 성격과 습관과 표정 변화 등을 이해하고 그것을 토대로 그들의 모습을 그렸다. 재즈라는 음악을 좋아했고, 재즈 맨이라는 인종을 좋아했던 것이다. 그렇기에 그의 재킷에서는 따스한 인간미와 재즈의 리얼한 실황감이 생생히 느껴진다. 또 여기저기 감도는 그의 유머 감각도 놓쳐서는 안 된다. (본문 13p)

찰리 파커의 별명이 ‘버드’였기에 DSM은 파커의 레코드 재킷에 많은 새를 그렸다. ❹에서는 파커의 발밑에 새 한 마리가 눈을 부라리고 드러누워 있는데, 죽었는지 마약으로 의식을 잃었는지, 아니면 연주가 훌륭해서 실신해 버린 건지 잘 알 수 없다. 판단할 길이 없다. 그 옆에는 검은 새 한 마리가 무언가를 애도하는 듯 침사묵고沈思黙考하고 있다. DSM의 그림에는 이런 수수께끼 같은 디테일이 곧잘 등장해 그 안에 담긴 이야기를 상상해 보는 즐거움이 있다. 하지만 보수적인 메이저 레이블이었다면 이런 유희는 ‘불건전한 것’으로 취급되어 결코 허용되지 않았을 테다. (본문 18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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