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족이란 가장 가까이 있어서 가장 멀리 있는 존재다. 가족에 대해서 모든 걸 알고 싶고 모든 걸 알아야 하지만, 전부 알 수 없는 이상하고도 이상한 집단이 가족이다.
사춘기 아이들은 엄마아빠에게는 말 못 할 비밀과 고민을 잔뜩 가지고 있다. 선생님에게도 말할 수 없다. 오로지 친구만이 자신을 나누고 공유한다. 엄마는 자식을 다 안다는 착각 때문에 가정에 수많은 문제가 산적해 있다.
이 영화도 그런 가족을 말하고 있다. 가장 가까운 타인, 함께라서 불편한 가족에 대한 이야기다. 아버지가 죽고 난 후 엄마는 자신이 동성을 사랑한다는 걸 알게 되고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 잘 지내고 있지만 아들에게 말할 수 없다.
아들은 캐나다까지 유학을 보내준 엄마에게 효도하고 싶지만 공부는 포기하고 잘하는 요리로 유튜브를 하고 싶다. 이미 캐나다에서 같이 살고 있는 여자 친구를 엄마에게 소개하지만 결혼할 거라는 말을 꺼내는 것도 두렵다. 여자 친구의 부모님도 춘천으로 오게 된다.
이 모두가 전부 한 집에서 잠시 머물게 되면서 관계와 가치관에 대해서 부딪히고 알아가는 이야기다. 이 영화는 예전부터 한국 가정에 가득한 가부장제와 아버지의 권력과 함께, 동성애와 그걸 바라보는 시각의 차이와 엠지세대의 결혼관과 부모세대와의 마찰 그리고 인류애까지 잘 버무려 놓았다.
문제점을 지적하자면 여러 곳에서 드러난다. 하지만 일단 배우들의 연기가 좋다. 장영란, 류경수, 스테파니 리, 옥지영 등 연기들이 아주 좋다. 꼰대 아버지는 정말 욕이 나올 정도로 꼰대진상이다. 나중에 딸이 화가 치밀어 너!라고 아버지에게 대든다.
누군가는 아버지에게 어떻게 그럴 수 있냐고 할지도 모른다. 너! 뒤에 좀 더 거칠게 아버지에게 대들었으면 하는 생각이 나는 들었다. 신파인 듯 신파 아닌 신파가 있고, 코미디라고 하기에는 모자라지만 블랙코미디가 전반적으로 깔려 있다.
일반적으로 주위에서 늘 있는 이야기라서 그런지 재미있다. 보다가 눈을 돌리게 되지는 않는다. 내 처지가 가족이 불편하고, 권위적인 아버지가 가장 가까운 타인이라고 생각이 되면 공감이 확 갈 영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