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래보다 키가 작은 8살 연우의 소원은 키다리아저씨처럼 다리가 길어지는 것이다. 연우는 친구와 놀다가도 시간이 되면 혼자서 놀고 있는 동생을 돌보러 집으로 가야 한다.

엄마는 밤늦게 들어오고, 냉장고 문을 열어도 키가 작아서 반찬통 하나 마음대로 꺼낼 수 없다. 동생은 대여 장난감을 가지고 노는 게 싫어서 그림을 그려 누나에게 보여준다.

연우는 생각이 많다. 키다리 아저씨처럼 되면 냉장고의 반찬도 쉽게 꺼낼 수 있고, 또 엄마가 동생을 혼낼 때, 꺼내는 선반 저 위의 회초리도 치울 수 있는데.

그러다가 친구의 집에 초대되어 갔는데, 친구의 집은 엄마가 모든 걸 챙겨주고 있었다. 가족 안에서 보호받는 느낌을 보는 연우.

연우는 친구의 동생 장난감을 몰래 훔쳐서 가방에 넣어서 동생에게 준다. 훔친 장난감으로 즐거워하는 동생을 보니 미안한 마음에 고개를 들지 못하는 연우.

연우는 그때부터 친구에게도, 동생에게도 다 미안함뿐이다.

친구를 피하지만 친구가 연우를 찾아와 목욕탕 의자를 선물하며, 이 의자를 사용하면 냉장고에 반찬을 쉽게 꺼낼 수 있다는 말에 연우는 생각이 깊어진다.

그 의자에 앉아서 고민을 할 때 빛이 창을 투과해 연우의 얼굴에 떨어진다. 연우는 8살에 어른이 되어 버렸다.

하지만 괜찮다. 연우의 곁에는 연우를 지켜주는 친구도 있고, 무엇보다 훔친 물건을 돌려주려고 하는 진실한 마음을 간직하는 연우가 연우 자신을 응원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세상 모든 연우에게 힘을 보내게 되는 [연우의 마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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