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살 중건은 친구들과 같이 놀고 싶지만, 친구들은 중건을 따돌린다. 아빠도 없고, 가난해서 돈도 없기 때문이다. 그것 때문에 중건은 아이들과 싸우고 때린다.

집으로 와도 엄마는 일 때문에 집을 자주 비우고, 반찬도 변변찮다. 그런데 어느 날 외할머니가 집으로 와서 중건과 같이 살게 된다.

중건은 외할머니에게 짜증을 부리고 항상 씩씩 거린다. 엄마가 없고 외할머니와 둘이 있으면 자꾸 심부름을 시킨다.

할머니가 아프기 때문에 책상 위에 약과 물 좀 갖다 달라고 하면 중건은 약을 버리고 다른 약을 할머니에게 줘 버린다.

그렇게 할머니와 불편한 동거를 하면서 중건은 할머니와 사이가 전혀 좁히지 않는다. 그러다가 아이들이 다시 중건을 따돌리면서 중건의 사정을 놀린다.

화가 난 중건은 또 아이들과 싸운다. 집으로 오는데 쑥을 캐던 할머니에게 욕을 하고 쑥 소쿠리를 발로 밟고 폭발하고 만다.

왜 나한테만 전부 그러는데, 내가 뭘 그렇게 잘 못 했는데. 답답하고 갑갑하고 출구 없는 이 암울한 생활이 전부인 11살 중건은 펑펑 운다.

할머니는 중건을 안아주며 같이 쑥을 캐고 그 쑥으로 떡을 만들어 먹는다. 그때 중건에게 맞은 아이의 엄마에게 전화가 오고,

아이의 엄마와 만난 자리에서 할머니는 같이 싸웠는데 왜 내 손자에게만 잘못만 지적하냐며 아이의 엄마에게 소리를 지른다.

할머니는 중건은 나가 있으라면서 할머니가 다 해결한다고 한다. 중건이 나가고 밖에서 들어보니 할머니가 아이의 엄마에게 싹싹 빌고 있다.

이 단편 영화는 서울국제노인영화제 출품작이다. 중건은 11살에 이미 어른이 되어가고 있었다. 그러면 안 된다는 걸 알면서도 그렇게 해야만 했던 중건은 자신에게 더 화가 났을 것이다.

그렇게 밉고 싫었던 할머니가 나를 위해 무릎을 꿇고 싹싹 빌고 있다. 그랬던 할머니가 응급실에 실려갔다. 상상과 생각을 끊임없이 하게 하는 단편 영화 ‘쑥떡’이었다. 역시 예고편을 찾을 수 없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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