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래에 조깅을 하다 자주 달을 쳐다보게 되었는데,

내가 보는 달은 달의 앞면뿐이라는 생각에 달의 뒤편이 궁금했다.

달의 뒤편으로 돌아가면 다시 저만치 가버리고

주저하다 보면 어느새 달의 뒤편은 사라져 버리는,

그런 느낌의 저녁을 매일 맞이했다.

지금은 계절이 옷을 갈아입는다.

자연은 바뀌는 계절에 맞게 적극적으로 생명을 노래한다.

바뀌는 계절에 적응하지 못하고 한 계절에 머물러 있으려는

늦은 인간은 매일 떠 오른 달을 보며 어떤 의식을 치른다.

달은 혼자라서 외로운 게 아니라 죽지 않아서 외롭다.

별도 죽고,

나무도 죽고,

달을 바라보았던

윤동주도 죽고,

달을 좋아했던 작은 새도 죽었다.

죽은 것들을 죽을 수 있어서 외롭지 않지만 달은 죽을 수 없다.

달이 모양을 자꾸 바꾸는 이유는 외로워서 일테지.

달의 뒤편으로 가서 달을 안아 줄 수 있다면

그 외로움의 조금은 내가 나눌 수 있을 텐데.

옷을 갈아입은 계절의 시작에

서 있으면 어쩐지 시계가 뒤틀린 세계를 통해

달의 뒤편으로 갈 수 있을지도 모른다.

바람에 실려 들려오는 소리가 가끔 들린다.

아마도 달의 뒤편에서 나는 소리일지도 모른다.

그건 분명 추억 속에서만 살아가고 있는 소리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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