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쁜 사랑을 생각하면 눈물이 난다 밥을 한술 떠 눈물에 말아먹었더니 심장이 심한 기침을 한다 너를 은유로써 간직하고 싶지만 너는 너무도 구체적이다 고양이의 폭신한 발바닥 같은 너의 은유는 구체적이어서 쉽게 허물어진다

수고스러움을 버려가며 나는 너의 기억 속으로 허물을 벗고 들어간다 그곳에는 추억보다 고통이 많지만 나는 술이 되어 사람인지도 사랑인지도 모르고 가랑이를 찾는다

너는 나의 메타포라 나는 보이지 않는 헛된 것들을 버리려 태양과 맞서면서 내 몸에서 나는 진실의 냄새를 맡게 되었다 아무리 씻어도 냄새가 난다 나에게 너라는 절망의 냄새가 나고 나에게 너를 잃은 허무의 냄새가 난다 나에게 너가 떠난 소멸의 냄새가 진동을 하고 너를 놓쳐버린 눈이 타들어가는 검은 냄새가 코를 녹인다 그리하여 나는 살기 싫어 죽기로 결심했지만 죽음의 자리는 꽉 차 있기만 하다

떠나가라 가버려라 나는 그저 너를 보고 싶은 것이 아니라 너의 사랑이 되는 것이었다

나를 위해 죽기보다 너를 위해 살기로 했다 어떻게든 살자 이렇게도 살고 저렇게도 살자 너를 떠올리며 눈물에 밥을 말아먹을수록 내 심장은 자신의 역할을 망각한다

나쁜 사랑아 죽고 싶은 것이 아니라 이렇게 살기 싫은 것이다 나쁜 사람아 나는 단지 너를 보고 싶으니 분쇄기에 내 육체를 넣어 갈아다오 그리하여 수만 개의 점이 되면 조수간만의 차가 심해지는 유월에 하늘로 올려다오 저 먼 하늘의 끝에서 너를 지켜줄 수 있게 가끔 별이 떠 있는 밤하늘이 심하게 울면 내가 너를 떠올린다고 생각해 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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