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근래에 나오는 지구 침공 우주 생물체 괴수 영화보다 재미있는 88년 작품 우주 생명체 블롭은 영화 내내 블롭의 완전한 모습은 보여주지 않는다.
하지만 블롭의 일부분이 젤리처럼 나타나 사람들을 죽이는 모습만으로도 영화는 괴수침공의 끔찍함을 잘 보여준다.
괴 생명체 영화의 명작 같은 슬리더도 이 영화를 모티브로 하지 않았나 싶고, 이 영화와 비슷한 우주 생명체 영화는 대체로 러브크래프트의 이야기를 전제로 만들었지 싶은 영화들이 대부분이다.
블롭에서의 압권이라면 여러 짤로 유명한 공중전화 부스 안에서 블롭에게 둘러싸여 겁에 질려 있다가 창밖으로 죽은 사람들이 블롭 안에서 마구 녹아내리는 모습을 보면서 공포가 극에 달할 때 팍, 하는 장면이다.
블롭은 젤리처럼 생겼는데 우주에서 떨어져 최초 발견자 할아버지의 몸을 반으로 녹여버리고 점점 증식해 나간다.
여자를 한 번 어떻게 해보려고 수작 부리는 남자친구도 잠깐 밖에 나간 사이에 블롭이 여자 친구의 몸속으로 들어가 외형을 제외하고는 전부 녹여서 먹어 치웠는데 남자가 차 안으로 들어와서 더러운 손이 쓱 갈 때 블롭에서 당하는 장면 같은 것들에서 블랙유머라든가, 지구인을 돌려 깐다던가 하는 건 없다.
이 시절의 지구침공 괴수영화는 진지하다. 그래서 군인이 대동하고 정부가 나선다. 당연히 그래야 한다. 그러면서 산 채로 잡아야 한다는 명령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블롭에게 당해서 녹아내린다.
특수촬영이 엉성한 듯 보이지만 그래픽보다 더 직물적이라 현실감이 더 든다.
끈적끈적하고 찝찝한데 거기에 잘리고 썰리고 녹아내리기까지 스테레오로 안구를 때려주는 핑크핑크 괴물의 몸부림을 보고 싶다면 블롭이다.
이 영화도 유튜브에 풀려있다. 왜 검색해보지 않고 나는 자꾸 돈을 주고 보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