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이 한 일자로,

방 안은 백색이끼로 가득 차고

이불을 코 끝까지 덮고 있으면

미열이 깊은 열로 그대를 데리고 와,

나는 겨우 못난 손을 움직여

보드라움을 움켜잡고,

이불의 저 끝에서 그대 향기가

오소소 밀려들어,

나는 그만 마른입으로

입술을 내밀고 만다,

심각스런 감기는

지워지고 없는 그대를,

지워지고 없을 나에게 내놓는다.

나는 그제야 무음의 외침으로

하루를 보내던 그대를 제대로 본다.

너는 말하지,

아무 말 없이 옆에 있을 게

나에게 한 없이 무너져 내려도 괜찮아,

밤이 온 세상에 내리면 나는

이불이 되어 너를 덮어줄게,

아침에 눈을 뜨면 조금 나아질 거야

내가 너로 인해 그렇게 했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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