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이 풀렸다. 껍질 같은 두꺼운 패딩과 바지를 벗었다. 그러다 알게 된 사실은 나는 바지를 입을 때 항상 왼쪽 발을 먼저 집어넣는다는 걸 알았다. 습관인 것이다. 그래서 의식적으로 오른 다리를 먼저 바지에 집어넣으니 응? 너무 이상한 것이다.


그러면서 습관에 대해서 생각했다. 나는 양말을 일어서서 신는데 한 발로 버티고 서서 양말을 신은 지 15년이 넘어가는 거 같은데 늘 아슬아슬하다. 그때도 왼발먼저 양말을 신는다.


오래된 습관 중 하나는 소변을 볼 때, 집 안에서 맨발로 있을 때 늘 뒤꿈치를 들고 있는데 이게 뭔가에 도움이 되는지 모르겠다. 어쩌다 습관이 되었는데 고쳐지지 않는다.


아침에 일어나서 이불을 갤 때 이불 끝선과 끝선을 뙇! 맞춰서 개 놓는다. 그렇게 개 놓으면 기분이 아주 좋다.


거의 매일 조깅을 하는데 막바지에 이르러 항상 오르막길을 코스에 넣어서 다리가 끊어질 것 같은 그 느낌을 가진다. 다리에 기분 좋은 통증이 들어야 좀 달렸구만 하는 생각이 든다.


코로나 이후 생긴 습관은 엘베에 타서 버튼을 폰 모서리로 누른다거나 손가락 마디로 누른다. 그 외 습관이 많더라. 매일 비슷한 시간에 비슷한 거리를 지나 커피를 투고하기 때문에 하루이틀 안 가면 사장님이 왜? 무슨 일? 같은 반응이고,


아이패드고 폰이고 아이팟클래식이고 밧데리 성능에 무관하게 백프로 충전시켜놓고 나갈 때 들고 나가고,


생각해보니 인간의 삶이라는 게 습관이 하나씩 모여 이뤄지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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