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래곤볼 제트를 다시 보고 있다. 다시 본다고 하지만 처음 보는 느낌이다. 291편 중 65화를 넘어가고 있다.

65화까지는 베지타에게 죽어버린 친구들을 살리려고 크리링과 오반이 나메크성으로 가서 드래곤볼을 모으는데 베지터와 만나게 되어서 식겁하는데

베지터가 프리저를 배신하고 자봉을 죽이면서 기뉴특전대를 불러 베지터와 크리링, 오반이 한 편이 되는 기괴한 풍경이 이어지고 있다.

도대체 드래곤볼 제트를 언제 봤더라? 지금 다시 보니 이야기가 아주 느리게 흘러간다. 한 편당 25분 정도지만 오프닝과 줄거리 소개 빼고 나면 17분 정도, 1분 만에 끝날 장면도 4분으로 죽 늘어지게 끌고 간다.

전투 장면은 너무나 재미있는데 다시 보니 그런 문제가 있네. 귀멸의 칼날도 시즌 1을 너무나 재미있게 봐버려서 그 후속을 똥꼬 빠지게 기다리지만 환락의 거리 편에서 이야기를 길게 늘어트려 놔서.

이틀 만에 도착해야 하는 오공은 벌써 수십 편이 지나갔지만 아직 우주선 안이다. 베지터와 크리닝은 기뉴특전대에게 당하고 오반은 그 어린 나이에 개 맞듯이 얻어터지고 있다.

드래곤볼 제트를 보면서 크리닝의 얼굴에 코가 있었다면 하는 생각이 든다. 도대체 왜 크리닝의 얼굴에 코를 빠트려가지고 이상하게 개그캐처럼 보이게 만들었나.

지구에서 손오공은 정말 빠르게 날아다니는데 근두운을 타고 다닐 일이 없어 보인다. 더빙판 말고 원작에서 오반은 고항(밥)으로 불리는데 왜 밥으로 불릴까.

그리고 한 편이 끝날 때 피니시송을 들어보면 정말 재미있다. 앞에 아갸갸갸갸갸 하는 거 너무 귀여운 거 아니야. 아무튼 드래곤볼 제트 너무 재미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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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리자를 반으로 절단내고 난 후 손오공은 우주 속으로 나머지는 지구로 와서 행복한 나날들을 보낸다. 부르마는 과학적 지식이 가득하다는 이유로 나메크 별에 따라갔다가 갖은 생고생을 다 한다. 기뉴 특전대 중 한 놈과 몸이 바뀌어 개구리가 되기도 한다.

후리자가 뒈진 이후 지구로 돌아온 나머지 사람들은 평화롭게 보낸다. 부르마는 하고 싶었던 스타일도 자주 바꾸고, 오반은 치치에 의해 유치원 복장으로 바뀌고 수련 대신 공부에 매달리고

야무차도 헤어스타일을 바꾸고 부르마와 사귀게 된다. 부르마가 목숨을 걸고 나메크 별에 간 이유가 야무차를 살리기 위해서다. 야무차가 부르마가 원하는 스타일의 남자였기 때문에.

가장 큰 변화는 코가 없는 크리닝에게 여친이 생긴 것이다. 마론은 부르마와 비슷한 스타일이지만 부르마보다 더 섹시하고 예쁘다. 그래서 크리닝은 언제나 마론에게 잘 보이기 위해 뭐든 다 한다.

하지만 마론은 남자라면 모두에게 친절하고 꼬리를 살랑살랑 흔드는 바람에 크리닝이 힘들다. 한 번 백화점에 쇼핑을 가면 마론이 원하는 걸 다 사가지고 나오느라 앞이 보이지 않을 지경이다.

그런 점 때문에 치치와 부르마는 마론과 크리닝이 사귀는 걸 몹시 반대한다. 거북도사네 거북이가 천살이 되는 날 전부 축하하기 위해 모인 자리에서 마론에게 온 마음을 빼앗겨 넋이 나간 크리닝은 두 사람의 결혼을 축하해 주는 줄 안다.

큰일이다 크리닝. 사랑에 빠지는 일이 이렇게나 무섭다. 이성을 지배하는 뇌 구간이 고장이 난 것이다. 무엇보다 모든 남자들에게 하하 호호하는 마론이 너무나 신경이 쓰인다.

다니자키 준이치로의 소설 속에는 마론 같은 여자 주인공이 잔뜩 등장한다. 옆의 남자 애간장을 태우다 못해 그을음을 내는 마성의 여자. 남자 없이는 살지 못하는 여자지만 너무나 사랑스럽고 예뻐서 남자들은 그녀를 가만두지 못한다.

마론이 딱 그런 여자다. 그래서 부르마는 자신과 비슷한데 자신보다 더 섹시하고 예쁜 마론에게 질투를 느낀다. 무엇보다 마론이 야무차에게 꼬리를 흔들면 미치는 거다.

그리고 손오공이 아직 지구에 오지 않았는데 손오공 없이 마? 마 뭐더라? 마신? 아 갑자기 이름이. 아무튼 드래곤볼 시리즈 1에서 갇혔던 그 녀석이 깨어나 아쿠아 머시기로, 그러니까 전부 뱀파이어로 만드는 무시무시한 녀석과 싸워서 이긴다.

오반은 점점 몸이 지 아버지처럼 탄탄하고 근육질이 되어 간다. 아직 초딩인데. 그리고 코가 없는 크리닝은 자신이 아무리 마론에게 잘해줘도 마론의 마음은 늘 다른 곳에 있다는 걸 알고 이별을 고한다.

그 헤어짐이 얼마나 애틋한지 크리닝. 그렇게 전부 평화를 되찾고 다시 각자 할 일을 하며 보내는 와중에 베지타가 지구에 도착을 한다. 베지타가 지구에 도착을 했을 때 스타일이 또 바뀐 부르마가 베지타를 홀짝 벗겨서 샤워를 시키고 베드맨이 프린트된 분홍 난방과 겨자색 바지를 입혀서 베지터가 화가 나지만 부르마가 스타일 산다며 토닥인다.

그러는 와중에 지구에 이상한 기운이 감지되고 되살아난 후리자가 자신의 아빠를 데리고 지구침공을 온다. 두둥. 그 뒤에 트랭크스가 나오고 뭐 그러지만 치치의 오반을 향한 학구열과 여자들의 질투와 남자들의 힘자랑, 그리고 맛있는 것과 스타일 같은 것들이 나오는 평화로운 모습이 보기 좋았다.

드래곤볼은 쓸데없이 잔인한 장면이 많다. 일단 반으로 절단 내버리거나 몸을 뚫어버리는, 꽤나 고어한 장면이 있고, 야한 장면도 꽤나 있다. 이 모든 게 드래곤볼에서 자연스럽게 녹아들어서 보다 보면 쓱 지나가는 게 재미있는 드래곤볼 제트 120화 정도까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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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래곤볼 제트를 어느덧 140화까지 봤다. 그렇게 몇 화에 걸쳐 어렵게 보내버린 후리자가 지보다 더욱 강력한 지 아버지를 데리고 온다. 후리자가 살아 돌아왔다는 사실에 평화롭던 지구가 멸망분위기에 접어드는데 미래에서 트랭크스가 와서 십 초 만에 후 부자를 없앤다.

그리고 삼 년 후에 2인조 인조인간에 대비하라며 다시 미래로 간다. 손오공은 슈퍼초초초사이아인임에도 심장병이 걸린다. 질환이 있으면 약 좀 묵으라. 아픈 걸 두려워해야지 약 먹는 걸 두려워하지 말라고 의사가 그랬지.

크리닝을 떠난 마론도 세계를 돌며 여러 남자들을 만나 놀다 보니 크리닝이 최고라며 다시 거북도사네로 오고. 치치는 오반의 학업에 열을 올린다. 트랭크스는 부르마와 베지타의 아들이며 3년 후에 트랭크스는 아직 아가아가다.

그렇게 3년이 지나 인조인간에 대항을 하는데 트랭크스가 말한 미래가 아니었다. 2인조였던 인조인간들이 3인조가 되었고 말도 안 되게 강력해져 있다. 미래가 틀어진 것이다. 트랭크스가 시간의 패러독스를 건드렸지만 평행하는 시간 우주 속에 또 하나의 시간대가 형성이 되어서 그것대로 미래가 된 것이다.

오반이 묻는다. 왜 이토록 미래를 바꾸려 하느냐? 트랭크스는 자신의 세계 속 미래는 인류가 대부분 멸망했기 때문이다. 그 세계의 부르마는 그저 날뛰는 야생마 같은 여성이 아닌 마치 마리아 같은 과학자의 모습이다. 드래곤볼의 세계관은 이후에 나오는 타임머신, 타임슬랩 영화에 지대한 영향을 준 것 같다.

며칠 전에 본 바디스도 과거로 가서 멸망하는 영국을 막으려는 이야기다. 드라마 속 시간 패러독스 이야기는 인기까지 끌어야 해서 막장 요소가 많다. 과거로 가서 젊은 자신의 엄마를 꼬셔 결혼을 해서 아기를 낳았는데 그게 미래의 자신이다.

독일의 수작 시리즈 ‘다크’도 그렇다. 주인공의 동생이 과거로 가서 미래로 와야 하지만 그 과거가 마음에 들어 그대로 눌러앉아서 주인공의 엄마와 결혼을 해서 미래에는 주인공의 아빠가 된다. 시간대가 틀어지면 이런 막장이 일어난다.

12 몽키즈에서도 바이러스로 인류가 거의 멸망이 된 미래에서 과거로 온다. 터미네이터 역시 그렇고, 마블 시리즈의 타임 패러독스에서도 그렇다.

드래곤볼에서 트랭크스가 과거로 와서 괴로워하면서 고민하는 부분이 자신이 알고 있는 미래가 아닌 것 때문이다. 그래서 미래가 망가져서 암울해서 그걸 바로 잡으려고 과거로 가서 제대로 사건을 해결하면 원래 망가진 미래가 바뀌는 게 아니라 평행우주 속에서 시간대가 하나 생성 되어서 새로운 미래가 생겨나는 것이다. 망가진 미래와 안 망가진 미래, 두 가지의 미래가 각각 평행하게 된다. 또 다른 과거의 버전이 있다면 세 가지 미래, 열 가지 미래가 부딪히지 않고 평행우주 속에 생기는 것이다.

과거하면 터미네이터 시리즈인데 역시 그런 걸 말하고 있다. 마지막에 나온 애니 터미네이터 제로를 봐도 그렇다. 세상을 구하기 위해 세상을 망하게 한 것이 바로 자신이라는 것. 이 같은 모순은 현실의 평화를 위해 전쟁을 하는 것과 비슷하다.

터미네이터와 바디스를 보면 시간을 통과할 수 있는 유기체뿐이라 발가벗고 시간을 관통한다. 바디스에서는 옷을 입었더라도 시간을 통과하면서 옷이 사라진다. 하지만 12 몽키즈에서는 옷을 입은 채로 통과한다. 잘못 통과해서 북한으로 가는데 북한이 나오면 좀 웃김.

터미네이터에서도 유기체만 통과해서 옷을 벗고 통과한다는 설정인데 T1000 같은 경우를 유기체로 볼 수 있나 하는 거다. 쇠붙이의 기계인데 티천이 통과할 정도면 옷을 입고 통과해도 될 텐데 1편에서 애매한 설정으로 해놔서 이후 나오는 모든 과거 통과 버전에서 전부 발가벗는다.

드래곤볼에서 트랭크스도 그대로 그 모습으로 시간을 관통해서 왔기 때문에. 어떻든 140화까지는 3인조 인조인간이 나타났고. 그들에게 창조주인 닥터 게로도 죽고. 셀이 막 등장. 마론은 크리닝을 기다리다가 기다림에 지쳐 세계의 여러 남자친구들을 불러 다시 여행을 떠난다. 안녕! 하며. 그 덕분에 크리닝은 후에.

아무튼 드래곤볼의 세계관 속에는 영화에서 나오는 많은 설정이 이미 선보였다는 것이다. 스마트워치도, 현실에서 아이를 향한 엄마의 학업열과 아무리 전투를 잘하는 사람이라도 병이 걸리면 이길 수 없다는 것 무엇보다 남녀관계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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