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모지리가 두 주먹 불끈 쥐고 병원에 한 번 가보라고 하는 자기 세계에 빠져 영혼이탈웅변을 할 때 다시 본 [길위에 김대중]은 울컥 그 자체였다.
엄혹한 시대에 몇 번이나 감옥에 갇히고 정보부에 납치되어 밧줄에 꽁꽁 묶여 가면서도 사람들을 위해 민주주의 열망이 꺼지지 않았던 사람이라는 게, 말로만 하는 소신이라는 게 이처럼 처절하고 멋있게 보일 수가 있을까.
풀려나서 오랫동안 가지 못했던 광주로 기차를 타고 가면서 창문 밖으로 자신 하나만 보러 온 어마어마한 인파에 손을 내밀었다가 아이처럼 우는 모습에서는 정말 울컥해 버렸다.
박정희, 전두환이 가장 두려워했던 사람, 사형수에서 대통령이 된 사람. 그 과정이 그야말로 험난하고 험난해서 마치 촐라체 속의 크래바스의 날카로운 끝에 찔리고 찔려도 다시 일어나야만 가능한 일을 했던 사람.
전두환이 사형선고를 내렸을 때 미국, 독일, 일본 등 다른 나라 정치인들과 수많은 국민들이 김대중의 사형은 안 된다며 전두환을 압박했다. 박수가 절로 나오는 장면이었다.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게 하는 건 정말 어마어마하게 어려운 일인데 김대중 대통령은 사람들의 마음을 한 곳으로 모으고 길거리로 나오게 만들었다. 한 아주머니는 오늘 장사는 안 해도 된다, 오늘 김대중을 보러 나왔다, 제발 이 나라를,,, 같은 말을 했다.
모지리 정부와 사악한데 머리까지 나쁜 여자가 나라를 좌지우지하는 작금의 시대에 길위에 김대중은 끝으로 갈수록 가슴이 뜨거워지는 게 느껴진다.
두 시간의 러닝타임이 절대 길게 느껴지지 않는다. 빨리 후속 편을 보고 싶다. 후속편의 제목은 [대통령 김대중]이라고 들었는데 아무튼 빨리 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