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 7편의 단편들로 이루어진 옴니버스 구성인데 3편만 극장 개봉을 했었고, 나머지는 오티티로 풀리는 영화다.

공포영화의 형식이지만 공포영화보다는 일본의 기묘한 이야기나 미국의 환상특급, 여욱의 블랙미러 같은 분위기의 영화다.

타로가 제목이지만 타로는 내용과 연관이 없다. 주인공들이 타로카드를 주웠는데 사건이 터지고 만다.

시각적으로 공포특급을 보여준 이야기는 세 번째 덱스가 주인공으로 나온 이야기였다. 오래전에 외국의 공포 단편을 올렸을 때의 내용과 비슷하다. 뚱뚱한 여자가 자신의 살을 깎아내고 잘라서 말라깽이가 되어버리는 이야기.

이 영화에서는 더 나아가서 배달원 덱스를 끌어들여 무서운 이야기를 더 끌어올린다. 덱스가 연기를 못하는 건 아닌데 잘 하는 것도 아니다. 마치 졸업작품 연극을 보는 것 같다.

시각적으로 볼 거리는 없지만 개인적으로 마음에 드는 이야기는 두 번째 고규필이 나오는 이야기 ‘고잉홈’이다. 한 가정의 아버지인 고규필은 바람을 피우다가 아내가 의심을 하는 바람에 일찍 나와서 집으로 가려 한다.

전화가 오는 아내에게 회사 회식과 함께 부장님과 있다고 하는데 아내는 믿지 않는다. 바람을 피우다가 나오려는데 애인이 너의 부인에게 전화를 해서 다 일러바칠 거라며 전화를 걸어서 다 불어 버린다. 순간 화가 난 고규필은 손에 가지고 있던 볼펜을 애인의 목에 꽂아서 죽인다.

나와서 택시를 탔는데 기사는 욕을 잘 하는 이상한 사람이었다. 택시도 자기 차가 아니고, 전화를 하는데 피를 빼고 넘기라느니 같은 말을 한다. 그리고 산속으로 들어가서 택시를 세운다.

밖에서 통화를 하는 기사의 내용을 듣고 고규필은 볼펜으로 또다시 기사의 목을 찔러 죽여 버린다. 이건 정당방위야 이 잭잭이야. 그리고 고규필은 시체를 가지러 온 두 사람도 죽이고 만다.

얼굴과 옷에 피를 묻히고 산을 내려와 도로를 걷다가 경찰에게 붙잡힌다. 모텔에서 투숙한 애인을 죽인 용의자로 체포된다. 그러다가 경찰차 안에서 볼펜으로 경찰 두 명도 죽이고 만다.

그러나 고규필은 자신의 망상이 결국 살인을 하게 만들었다. 애인은 아내에게 전화를 했지만 실은 폰만 들고 전화하는 척만 했는데 고규필은 순간 올라오는 화를 누를 수 없어서 죽이고 만다.

이런 일은 요즘 뉴스를 채우는 미친놈과 비슷할지도 모른다. 순간 욱해서 수영장에서 30대 남자가 7살 남자아이 얼굴을 잡고 물어 집어넣는 사건처럼 말이다. 순간 욱해서 사람을 죽여도 우리나라는 법이 사람들의 눈높이와 달라서 아주 짧은 형량이거나 아니면 집유가 될 수도 있다.

요즘 국회 청문회를 보면 이런 미친놈들이 많아도 너무 많아서 놀랐다. 청문회 아니었으면 이런 놈들이 정부에서 일하고 있다는 것을 알지도 못했을 것이다. 강유정 의원한테 막 대드는 재순이 봤지? 이야 신박해도 이렇게나 신박한 인간들을 어떻게 그렇게나 잘도 뽑을까 용산 모지리야.


일곱 가지의 이야기를 마저 봤다. 극장에서 공개한 세 편을 제외한 나머지는 야스 장면이 있는 편도 있고, 욕설이 심한 편도 있다.

지난번에 말했지만 이 옴니버스 영화들은 귀신의 공포보다는 환상특급의 분위기다. 인간이 더 무섭다는 것을 잘 보여준다고 생각된다.

인간이 인간에게 가장 흉포한 괴물이 되고 가장 무서운 공포를 선물하고 가장 악독한 존재가 인간이다. 브이제이 썬자 편의 썬자는 정말 욕을 아즈그냥 맛깔나고 십창 나게도 한다. 그리고 아주 충격적이다. 고어가 쩔어.

박하선 주연의 임대맘 편이 몹시 흥미로웠다. 임대 아파트에 사는 사람을 무시하는 잘 사는 아파트 엄마들. 자신의 아이가 아파트 놀이터에서 유기견에게 물려서 위험한 순간에 같은 반 아이가 살려주고, 그 아이의 엄마(박하선)를 심부름도 하고 운전기사로 고용한다.

박하선은 그러나 계속 1동 엄마들에게 개무시를 당한다. 화장실에 가고 싶은데 임대 사는 사람은 화장실에도 들어가지 못하게 경비가 막고. 그러다가 화장실 앞에서 서서 오줌을 싸고 만다. 당할 수 있는 갖은 모욕을 당하며 딸을 위해 견디던 박하선은 딸이 도둑으로 몰리는 것에 참지 못하고 결국.

내가 일하는 건물의 화장실 청소 해주는 이모님이 있는데 나와 친하다. 매일 10분 정도는 이야기를 주고받는다. 이모님이 나이도 많으신데 책도 좋아하셔서 그런 이야기도 꽤나 잘 통한다.

그러다가 며칠 동안 보이지 않았다 얼마 전에 갑자기 관뒀다면서 인사를 하러 오셨다. 아주머니는 원래 건물 번영회 소속으로 일을 하시다가, 용역업체로 넘어갔다. 그런데 번영회 소속일 때 회장이 8월부터 월급이 오를 거라고 했는데 월급이 오르지 않아서 업체 사무실에 가서

경리 보는 여자에게 이런이런 이유로 오게 되었습니다.라고 했는데 느닷없이 여자는 이모님에게 소리를 지르고 다짜고짜 욕을 하면서 왜 우리가 그 돈 떼어먹었을까 봐! 하면서 하대했던 것이다. 이모님은 과호흡이 오고 너무 당황스럽고 해서

그때는 그 자리에서 나왔는데, 이모님이 일을 잘 못해서 혼이 나고 욕을 듣는다면 이해하고 받아들이는데 월급 오른 건에 대해서 물어봤을 뿐인데 부리는 사람이라고 쌍욕을 박는 것에 너무 기분이 나쁘고 억울하다면서 마지막 인사를 하고 가셨다.

그때 많은 이야기를 했다. 노동부에 고발할 수도 있고, 억울한 것에 대해서 풀어버릴 수 있는 것들에 관한 것부터 이런저런 이야기들을 나눴다. 이모님은 평생 건물의 화장실 청소를 해오셨는데 정말 많은 사람들을 봤다고 했다.

모든 사람들이 무시를 하는 건 아니지만 무시를 하는 사람들을 봤는데 그들이 벌을 받고 잘 살지 못하면 좋겠는데 이상하지만 현실은 그 반대라는 것이다. 그런 짓을 하고 천벌을 받을 거야, 같은 말은 그저 희망고문일 뿐이다. 전두환을 봐라 그렇게 엄청난 짓을 저지르고도 천수를 누리다 갔으니.

아무튼 영화는 재미있게 봤다, 이주빈이 대역죄인꽃거지 모습으로 나오는 백 룸 같은 편까지. 7편 중 4편은 강도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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