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라고는 5살 유키(이름이 생각 안 나서 그냥 유키로) 밖에 없는 유학생 송은 어느 날 학교 계단을 내려가다가 시바사키 고교 축제를 준비하던 밴드는 송에게 보컬제안을 한다. 일어가 서툰 송은 그래, 오케이, 하이 라며 승낙을 하고 나중에 보니 자신이 보컬을 맡게 되었다는 사실에 무리라고 한다.
하지만 어떻게든 블루하트로 축제에서 노래를 성공시키고픈 밴드 멤버들. 밴드는 전설의 록 그룹인 블루하츠의 ‘린다 린다 린다’를 성공적으로 부르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드럼의 쿄코, 밴드의 리더이자 까칠한 기타의 케이, 음식을 하면 짜게 만들지만 실력 좋은 베이스의 노조미. 그리고 보컬의 한국 유학생 송. 이들은 밴드 연습 할 수 있는 공간에 모이는 것조차 힘들다. 서로 시간이 맞지 않아 다 모이면 다른 밴드에게 내줘야 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어떻게든 연습을 이어간다.
모두가 떠난 밤에 조용한 고양이처럼 노래를 부르고 연습을 하다가 현타가 온다. 이렇게 한다고? 하면서. 이 아이들이 고군분투하는 과정에서 마음에 드는 건 좌절하지 않는다. 그냥 그러려니 하며 힘든 과정을 그대로 받아들인다. 특히 배두나, 카시이 유우의 송과 케이가 밤새고 세수를 하러 후반부에 화장실에서 송은 한국말로, 케이는 일본말로 잘 알아듣지는 못하지만 마음이 통하면 각자 내뱉는 나라의 언어로도 마음이 통한다는 걸 보여준다.
이들의 밴드 연습실에는 마를린 맨슨, 버브의 애쉬 크로포드, 오아시스, 레드 재플린 같은 록밴드의 사진들이 죽 걸려있는데 그런 모습을 보는 것도 재미있다. 이 영화에는 초현실 장면이 나온다. 꿈을 꾸는 장면인데 그런 장면이 좋다.
마지막 늦어버린 축제 밴드 무대에 시궁창 쥐처럼 비를 쫄딱 맞고 맨발로 무대에 오른다. 학교 아이들은 지칠 대로 지쳐서 무대를 본다. 송은 연습을 많이 했지만 너무나 떨린다. 그래서 자신들을 소개할 때 “파란 마음 데스”라고 해버린다. 하지만 노래를 부르기 시작하고 린다린다린다를 외칠 때 학교 아이들이 전부 일어나서 떼창을 한다. 신난다 야호다.
가사는 파란 마음 밴드부 아이들의 마음을 대변한다. 틀어진 관계, 서먹한 관계, 어긋한 관계, 힘든 관계를 풀어 버리듯 송은 노래하고 밴드는 연주를 한다. 영화는 청춘 성장물이다. 성장 영화는 대체로 재미있다. 몇 번을 봐도 좋다.
블루하츠는 87년에 결성되어 95년까지 활동한 일본의 펑크 락 밴드다. 우리나라의 크라잉 넛, 천조국의 그린데이가 펑크 락을 미친 듯이 했었다. 크라잉 넛은 현재진행형이다. 블루하츠의 보컬은 공연에서 늘 이상한 표정을 짓는 것으로 유명한데 이유는 락을 하는 사람은 멋진 사람이 아닌 나 같은 이상한 놈도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한다.
전부 일본 인으로 밴드구성을 했는데 감독인 야마시타가 설정을 보컬은 유학생으로 하자고 해서 배두나를 섭외했다고 한다. 이런 설정 때문에 마츠야마 켄이치가 송에게 사랑을 고백하는 장면이 재미있다.
소각장에 가면 너를 마주치기 때문에 늘 소각장에 너를 보러 갔다며 마츠야마가 어설픈 한국어로 말을 하고, 송은 아, 아, 하다가 한국말로 빠르게 말을 휙 해버리는 장면들. 사랑고백에 소각장이 나오는 것은 청춘 영화밖에 없을 테니까.
밝은 영화는 아니지만 그렇다고 슬프지도 않다. 그 이유는 노래를 연습할 수 있는 친구들이, 일본 친구들이 있기 때문이다. 5살 유키가 학교 축제에서 송에게 너 친구가 있네?라고 할 때 송이 무심하게 응 하는데 좋은 장면이다. 파란 마음과 함께 공연 준비를 하고 싶다면 봐도 좋을 ‘린다 린다 린다’였다.
파란마음의 린다 린다 린다 https://youtu.be/R110dpl_5Fc?si=H9FKiz_ydcA3cPq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