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사는 곳은 바닷가이고 거대한 회사가 있어서 외국인 기술자들 때문에 외국인들이 가족단위로 많이 살고 있다. 그리고 100퍼센트라고 해도 될 만큼 전부 강아지들을 키우고 있다. 그들은 보통 하루에 두 번 이상 강아지들을 산책시키는 거 같다.
여름의 쉬는 날에는 바닷가에서 고등어구이처럼 태양 밑에서 몸을 이리저리 태우며 소설을 읽곤 한다. 그러다가 몸이 스리랑카 사람들과 구분이 되지 않을 정도로 타면 일행과 함께 카페에서 시원한 음료와 샌드위치 같은 걸 먹는 걸 좋아한다. 날이 뜨거우면 뜨거울수록 외국인들도 많이 나와서 썬텐을 즐기고 있다. 그들은 몸이 뚱뚱하거나 맞는 수영복 따위가 없어도 별로 개의치 않고 썬텐을 즐긴다.
한 번은 그러고 있는데 저 앞에서 개의 목줄을 놓친 외국 여성이 개를 막 부르는 거다. 하지만 개는 이미 신났다. 바다에 들어갔다가 나와서 모래에 몸을 비비고 하하하 완전 신났다. 개의 입장에서는 야호다. 저 멀리 보이는 모습을 보며 외국 여성이 개를 놓쳐서 고생을 하네,라고 생각을 했다. 그런데 개가 너무 신난 나머지 주인의 손을 벗어나 나에게 막 달려오는 거다.
그 모습이 슬로모션으로 보였는데. 어어 하는 찰나 개가 혀를 내밀고 나에게 달려와서 신나게 몸을 털었는데 모래가 마치 산탄총알처럼 파바다다다닥 책과 나의 얼굴과 일행의 몸 여기저기에 막 튀었고, 주인이 달려와서 난처해하기에 일행이 영어로 괜찮다고 막 말했는데, 개의 주인은 독일인이더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