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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시대
변우민 주연으로 88년에 나온 대학생 청춘물이다. 이맘때 대학 청춘 물로 일 년 전에 나온 이규형 감독의 미미와 철수의 청춘 스케치가 있는데, 박중훈이나 변우민이나 세상 지질하고, 대학은 갔으나 성적이 나오지 않아 아버지와 사이가 좋지 않고 그저 여자 뒤꽁무니만 쫓아다닌다.
이 영화 청춘 시대나, 미미와 철수의 청춘 스케치가 비슷한 이유는 이규형이 청춘 스케치에서는 감독이고, 이 영화의 각본을 맡았기 때문이다.
많은 사람들이 추억이라며 그저 영화를 반기는데 이 영화 보면 변우민이 여자 친구 꼬시려고 24시간 그 생각뿐이고, 여자 친구는 변우민이 봉이다.
거리를 걷다가 나를 정말 좋아한다면 옷을 다 벗어 봐. 라고 해서 변우민은 길거리에서 바지를 내리다가 경찰에 잡혀간다.
그런 영화다. 88년 당시의 모습을 볼 수 있어서 그건 좋다. 변우민도 젊고 날씬하다. 청춘은 그래서 좋다. 아무리 많이 먹어도, 아무리 적게 움직여도 살이 찌지 않는다. 나도 군대 있을 때 사진 보니까 도대체 허리가 저게 개미가 와서 인사할 정도였다.
아무튼 80년대 말의 분위기, 겉으로는 가장 활발하고 고도성장의 중심에 있어서 밝고 맑은 청춘들과 사람들의 모습을 볼 수 있다. 돌핀 전자시계를 차고 있는데 그런 모습이나 당시 패션, 한창 한국에 붐을 일으켰던 홍콩 영화 속 유덕화 청바지 같은 것들.
포장마차의 잔 술이나, 그나저나 결말이 또 생각이 안 난다. 변우민과 여자 친구는 둘이서 등산을 갔다가 깡패들을 만나 돈을 다 털린다. 여기서도 변우민은 깡패들에게 잡혀 물구나무를 서고, 여자 친구는 지갑째 빼앗겨 다 털린다. 결말은 둘이서 결혼을 한다.
70년대 바보들의 행진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하다. 내용도 그렇고 전달하고자 하는 뭐 그런 것도 그렇고. 바보들의 행진을 누군가 희망적인 비극적 자화상이라고 했는데 그런 의미가 전달되게 영화적 장치를 잘 만들었다. 하길종 감독으로 대부를 만든 코폴라 감독과 같은 영화 학교 동기다.
안문숙의 20대 모습도 볼 수 있는 청춘시대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