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생이라는 게 한 번뿐인 삶이라 일생이라 하잖아. 우리의 삶도 이생, 삼생이면 참 좋으련만 한 번뿐이라 늘 불안해. 적어도 나는 그래.
일생을 지탱하는 일상이라는 게 고요한 물처럼 지루하고 오물처럼 따뜻하지만 거기에서 벗어나려고 쇼핑을 하고, 친구를 만나고, 술을 마시며 내 자취를 남기려 하는 거 같아.
하지만 이 지루한 일상에 작은 파문이라도 일렁이면 그 작은 변화에 허덕이며 좌절하고 절망하며 울면서 지루한 일상을 그리워해.
불행은 일상 속에 숨어 있다가 의지와는 상관없이 달려들잖아. 인간의 삶이라는 게 말로 할 수 없을 정도로 아슬아슬하고 유리병처럼 위태롭기만 해서 어느 날 나도 모르게 유리병이 깨지듯 와그작 삶이 깨져버리기도 해.
지난 시간을 돌아보면 추억은 참 아름다운데 기억은 아프고, 상처와 고통으로 채색된 시간일지라도 지나고 나면 아름답게 포장이 가능한 거 같아.
어제와 다를 바 없는 오늘을 보내고, 오늘과 같은 내일을 보낼 수 있다면, 행복하진 않더라도 덜 불행한 것 같아서 나는 만족하는데 어쩐지 그것마저 꽤 어려운 일인 것만 같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