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마음에 드는 영화다. 인간들이 바다에 버린 쓰레기와 기후 변화 따위로 똑똑한 민물 상어가 된 릴리스가 파리의 세느 강으로 가서 인간들을 초토화 시켜 다 죽여 버리고 아포칼립스로 만들면서 영화는 깔끔하게 끝난다.

영화는 초반부터 쓰레기로 뒤덮인 바다로 들어가는 생물학자들을 보여준다. 그들이 작은 상어를 연구하며 추적기를 달았는데 그 상어가 릴리트라는 이름의 청상아리다.

그런데 릴리트가 어느새 7미터나 되는 거대한 상어가 되었다. 공격성이 없었던 릴리트에게 전부 물어뜯기고 몸이 분리되는 사고를 겪고 3년이 지난다.

파리는 한창 올림픽 전초전으로 철인 3종 경기에 매진이다. 그러나 세느 강은 똥물 수준에 강에서 오래된 포탄이 발견되고 엉망이다. 하지만 시장은 사람들에게 알리지 않고 깨끗한 파리의 세느 강 같은 이미지로 경기를 해결하려고 한다.

그러나 강에 상어가 돌아다닌다는 사실을 믿지 못하고 경기를 열면 안 된다는 주인공들을 쫓아낸 시장은 경기를 열지만 지옥이 펼쳐진다.

이 영화에서 재미있는 부분은 환경을 생각하며 상어를 바다로 돌려보내려는, 그린피스 같은 조직의 스무 살의 여자가 상어를 죽이려는 한강경찰 같은 세느 강 경찰들의 신호를 끊고, 사람들을 대동해서 릴리트가 있는 강으로 가서 자신의 방식으로 돌려보내려 한다.

그 과정이 답답하고 갑갑하다. 말도 안 통하고, 유튜브로 인간들이 상어를 죽인다며 상어를 돌려보내야 한다며 릴리트를 유인하는데 상어가 두 마리가 온 것이다. 보면서 상어 새끼야 저 여자 좀 잡아 묵으라, 같은 생각을 할 때쯤 확 뛰어올라 여자를 반동 가리를.

이전의 상어 영화들과 다르게 한 마리가 사람을 물어서 피를 내면 여러 마리가 달려들어 머리, 팔, 다리를 물어서 뜯어 가는 장면이 굿이다.

거기에 온갖 자신의 업적만을 생각하는 여자 시장도 으이구 저 독불장군 같은 여자 시장도 좀 잡아 묵으라 하는 생각이 들 때쯤 화악 전부 다 ㅋㅋ. 시원시원하게 다 죽어 나간다.

릴리트는 인간들 때문에 민물에 적응하는 상어가 되면서 자웅동체까지 되어서 뱃속에 수십 마리의 새끼 상어를 배고 있다. 머리까지 비상해서 지상에서 군대가 동원되어 총을 난사할 때 이리저리 휙휙 유영을 하며 강바닥에 깔린 포탄을 터트리게 해서 세느 강이 완전 범람하고 흘러넘쳐 지옥이 된다.

릴리트가 어느새 수십 마리의 릴리트가 되어서 철인 3종 경기를 하던 인간들도, 강변에서 구경하던 인간들도 전부 물에 빠지고 죽고 몸이 반동 가리 나고 야호다. 나 변탠가.

달려온 릴리트들 한자리에 모여 앉아, 즐거워 이빨 치며 함께 보는 지옥 강물, 신난다, 재미난다, 릴리스 명작 이야기.

프랑스에서 이 영화를 아주 싫어할 것 같다. 안 그래도 올림픽 반대 시위하느라 세느 강에 막 응가를 싸고 난리도 아닌데. 강물 수질도 너무나 엉망이라 수영할지도 모르는 판국에 릴리트 덕분에 시원한 지옥도를 보게 해준 불란서 영화 ‘센강 아래’에서였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