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매운 걸 먹지 못하는데 오늘은 매콤한 오징어 볶음을 해 먹었어. 오늘, 유월은 날이 좋아 모든 풍경이 평화로워 보여.


이제 곧 레인시즌이 이어지다가 밤에도 잠들지 못하는 폭염이 덮치겠지. 인간사는 생사를 넘나드는 일들이 매일 일어나는데 유월의 풍경은 반기라도 하듯 평온하고 평화롭고 적요하기까지 해.


동화 속 평화로운 나라 같아서 이상해. 시끄러운 소음 속에 계속 있으면 고요를 알아가는 것만큼 이상해.


이런 날은 매운 걸 먹지 못하는데 매콤한 오징어 볶음을 먹는 거야. 매운 걸 못 먹는 내게 매콤한 오징어 볶음은 그런 거야. 이상하지만 이상하지 않은 거. 일탈 같은 거지.


투르게네프가 와서 유월은 잔인한 달이야 이렇게 아름다운 날에 난 이 아름다움의 끝에도 미치지 못해, 하며 환멸을 울부짖는다 해도,


대문호 도스토옙스키가 유월은 그야말로 지옥이군,라고 한들 유월의 밤이 되면 그동안 거적때기처럼 쌓여있던 절망도 함께 버리고픈 달이야.


매운 걸 못 먹는 나는 오늘 매콤한 오징어 볶음을 해 먹었어. 오늘, 유월의 세상은 매콤한 오징어 볶음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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