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수꾼을 다시 한번 봤다. 여학생들의 성장 이야기는 꽤 많이 있는데 남학생들의 성장물은 많이 없었는데.
여자들의 성장 영화로 고양이를 부탁해가 있다면 남학생들의 성장은 바로 파수꾼이라고 생각한다.
삐딱한 방법으로 자신의 존재를 인정받으려는 기태를 이해한다. 기태는 시종일관 욕을 하면서도 천진난만한 미소를 짓는다.
예전에 보면서 제목이 왜 파수꾼일까 생각했다. 기태는 좋아하는 친구에게 삐딱하게 말하고 폭력도 행사한다. 이상하게 보이지만 그게 기태의 다가가는 법이다.
기태는 엄마의 사랑을 받지 못하며 자랐다. 제목이 왜 파수꾼일까 하며 보다 보니 기태는 홀든 콜필드의 모습을 닮았다. 호밀밭의 파수꾼의 홀든 콜필드 녀석의 모습이다.
영화 이야기는 전체적으로 어둡다. 하지만 남학생들만의 재미를 보여주는 테이크로 이루어져 있다. 밝은 어둠이다. 마치 백야에 떨어진 듯한 느낌이다.
절친인 희준을 괴롭히는 기태도, 이를 악물고 괴롭힘을 당하는 희준도, 그리고 그 모습을 보다 결국 터지고 마는 동윤도 모두가 백야에 서 있는 것 같다. 위태위태하다.
홀든 콜필드 녀석도 위태위태했다. 선생님은 뭐가 다른데요? 선생님 눈에도 전 그냥 유령이잖아요. 한 번도 저한테 말 걸어 주신 적 없잖아요.라고 홀든 녀석이 소리를 질렀다.
홀든 녀석은 모든 일을 불평으로 일관해버리는 말투와 늘 삐딱한 태도와 시선으로 욕을 뱉어낸다. 어른들은 홀든을 늘 불만에 가득한 문제아라고 낙인찍어버린다. 그리고 홀든은 퇴학까지 당한다.
홀든 녀석은 모든 과목에서 낙제점을 받지만 작문에는 재능을 보였다. 어른들의 세계에는 혐오를 드러내지만 세상을 떠난 어린 동생에게는 여리고 여린 마음을 드러낸다. 벽처럼 단단한 마음의 틈으로 동생을 향한 추억 어린 그리운 마음이 뚫고 나온다.
홀든의 이야기는 당시 추악한 위선으로 얼룩진 세상을 바라보는 상처 받은 청소년의 모습을 사실적으로 그려냈다.
이 영화 파수꾼이 그렇다. 세 명은 상처를 주는 동시에 상처를 받았다. 주인공 녀석들에게 몰입이 안 될 수가 없다. 기태도, 희준도, 동윤도 좀 더 행복했다면 하는 생각이 들었던 영화 ‘파수꾼’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