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이 벌써 세월호 10주기야, 대부분 10년 전 416이 생각날 거야. 나는 일하면서 컴퓨터 우측 상단에 띄워놓은 유튜브 실시간으로 배가 침몰하는 걸 계속 보고 있었거든. 충격이었지.


그때 막 엄마들이 팽목항에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그 모습들 하며, 나오지 마라 같은 말들과 오전 10시에 배가 점점 기울더니 반 정도 가라앉다가 배의 모습이 사라지는 그 모습을 실시간으로 보니까 기분이 이상하더라고.


배가 완전히 침몰하고 나서 좀 지나서 아이들의 배 안에서의 영상이 공개됐잖아. 그때 아마 사람들이 멘붕이 왔나 봐. 숨이 콱 막힌다는 공포가 막 느껴지는 거지. 물이 눈으로, 머리로 들어차서 빠져나가지 않는 생각이 잠들면 꿈으로 나타나더라고. 그래서 이태원 참사 때에도 너무 힘들더라고.


여기 지방에서도 매주 탄핵집회가 열렸거든. 나는 거기까지 조깅할 겸 해서 갔지. 빠지지 않고 참석한 거 같아. 그때 집회에 가면 이런 표어를 줬거든. 거기까지 쉬지 않고 달려가면 4, 50분 정도 걸리거든. 모르는 이들과 함께 목이 터져라 외치면 좀 괜찮더라고.

두 달인가? 집회할 동안 매주 가서 받은 표어를 일하는 문에 다 붙여 놨거든. 사진 잘 보면 테이프 보이지? 근데 재미있는 일이 일어났어.


붙여 놓은 후에 어느 날 박사모 할머니들이 와서 욕을 막 하는 거야. 여기 울산은 보수의 텃밭이거든ㅋㅋ 근데 그 욕이 입에 담을 수 없는 그런 욕이었어.


할머니들 욕이 정말 찰졌지. 사람들이 와서 막 뭐라고 해도 무시하고 나에게 욕을 막 하는데 김대중 대통령 욕부터 해서 나의 욕, 모르는 나의 어머니 욕까지 신랄하더라고.


다음 날에는 다른 박사모 할머니들이 오고, 그다음 날에는 또 다른 할머니들. 조직적으로 움직였지. 이럴 때 아마 당황스럽지? 하지만 내가 방법을 알려줄게. 이럴 때는 휴대폰을 탁 들어서 영상녹화를 하는 거야, 나 지금 할머니들 영상녹화를 하니 나중에 경찰에 제출할게요,라고 하면 씩씩거리며 그냥 가더라고.


그 할머니들 지금쯤 85세나 90세 정도 되었을 텐데 여전히 씩씩하게 건강하시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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