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놈이 혜은이 음식 좋아하는 뚱뚱한 아줌마로 알고 있는데 혜은이가 티브이에 나오면 혜은이를 보기 위해 울 아부지들 기를 쓰고 전부 집으로 몽땅 일찍 들어왔었다고. 혜은이는 대한민국 온 국민의 사랑을 받았지, 혜은이 보유국이지.

이때 봐봐, 이 당시 음향기기가 좋은 것도 아니야, 성형수술이 있었던 것도 아니야, 메이크 업이 발달하지도 않았어, 그 흔한 인이어 같은 것도 없었어, 노래를 들어봐. 거기에 혜은이는 근처에서는 볼 수 없는 외모였지, 너무나 예쁘고 예쁘고 또 예뻐서 전 국민이 혜은이를 보기 위해 티브이 앞에 앉았지.

당신만을 사랑해도 길 슨생님의 곡으로 길옥윤의 노래들 가사를 보면 때 묻은 단어가 없다는 게 너무 신기한 일이야. 혜은이는 정말 국보급 가수였지, 6, 70년대가 한국 영화 전성기여서 영화가 엄청 나왔는데 극장이 서울에 몰려 있었어. 지방 사람들은 영화 속 배우들을 보는 게 하늘의 별 따기였지.

근데 흑백 티브이가 각 가정에 보급이 되면서 티브이쇼를 볼 수 있게 된 거야. 그 안에 국민여동생 혜은이가 마음을 건드리는 노래를 부르는 거지. 사람들이 미쳐버리는 거야, 혜은이 팬 사인회가 서울의 어느 백화점에 열리면 지방에서 막 기차 타고 버스 타고 올라가는 그런 시초였을 걸.

당신만을 사랑해 에서 수평선 아득한 곳에~ 부를 때 이 부분이 혜은이를 함축적으로 가장 잘 표현하는 거 같아. 눈빛, 표정, 제스처, 목소리가 한순간에 혜은이를 보여주는 것 같거든. 정말 당신만을 사랑할 것처럼 노래를 부르잖아.

그리고 이 노래는 간주에 길 슨생님의 색소폰과 혜은이가 연주와 노래로 티키타카를 하는데 그게 이후 잼 콘서트로 많은 무대에서 여러 가수들이 기타와 노래로 잼 형식으로 주고받으며 노래하는 시초 같지.

혜은이가 살아온 얘기는 하지 않을 게 대충 다 알 테니까. 혜은이가 국민여동생 같은 이미지가 굳건했던 건 단지 무대에서 노래만 부르지 않았지. 새벽비에서는 댄서들과 함께 각 잡고 춤도 추고. 혜은이는 쟁쟁한 선배들을 뒤로하고 가수왕도 차지하고 1년 만에 여러 곡을 히트시켜 버렸고 드라마에서 연기도 하면서 국민 사랑을 한 몸에 받았어. 요즘 트롯꿈나무들이 왜 악착같이 혜은이 노래를 부르는지 알겠지. 새벽비 같은 경우는 트롯다람쥐 강혜연이 또 너무 잘 부르더라고.


https://youtu.be/7twkmeXv0mA?si=urO46ND9QMA09V6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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