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조카가 지 외할머니를 그렸다. 하이퍼리얼리즘이다. 미술 하고 싶다더니 중학생 주제에 곧잘 그림을 그리는 모양이다. 그래도 이 정도로 똑같이 그려버릴 줄은 몰랐다. 지 할머니가 동네 자랑하고 다니니까 친구분들이 자신들도 좀 그려 달라고 했다. 할머니는 신나서 조카 엄마에게 이야기를 했지만 무시당한 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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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사진
요즘 부쩍 도로에 포트홀이 많아진 것 같다. 뭐랄까 도로가 40년 만에 고질병을 앓고 있는 것 같다. 내가 다니는 20킬로미터 정도 되는 도로에 구멍이 숭숭 뚫리기 시작했다. 이전에는 가끔 하나 정도였는데 요즘은 50미터 안에 대여섯 개의 포트홀이 있을 정도다. 마치 어느 날 갑자기 땅 속에 숨어 지내던 외계종족이 50년 만에 꾸물꾸물 기어 나오려고 하는 것 같다. 그래서 몇 달 사이에 포트 홀이 여러 개 생겼고 아스콘으로 메우고를 반복했다. 내가 다니는 도로만 그럴까.
도로라는 게 오래되었고 차들은 점점 많아지고, 매일 수십수백 대의 차들이 붕붕 거리며 오래된 도로 위를 달리니 몸살이 나는 것도 이상하진 않지만 요즘 한 번에 구멍이 숭숭 나버리는 건 이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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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5년도에 나온 공각기동대는 정말 대단했다. 나는 몇 년이 지난 후에 봤지만 입이 쩍 벌 어질 정도로 빠져서 봤다. 공각기동대 시리즈와 티브이 판으로도 다 봤지만 그 세계관은 대단했다. 95년도에 이미 안드로이드라든가 현재의 AI 모습이라든가, 인터넷 망을 타고 어디까지 뻗어나가는 가에 대해서 현재를 고증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공각기동대에서도 현재의 휴대폰의 모습은 예측하지 못했다.
예전의 백 투 더 퓨처에서도 미래가 나온다. 영화 속 미래가 2015년인데 영화가 현실보다 훨씬 앞서 있지만 현실의 휴대폰의 모습은 그 어떤 영화에서도 예측하지 못했다는 게 신기하다면 신기하다. 그러고 보면 키보드의 모습도 최초 나온 이후 그 모습 그대로 지금까지 사용하고 있다. 시대가 발전에 발전을 거듭해서, 전기 자동차가 나왔고 자율주행자동차까지 나온 마당에 키보드는 양손으로 타이핑을 하는 그 모습을 지금까지 유지하고 있다. 분명 이 형태보다 더 간단하게 타이핑을 할 수 있는 키보드가 나와도 벌써 나왔어야 하는데 그것 역시 이상하다면 이상한 일이다.
모든 부분이 새것으로 바뀌고 변화의 물결에 동참하지만 어떤 부분은 늘 그 자리에 머물러 있으려고 한다. 그런 것을 생각하면 나 역시 변화의 물결에 흐르지 못하고 머무르는 웅덩이 같은 기분이 든다. 여러 번 시도를 해봤지만 다시 원래대로의 키보드 형태로 되돌아가고 마는. 그래서 양손으로 타이핑을 하는 것이 가장 편하다고 느끼는 것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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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살아간다
요즘 일드에서는 한국 대사가 여기저기서 나오고 있다. 이쪽 ‘그리고, 살아간다’에서는 강지영이 나와서 한국말을 극 중에서 가끔 한다. 그러면 사타구니 켄타로가 뭐야 그 말은?라고 궁금해한다.
저쪽 ‘아이 러브 유’에서는 채종협이 나카이도 후미와 함께 작정하고 한국말에 한국음식에 한국문화로 일본 여자들의 가슴에 총알을 박아대고 있다.
강지영은 연기를 아주 잘한다. 슬픔을 안고 바라보는 연기를 하더라고. 강지영은 일본 영화에서도 단독주연을 하기도 했다. 그런 것을 보면 문화적 개방은 일본이 우리보다는 더 위에 있다.
eye love y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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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린스만 너무 밉상 얼굴이야
요즘 꽃샘추위 때문에 아주 쌀쌀하다. 하루 중 잠잘 때와 조깅할 때를 제외하고는 쌀쌀한 채로 지내는 것 같다. 사실 요즘 가장 핫이슈는 아무래도 총선이다. 쌀쌀함을 잊게 만든다. 엎치락 뒤치락이라는 말로도 모자라고, 제일 재미있고 스릴 있고 조롱거리에 실컷 욕할 수 있는 부분이다. 불과 몇 시간 전에 느닷없이 사태가 터지고, 사건이 일어나고, 발언이 문제 되고, 기자회견을 하고 눈물을 흘리고, 몰려다니고, 사진을 찍고 으 하는 부분이 캡처되어서 돌아다니고. 엉망진창인데, 엉망진창이라 너무 재미있다.
만약 우울증으로 괴롭다면 정치에 관심을 가지고 뛰어들어라 하고 싶다. 정신을 다른 곳에 돌릴 수가 없다. 매일 매시간 뭐가 어떻게 터질지 모른다. 욱하는 부분은 상대방을 향해 토해내면 된다. 그 과정에서 욕을 할 수도 있고 비방도 가능하다. 얼마나 좋아. 나와 생각이 비슷한 사람들과 정치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면 시간이 가는지도 모른다. 이번 총선에서는 그간 숨어 있던 야수를 깨우기도 했다. 와 그 같은 야수의 모습을 감추고 있었다니.
그리고 수천 대나 되는 도시 곳곳의 카메라와 녹음기능 덕분에 정치인이 뒷돈을 받는 장면을 영화처럼 볼 수 있었다. 수순처럼 기자회견에서 그 모든 것은 거짓말이라고 했는데, 그것 역시 거짓말이라는 것도 우리는 다 보았다. 지금까지 그럴 거야,라는 추측만 난무했지만 이렇게 대 놓고 실제로 볼 수 있다니, 이건 정말 영화 속에서 지내고 있는 기분이다.
이번 대통령의 그간 지지율을 보면서 이건 정말 잘못되어도 너무 잘못되었다고 생각했다. 그간 40% 정도가 나왔는데, 온 언론이 밀어주는데 80%는 나와야 맞는 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대통령의 터무니없는 행보를 그동안 보면서 임기 기간 중에 이혼을 할 수도 있나 그런 생각이 들었다. 만약 이혼을 당한다면 대통령 임기 기간 중에 이혼을 한 대통령 몇 번째일까. 석 달 가까이 두문불출하는데 실은 얼마나 멋지게 입고 꾸며서 나타나고 싶을까. 그 행보를 못하는 것에 남편이 있어서 매일 화를 내지는 않을까. 국가는 국민에게 관심이 없다는 말이 있는데 딱 그 짝이지 싶다. 우리 엄마 어제 밥상 위에 망고를 올리더라! 망고가 웬 말이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