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고 시즌 3

시즌 3은 잔인하고 자꾸 잔인하고 잔혹한 어른들의 동화다. 역시 재미있다. 뒤의 이야기가 어떻게 전개될지, 또 누가 사건에 휘말리게 되는지 계속 궁금하게 만든다. 코엔 형제의 영화를 시작으로 시즌 1, 2 그리고 시즌 3까지 비슷한 플롯으로 끌고 가는데 사건은 점점 눈덩이처럼 커지고 살벌해진다.

안 좋은 일을 부탁하고, 부탁받은 사람이 엉뚱한 사람을 죽이면서 보안관이 등장하여 마지막까지 기묘하고 얽히고설킨 사건을 풀어간다.

파고 시리즈에는 이런 사람이 등장한다. 뭔가 불만 많고 운전하면서 혼잣말로 계속 지껄이고 담배를 피우는데 담배가 차 바닥에 떨어지고 그걸 주우려고 고개를 숙인 채 운전을 하다가 어딘가에 차가 박혀 사고가 나는 사람. 그 사고가 난 곳에는 또 다른 희생자가 있고 그 희생자는 이미 수배가 내려진 사람인데 그런 사람들이 자꾸 죽어 나간다.

또, 대사가 엄청 많은 사람이 등장한다. 말로 사람을 거의 흘리다시피 하는 사람. 논리 같은데 논리에서 벗어나서 이 말이 진짜인지 가짜인지 구분이 안 가는데 자꾸 듣다 보면 아, 네 알겠네요.라고 느끼게 하는 사람.

아무튼 파고 시리즈에는 이런 사람들이 등장한다. 파고 시즌 3은 2010년의 미네소타 겨울이 배경인데 마치 1980년대 같은 분위기다. 아이폰 4가 등장하지만 휴대전화를 사용하는 사람들은 적고, 미국 드라마나 영화에서 늘 그렇듯이 꼭 휴대전화를 테이블 위나 차에 두고 내린다.

시즌 3에는 이완 맥그리거가 쌍둥이로 나온다. 형은 유전자를 제대로 물려받았고 동생은 안 제대로 물려받았다. 동생은 형사인데 모든 걸 다 가진 형의 집에서 우표 하나를 훔쳐 오라고 자신이 잡은 범인을 풀어서 심부름을 보낸다.

그러나 제대로 된 인간이 아니라서 이름만 같은 사람의 집에서 우표를 찾다가 그 사람을 죽이고 만다. 그 사람의 딸이 지역 보안관 서장이다. 그런데 심부름을 하던 범인이 동생 이완 맥그리거 집에 와서 니가 시키는 일은 다 했으니 나에게 돈 달라고 협박을 하다가 동생과 동생의 애인에게 머리가 박살 나서 죽고 만다.

동생의 애인으로 메리 엘리자베스 윈스티드가 나오는데 연기가 멋지다. 시즌 3 내내 잘 나오다가 마지막에 머리에 총구멍이 나면서 죽는다.

시즌 3을 보면 끝에 가서 어떻게 될까, 어떤 식으로 응징을 당할까 싶은 사람들이 등장한다. 아니 대부분이 그렇다. 대부분 자기 욕심 때문에 기묘한 사건에 휘말리고 그 사건에서 벗어나려고 더 심한 사건 속으로 들어가게 된다.

이야기도 좋고, 잔인한 장면도 많고, 실망하지 않고 재미있는 파고 시리즈. 시즌 1, 2 보다 재미는 좀 떨어지지만 보는 동안은 시즌 1, 2가 생각나지 않는 파고 시즌 3이었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