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를 보는데 조마루 감자탕 광고가 하더라고. 감자탕은 음식이니까 맛있게 먹는 모습이라도 있으면 모를까. 감자탕 앞에서 웃거나 마지막에는 윤종신 닮은 남자가 맛있다는 표정인데 슬로로 보여줘서 그런지 몹시 인상을 쓰고 있다.


안 그래도 요즘 영화에서 쓸데없이 슬로 장면이 너무 많아서 짜증 나는데 감자탕 광고에 전부 슬로 모션이다. 맛있게 보이지도 않는다. 무엇보다 먹는 음식 광곤데 먹는 장면이 없다. 집에 가서 티브이를 켜면 늘 그 시간에 조마루 감자탕 광고가 나온다. 그래서 이 광고를 매일 보다 보니 광고가 광고 같지 않고 어설프게 영상미를 살리려는 영상이었다.


먹는 음식의 광고는 황정민이 하는 라면 광고처럼 먹는 장면이 나오는 게 티브이 광고로는 좋다. 황정민은 맛있게도 먹는다. 후루룩 정말 맛있게도 먹는다. 이게 라면 광고야 라고 보여주는 것 같다. 강호동도 그렇고, 케이블의 한우곱창전골 광고에도 다이어트 성공한 김형일이 후루룩 밥 말아서 떠먹는다. 맛있게 먹는다. 슬로 모션은 전부 없다.


한때 병맛 광고가 유행이었다. 그 스타트는 명륜진사 갈비다. 광고모델로 조현이 뚱딴지같은 춤으로 명륜진사갈비를 광고했는데 춤과 노래가 엉망진창인데 빵 터지면서 사람들의 관심을 받았다. 광고모델이었던 조현은 평생 갈비를 공짜로 먹게 되었고 여러 지점을 돌면서 직접 아르바이트까지 하면서 광고를 했다. 그 뒤로 땅스부대찌개도 비슷한 콘셉트로 광고를 했고 하고 있다. 땅스 부대찌개의 병맛 광고는 콘셉트가 괜찮다. 왜냐하면 100% 포장이기 때문이다. 매장에서 먹는 부대찌개가 아니니 굳이 먹는 모습으로 광고를 찍을 필요가 없다.


라디오를 매일 듣고 있어서 그런데, 교촌치킨이 언젠가부터 라디오 광고를 한다. 요즘 사람들에게 두드려 맞고 있어서 그런지 광고가 심하게 감상적이다. 라디오에서 하는 교촌치킨 광고는 애절하다 못해 억지 춘향도 울고 갈 정도의 광고다. 뭘 그렇게 감성을 앞세워 라디오 광고를 하는지. 광고 얘기가 나온 김에 원빈 얘기도 사람들이 많이 한다. 왜 광고만 하고 연기는 하지 않느냐고 어쩌고 저쩌고.


근데 광고만 하는 게 뭔 문제야? 광고하지 말고 연기를 해 연기를,라고 말하는 사람들아 그냥 연기를 하는 다른 배우를 봐. 그러면 되잖아. 원빈이 광고만 한다고 해서 누구에게 피해를 주는 것도 아니고.


한때는 광고 보는 재미가 있었다. 요즘은 홈쇼핑 광고 때문인지 다른 광고도 잘 보지 않게 되었다. 바카스 광고나 한화 광고는 재미있게 봤었다. 광고에 유명 연예인이 나오면 일단 재미가 떨어진다. 유명 연예인이 나와서 재미있었던 광고는 니들이 게맛을 알아! 였다.


유튜브로 오래된 광고, 8,90년대 광고를 보는 재미가 있다. 코카콜라 광고가 요즘 광고보다 재미있다. 모튼 하켓이 있던 아 하의 뮤직비디오를 따라한 조용필 형님의 맥콜 광고도 재미있다. https://youtu.be/a32RQOFVh40?si=940Ut4QAwdERScbt <= 조용필 맥콜 광고


근래의 광고 중에서 참 잘 만들었다고 생각한 광고는 일본의 포카스스웨트 광고였다.  이 포카리스웨트 광고는 그래픽이 없고 오로지 세트와 원테이크로 촬영을 했다. 그렇기 때문에 더 멋지고 아름다운 광고가 탄생했다. 이 광고 감독이 원테이크로 유명한 감독이다. 이 감독의 광고를 찾아서 보면 전부 재미있고 와하는 탄성이 나온다.

https://youtu.be/gn5lk6isyGc?si=RaHMcIKzG0laXswr <= 포카리스웨트 일본 광고


이 청량감 어쩔 거야 ㅠ


이 짤막한 광고 한 편을 담아내는데 엄청난 세트가 등장한다. 주인공 나카지마 세나가 복도를 뛰쳐나가 구불구불한 꽃길의 세트는 파도처럼 표현을 한 장치 세트다. 파도가 밀려오는 표현을 위해 80미터가 넘는 길이를 고무 재질로 만들어서 구불구불 출렁이는 효과를 냈다고 한다. 그래서 그 위를 주인공 세나가 위태롭지만 뛰어가야 한다. 그 뒤를 촬영기사 두 명이 카메라를 양쪽으로 들고 뛰어가며 촬영을 한다. 세나가 친구를 만나 공중으로 올라가는 장면은 위에서 사람들이 줄을 매달아 잡아당긴다.


바람, 꽃, 배경, 건물, 인물과 같이 움직이는 커튼의 휘어짐, 이 모든 게 주인공 세나, 장치, 감독, 스태프들이 합을 맞춘 다음 원테이크로 해버린다. 큐 하는 순간 광고 속에 등장하는 사람들보다 훨씬 많은 스태프가 화면 밖에서 일사불란하게 바람을 만들고, 꽃을 뿌리고, 커튼을 흔들고 줄을 들어 올리고 카메라를 들고 주인공을 따라 달려간다. 그래야 원 테이크로, 한 번 촬영으로 가능하기 때문이다. 주인공 나카지마 세나의 달리는 폼도 정말 여고생이 달리는 특유의 포즈를 잘 집어낸 것 같다.


일본의 포카리스웨트 광고는 매년 한 편씩 나오는데 이 광고를 보는 재미가 있다. 광고는 이렇게 만들어야 해, 하는 모든 것들이 들어 있는 것 같다. 그래서 15초의 광고의 세계로 사람들을 잡아끌려면 잘 만들어야 한다. 새로운 광고를 하나 만들었으면 좋겠다. 배추가 오르는 광고. 응산 금쪽이가 화내고 짜증 내고 해서 사탕이 필요한 거죠 노래 불러주며 배추가 하늘로 오르면서 박절하게 생닭을 움켜쥐는 광고. 티브이로 안 된다면 유튜브에서 하나 제작해서 광고 하나 만들라.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