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의 공포와 갈등과 후유증, 교육의 문제와 개인의 사고에 대한 이야기를 핑크 플로이드의 음악과 함께 ‘벽’을 깨트리려는 초현실, 초자연, 해체주의로 말하려는 영화다. infp들의 영화.

주인공은 당시 최고의 아이콘 밥 겔도프가 맡았고 영화 전체를 휘어 잡는 음악은 핑크 플로이드 수장 로저 워터스가 맡았다. 이 영화는 핑크 플로이드의 팬이라면 몇 번씩 봤을 테고, 틀을 깨고 싶고, 모더니즘에 싫증나고 범우주적인 이야기로 내가 하고픈 말, 폭발시키고픈 이 불공정한 벽을 깨고 싶은 사람들이 좋아할 만한 영화다.

교육에서 수준이하의 아이들이 트레일러에 실려 어딘가에 떨어져 소시지가 되는 장면은 이후 많은 곳에서 오마주 되어서 나오기도 했다.

로저 워터스가 누구인가. 앨범 회사까지 좌지우지할 정도로 천재 뮤지션, 슈퍼 록스타였다. 그런 로저 워터스가 이 영화 ‘더 월’을 세상에 내놓았을 때 세계는 충격으로 일렁거렸다. 음악이 예술 최고 위에 있다는 걸 여실히 보여주었다.

로저 워터스는 핑크 플로이드 멤버에서 나오고 나서 베를린 장벽이 무너질 때 그 자리에서 ‘더 월’ 공연을 펼쳤다. 도대체 지구에서 이런 뮤지션이 존재하다니. 세상은 로저 워터스의 악독하고 독재 같은 면모 이전에, 그의 천재성에 눈과 마음을 모두 빼앗겨버렸다.

이 영화의 각본도 섰다. 냉소라는 것, 세상에 대한 냉소라는 것도 확고한 신념을 가지고 흘리는 건 꽤나 멋진 일이다. 밥 겔도프는 85년 라이브 에이드의 프로듀서를 맡았다.

로저 워터스가 빠져나긴 빈자리를 데이비드 길무어가 이어받아서 길고 긴 시간을 견디고 버텨 [디비전 벨] 앨범이 나왔는데 우와 정말 미친 앨범이었다. 94년도에 데이비드 길무어 주축으로 [펄스] 공연은 그야말로 공연인데 예술을 보는 것 같은 착각이 들 정도로 좋다. 유튜브에 풀 영상이 있다. 정말 초초초 추천이다.

핑크 플로이드는 사람들에게 기묘한 현상을 불러일으키는데, 앨범 속 수록곡들의 가사 해석이 전 세계에서 자기 방식대로 제각각 이루어지는 현상이 일어났다. 핑크 플로이드의 가사는 아주 심오하고 진지하며 난해하지만 그 안을 잘 파헤치면 ‘인간’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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