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는 지난 거 생각해서 뭐 하냐고 하겠지만, 그 말이 맞는 말일 수도 있겠지만 인간은 추억을 조금씩 연소해가며 살아간다. 그 추억이 다 했을 때 그때는 행복하게 눈을 감을 수도 있지 않을까 싶다. 8, 90년대 홍콩 영화는 홍콩뿐 아니라 많은 세계인들에게 하나의 상징이었다.

어린 시절 이를 악물도록 가르쳐준 사부 덕분에 감독이 된 홍금보.

교실에서 오줌을 쌌을 때 물병을 일부러 쏟아서 화장실로 데리고 간 웡 선생님, 언제나 아이들 편이었던 웡 선생님, 따뜻한 마음을 가졌지만 심장 문제로 일찍 떠난 웡 슈퐁 선생님은 나이가 들었어도 그때 아이들의 마음속에서 살아있다.

손녀딸을 불량배들에게 구해주는 할아버지는 이젠 늙어서 누굴 지켜 줄 수 없지만 손녀를 위해 완강함을 내려놓고 새벽에 햄버거를 두는 원화의 영화.

그 외 90년대 홍콩의 추억을 잔뜩 지닌 7 편의 단편들로 이루어진 감독들의 홍콩 단편선. 영화가 한 편씩 끝날 때 마치 장국영이 노래를 불러주는 것 같은 착각이 든다.

추억은 마음 저 안쪽에서부터 따듯하게 하지만 때로는 가슴 저 안쪽으로부터 아프게도 한다. 그럼에도 우리는 살아가야 한다. 살아내고 살아가야 한다. 나 또한 누군가의 추억이 될 터이니 살아가야 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