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주와 평민? 제목이 별로라 다시 바꾼 제목으로 영화가 나온 것이 ‘로마의 휴일’이었다. 희대의 천재 글쟁이 달튼 트럼보는 로마의 휴일 각본을 영화사에 판매할 때에도 자신의 이름이 아닌 다른 사람의 이름으로 판다. 정부의 탄압 때문이었다.
당시 정부는 민주주의를 표방한다는 명분하에 할리우드에서 활동하는 진보 성향의 각본가들을 탄압한다. 여기에 레이건 (당시 배우협회 회장) 대통령부터 당시 최고의 인기 배우 존 웨인, 로버트 테일러 등 많은 배우들이 정부 쪽에 서서 탄압에 가담한다. 하지만 그레고리 팩 같은 배우는 트럼보 같은 진보주의자들을 응원하며 반미활동 조사위의 만행과 정부를 비판했다.
자신들의 편에 섰던 판사가 뇌출혈로 사망하게 되자 정치 스캔들에 휘말려 감옥에 가게 되는 트럼보. 그때가 1950년 6월이었다. 감옥에서 수모를 겪으며 수감 생활을 하는 트럼보. 수감 생활은 힘들기만 하다. 그래도 클레오에게 편지를 쓸 수 있어서 두려움을 잊고 잠시 행복하다. 가장 운 좋은 불행아라고 말하는 트럼보.
할리우드의 천재 극작가 달튼 트럼보. 그는 가족을 지키기 위해 이름을 바꾸고 활동을 시작하는데. 달튼 트럼보의 이야기를 한 영화 ‘트럼보’는 정말 재미있다. 당시 여러 영화인들이 동료들을 정부에 고자질하여 달튼을 포함해 10명이 증언을 거부함으로 1960년대 초까지 영화계를 떠나야 했다. 이들을 ‘할리우드 10’이라 불렀다.
그러나 강력한 정부의 탄압에도 불구하고 달튼 트럼보의 창작 욕구를 누를 수 없었다. 달튼은 수모, 고통, 고욕 모든 것을 짊어진 채 10개가 넘는 가명으로 활동하며 존재가치를 증명해낸다. 좌절하고 쓰러지고 넘어져도 주저앉지 않았던 트럼보. 결국 그는 미국의 최고 극작가가 된다. 정말 재미있는 영화다. 대한민국 탄생이래 난생 처음 겪는 탄압으로 폐지된 KBS 시사 프로그램 ‘더 라이브’가 다시 방송되는 그날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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