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소카를 보니 만달로리안의 재미가 슬슬 기어 올라오려고 한다. 만달로리안 시리즈와 보바 펫은 스타워즈 시리즈를 통틀어 가장 재미있게 봤다. 나는 스타워즈 광팬이 아니라서 그 세계관에 대해서 잘 알지 못하고 깊게 빠지지도 않았지만 스타워즈 영화- 한 솔로 번외 버전의 영화, 스타워즈 드라마 시리즈는 다 봤다.
스타워즈는 일종의 추억의 음식 같은 것이다. 어린 시절에 늘 구정이나 신정에 티브이에서 방영을 해줬다. 한 번 서울의 친척집에 가게 되었는데 모여든 친척들이 서먹서먹할 땐데 한 이불이 발을 넣고 전부 스타워즈를 보며 귤을 까먹었다. 그러다가 스타워즈에 점점 빠져들어 모두가 와와 하며 보면서 친해졌다. 뭐 그런 기억 때문인지 겨울이 되면 스타워즈를 찾아서 보게 되었다.
그러다가 만달로리안을 보게 되었는데 정말 너무 재미있었다. 만들기도 엄청나게 잘 만들었고 보는 내내 사랑스러운 그로구에게서 눈을 떼지 못했다.
만달로리안 시즌 1
영화가 생긴 이래 역사상 가장 못생긴 수백 살인 요다가 50살 아가였을 적에는 이렇게 귀욤귀욤 터지는 아이였다는 걸, 이 정도로 미친 귀여움을 장착하고 포스를 사용하는 걸 본다는 거 자체만으로도 눈이 하트로 변한다.
만달로리안에서 요다는 우리가 아는 요다의 어린 시절은 아니고 그냥 같은 종족인 아기 요다인데 이름은 그로구. 만달로리안은 만달로어인 중에서 딘 자린과 베베(베이비) 요다인 그로구의 티키타카 로드무비다. 기존의 스타워즈와 접점이 없기 때문에 스타워즈 생각지 않고 보면 됨.
시작부터 재미있다. 시즌 1만 해도 한 편당 보통 극장의 영화에서 볼 정도의 엄청난 볼거리가 터져 나온다. 스타워즈 세계관에서 볼 수 있는 기상천외한 존재들의 모습과 드로이드들의 총질, 그리고 은하철도 999에서 차장을 닮은 듯한 난쟁이들, 자와의 움직임과 그들의 언어는 마치 미니언즈를 보는 것처럼 재미있다.
만달로리안의 갑옷 속에 숨겨진 여러 무기들의 사용과 아가아가 요다와의 캐미는 보는 재미를 더 한다. 또 지구상에서 가장 강력한 여자 지나 카라노의 액션도 보는 재미가 있다. 지나 카라노의 정말 멋진 액션은 2012년 영화 ‘헤이와이어’에서다. 그게 아마 종합격투기에서 패배하고 은퇴 후 처음 찍은 액션 영화로 알고 있는데
그 영화에서 주인공 지나 카라노 빼고 이완 맥거리그, 마이클 패스벤더, 마이클 더글라스, 안토니오 반데라스 등 엄청난 배우들이 나오는데, 지나 카리노에게 다 터진다. 마이클 패스벤더와 일대일 격투신은 와우 정말 끝장난다. 종합격투기 선수 출신으로 여지없이 멋진 액션을 보여준다.
만달로리안 시즌 3까지 있는데 시즌 1부터 보면 재미있다. 스타워즈 팬이 아니더라도 보면 재미있게 볼 수 있다. 스타워즈 영화 버전으로 나온 시리즈보다 훨씬 재미있다. 귀요미 요다를 뺏으려는 자들과 절대 빼앗기지 않으려는 만달로리안의 전투가 볼 만한 시즌 1이었다. https://youtu.be/N0hXFxtBYz8
만달로리안 시즌 2
존 파브로는 도대체 천재야 뭐야? 다 말리는 로다 주를 데리고 아이언맨 찍더니 할리우드 최고의 배우로 만들고, 만달로리안 세계관을 창조하고 극본까지 지가 다 써버리고 뭐야 도대체. 그저 스파이더맨 뒤치다꺼리나 해주고 메이 이모에게 반한 뚱뚱한 해피해피가 아니었다고.
시즌 2는 시작부터 눈을 뗄 수 없게 만든다. 우주선의 비행이며, 전투신이며, 물에 빠진 우주선을 건져내는 모습까지 정말 너무나 디테일하고 세세하고 실제 같다. 시즌 2에서는 그로구의 귀염뽀짝 터지는 여러 모습을 다양하게 볼 수 있어서 재미를 더 한다.
그로구 녀석 개구리 종족의 마지막 후계자로 남은 알을 몰래 꺼내 먹는 모습이나, 녹색 마카롱 먹고 우주선이 뱅뱅 과속하니 오바이트하는 모습까지, 너무 귀엽다. 시즌 2에서는 스타워즈의 오마주 같은 모습도 많이 나온다.
마지막으로 갈수록 더욱 재미있는데 갑옷을 잃은 보바 펫도 나오는데, 보바 펫의 전투력이 만달로리안을 뛰어넘는 것 같은 전투를 보여준다. 그래서 시즌 3으로 넘어가기 전에 ‘북 오브 보바 펫’을 보는 것도 좋다. 마지막에는 다크 트루퍼(이것도 벌써 피규어로 나와서 팔리고 있는 것이 신기함)들을 전부 한칼에 날려 버리는 제다이가 등장하는데 얼굴이 두둥.
만달로리안과 그로구가 헤어질 때 모습을 보면 애절하다 못해 마치 연인이 헤어지는 것 같다. 가면을 뒤집어쓰고 있어서 얼굴도 볼 수 없어서 표정을 알 수도 없고, 그로구 역시 표정이라고는 입을 약간 벌리는 아가 일뿐인데 뭐가 이렇게 애절하게 보이지. 이때 아소카가 잠깐 등장한다.
그렇게 해서 만달로리안이 그로구를 데리고 제다이에게 데려다주는 긴 여정이 끝나면서 시즌 2가 끝난다. 여러 영화에서 실패했다면 만달로리안에서는 실패하지 않음. 나처럼 스타워즈 팬이 아니라도 상관없이 재미있게 볼 수 있다. 그러나 여자들은 이상하게 만달로리안을 거의 보지 않는 것 같다. 이것이 길이다!
https://youtu.be/4OyR4AD_lCY
북 오브 보바 펫
이렇게 재미있을 일이가, 이게 이렇게나 재미있어도 된단 말이가. 근래의 마블 영화들, 디씨 영화들이 따라올 수 없을 정도로 잘 만들고 재미있다. 초반에는 만달로리안만큼은 아니지만 뭐 어때, 하는 마음이었는데 5화부터 흑화 하더니 점점 달아오르는 불덩이처럼 마지막 회차까지 재미가 떨어질 줄 모르고 솟아오른다.
보바 펫은 스타워즈 시리즈에서 한 솔로에게 한 방 먹고 사막 밑으로 떨어져 주둥이 이빨이빨 괴물에게 먹혔다. 자바 더 헛이라고, 배가 축 늘어진 찰흙을 물에 불려 창문에 집어던져 흘러내리는 듯한 얼굴을 한 쌍둥이를 지키다가 사막 밑으로 떨어져 생사를 알 수 없다가, 현생으로 40년이 흐른 지금 디즈니의 자본과 존 파브로의 극본과 로드리게즈의 연출력이 만나 다시 태어났다.
보바 펫이 초반에는 샌드족에 잡혀서 노예로 있다가 그들을 도와주며 그들에게 인정받기까지의 과거 여정이 나오는데 이 이야기가 무척 좋다. 마치 회사에 취업하여 보잘것없던 내가 하나하나 일을 배워 경쟁업체를 물리치는 뭐 그런 짜릿함이 있다. 보바 펫은 그래서 어쩌고 저쩌고 수장이 되었는데 널리 인간을 복되게 하고 싶은데 시민은 시민대로 대들고, 반대 세력은 반대 세력대로 대든다. 만만치가 않어.
5화에서는 만달로리안이 등장하는데 이때부터 진짜 재미다. 보바 펫과 만달로리안이 합세하여 거대세력과 전투를 벌이는 이야기가 마지막까지 이어진다. 만달로리안이 등장해서 헤어진 그로구를 찾아간다. 그로구는 열심히 마스터 루크에게 포스를 배우고 있다.
귀염 터지는 아가아가 지천명 그로구의 행동 하나하나가 보는 이들을 미치게 만든다. 하지만 만달로리안은 그 멀리까지 가서 그로구를 만나지 못하고 보바 펫에게 온다.
그로구는 그 사실을 알고 제다이가 되기를 포기하고 지를 키워준 양 아빠 만달로리안을 만나러 비행선을 끌고 온다. 그때 그 둘이 만나는 장면 뭐지? 왜 눈물 나려 하지? 가면 때문에 얼굴 표정이고 뭐고 안 보인다고. 그로구의 표정 역시 눈만 뜨고 있을 뿐인데 이 감격은 도대체 뭐지? 하게 된다.
포스를 배운 지천명 귀염 뽀짝 요다인 그로구의 포스 활약 덕분에 만달로리안은 생명을 잃지 않는다. 만달라로리안도 그렇고 보바 펫도 그렇고 스타워즈 영화 속에서 하찮게 지나쳤던 캐릭터들이 여기서는 전부 입체적이 되어 진짜 살아서 자신의 몫을 하는 게 너무 좋다.
그로구는 그래픽이 아니라 인형으로 촬영을 했다고 한다. 이제 만달로리안 시즌 3으로 넘어가자. https://youtu.be/alfhlyY-oH0
만달로리안 그로구
시즌 3에서 세계관이 넓어지려 한다. 제국이 소멸하고 신공화국이 건설되고 모두가 풍요롭게 생활할 것 같은데 어쩌고 하면서 뭔가가 만달로리안과 그로구 앞에 펼쳐질지 기대가 팝콘벚꽃처럼 부풀어 오른다.
지천명 귀염뽀짝 그로구가 양 아빠 만달로리안에게 온 것은, 마스터 루크(스타워즈 시리즈의 그 루크. 어찌나 얼굴이 똑 닮은 배우를 섭외했던지)에게 포스를 열심히 배우고 있을 때 양 아빠 만달로리안이 보바 펫과 합세하여 전투 전에 그로구를 만나러 행성으로 간다.
양아빠는 어찌나 아가아가 그로구를 생각하는지 베스카(블랙팬서의 비브라늄, 울버린의 아다만티움 같은 무적의 물질)로 만든 그물 조끼를 들고 왔지만 제다이가 못 만나게 한다. 자꾸 정을 붙이면 포스를 배우는데 실패하니 어쩌니 하면서 만달로리안을 잘 타일러 쫓아낸다.
어찌나 이 부분에서 말 잘 듣는 만달로리안. 가면 쓰고 있어서 표정을 알 수 없지만 고분고분 듣는 착한 초등학생 같은 딘 자린. 그래가 딘 자린은 선물을 그로구에게 전달해 달라며 결국 만나지 못하고 행성을 나오게 된다.
포스를 열심히 귀염귀염 훈련하던 그로구에게 마스타 루크가 너에게 선물이 왔다며 베스카로 만든 그물조끼를 꺼낸다. 그로구가 와아 기뻐하며(라고 보는 이들이 상상할 뿐이다) 울 아빠의 선물이구나, 조끼를 만지려고 하는데 루크가 잠깐! 하며 그로구에게 제다이의 라이트 세이버를 꺼낸다. 이건 말이야, 나의 스승 요다의 것이었지, 이제 그로구 너에게 줄게.
다만, 선물을 잡는다면 포스 배우는 걸 멈추고 제다이가 되길 포기하고 딘 자린에게 돌아가서 그곳에서 영원히 살면 된다, 하지만 라이트 세이버를 잡는다면 나를 뛰어넘는 제다이가 되어서 제국이 부활해도 맞설 수 있게 된다,라고 한다. 두둥.
그런데 모두의 예상을 깨고 그로구는 그물 조끼를 입고 양 아빠 딘 자린을 찾아서 비행선을 몰고 만달로리안이 전투하는 곳까지 와버린다. 그렇게 둘이 해후(는 뜻밖에 다시 만나는 거지?) 하여 좋아 죽으며 시즌 3까지 달려온다.
시즌 3, 1화에서 궁금한 것이 있는데요, 한 편이 끝나면 마지막에 이렇게 이름들이 올라가면서 그 화의 포인트를 캡처해서 보여주는데, 물에서 기어 나온 악어 닮은 괴물은 왜 다르죠? 얘네들이 허술하게 다르게 표현했을 리가 없을 텐데. 아무리 찾아봐도 이 궁금함을 해결해 주는 곳이 없더라. 만달로리안 팬들이 있다면 알려주십쇼. 라고 SNS네 올린 적이 있었다. 그랬더니 스타워즈 팬 분이 그에 대해서 자세하게 이유를 설명해 주었다. 리스펙.
이렇게 죽 쓰고 보니 만달로리안을 보지 않고서는 이게 무슨 똥 같은 말이지? 할 것 같다.
그로구 모음 무한 귀여움에 좋아 죽음 ㅠ https://youtu.be/qYJWHkZfQx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