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있는 그대로 바라봐 준 사람은 오직 너뿐. 너의 심장 소리를 듣기 위해 나는 너의 입술을 훔쳤다. 괴물이란 다른 게 아니라 그저 다른 사람과 다르게 보이는 것이다. 모두가 우리를 괴물이라 해도 여름의 뜨거운 빛을 당당하게 받을 수 있는 사람은 우리라는 걸 나는 알고 있다. 때로는 확실한 진실보다 희미한 가능성이 더 나을지도 몰라. 우리는 괴물이니까 우리 서로 열심히 사랑하자. 사랑이 없는 사람은 많아도 사랑이 많은 괴물은 우리뿐이야. 너를 알게 된 후 나의 피와 뼈와 살이 존재한다는 걸 알았어. 딸기는 빨간데 딸기우유는 하얀색이다. 그래, 우리는 딸기우유를 먹으며 딸기보다 더 맛있다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그 여름의 정점에 부는 바람은 이마에 맺힌 땀을 식혀주기에 충분했다. 그러나 어? 하는 사이 한 계절의 여름은 짧게 지나 저만치 후퇴해 버리고 영원할 것만 같았던 여름의 그 감촉과 냄새는 마음 한 편의 야들야들한 추억이 되었다.
딸기우유, 트레이시 에민, 휴대용 시디 플레이어, 신해철, 웸, 011 애니폰 등이 배경이 되었던 최은영 단편소설 원작 '그 여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