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때가 서태지에게 물리적으로나 영혼적으로 또 육체적으로 가장 강력한 록 스피릿이 충만할 때가 아닌가 싶다. 가사도 너무나 멋지다. 마음에 들지 않는 것들에 대해서 불태워버리고, 여긴 곧 파멸직전이고, 온 도시가 튼 권위에 감싸여 욕이 나오고, 전투적이며, 상처에 침묵하고, 균열에, 칼과 바다를 착각하는 등
https://youtu.be/8S9ehcnuMZI 태지와 화 중 탱크
가사는 직설적이면서 온통 은유가 가득해서 듣는 이들이 느끼는 대로, 해석하는 대로 마음대로 변화할 수 있다. 우리는 변화하되 변함없는 울트라맨이라는 것이다.
태지의 화 이 공연에서 서태지는 스무 곡에 가까운 노래를 부르는데 목을 긁어서 내는 그로울링으로 정말 미친 보컬을 보여준다. 누가 서태지는 노래 못 부른다고 했던가. 특히 컴백홈을 부를 때는 요즘 말 많은 양현석이 등장해서 같이 노래를 부르는데 굉장한 록 사운드에 서태지의 엄청난 그로울링 보컬을 들을 수 있다.
말할 때에는 목을 다치지 않으면서 이렇게 목을 긁어서 굉장한 소리로 노래를 부를 수 있는 건 아마도 연습에 연습 그리고 연습 때문일 것이다. 이 당시 서태지의 록사운드를 핌프록이라고 불렀는데 뜻을 찾아보면 별소리 없다. 이때 늘 비교되던 보컬이 프레드 더스트였다. 연예가 중계인가 한 방송매체에서 프레드 더스트를 찾아가서 서태지 노래를 들려주며 어떻게 생각하느냐 묻기도 했었다.
프레드 더스트도 서태지 같은 그런 목소리로 노래를 불렀는데 서태지처럼 그로울링으로 노래를 많이 부르지는 않았다. 프레드 더스트가 누구냐면 미션임파서블의 주제곡을 부른 림프 비즈킷의 보컬이었다. 림프 비즈킷은 대단했지만 나는 서태지가 더 대단했다. 태지와 화 공연에서 필승을 부를 때에는 또 서태지와 아이들 시절의 목소리로 노래를 부른다. 그러면서 연주를 한다, 그러면서 춤도 춘다. 혼자서 스무 곡을 부르면서 춤도 추고 연주도 하고 관객을 이끌면서 무엇보다 그로울링으로 미친 듯이 노래를 한다. 이걸 서태지가 해냈다.
이게 얼마나 힘이 드냐면, 나는 매일 라디오를 들으니까 오후 4시에 윤도현이 하는 라디오도 매일 듣는다. 매일이다. 매일 듣고 있다. 윤도현이 한 동안 - 6개월 동안 투어 때문에 라디오에 나오지 않았다. 그리고 돌아와서 투어 공연을 하면서 힘든 것들을 계속 말해주었다. 나이가 있어 힘에 부쳐서 그럴 수도 있지만 격한 댄스를 하면서, 몸을 흔들면서, 연주를 하면서, 무대를 뛰어다니며, 그로울링을 스무 곡을 하게 되면 아마도 다음 날 일어나지 못할 것이다. 그래서 이렇게 미친것처럼 공연을 하는 건 시기가 있다. 그런 것을 보면 이승환은 정말 인간이 아니라는 말이지.
무엇보다 공연의 무대연출이 마치 연극을 보는 것처럼, 영화 속에 들어와 있는 것 같은 기획을 했다. 이때, 90년대 강력한 록을 선보였던 콘의 조나단도 서태지를 추켜 세우며 “태지가 하는 건 나는 다 좋아”라고 했다. 후에 서태지가 라이브 와이어 앨범을 냈을 때 투어를 콘과 함께 했다.
잠깐 콘의 조나단 얘기를 하자면, 콘 역시 엄청난 강한 사운드 해비해비한 메탈사운드 그룹이다. 한때 콘의 노래에 빠져서 콘이 박혀 있는 티셔츠를 입고 다녔던 학창 시절의 흑역사가 떠오른다. 조나단은 태지의 화에서 보여준 서태지의 헤어스타일을 늘 고수했다. 그런 헤어스타일에 늘 아디다스 져지를 입고 무대에 올랐다. 콘의 노래 블라인드를 들으면 이 과격함의 미친 헤비메탈 사운드에 조나단 특유의 그로울링 보컬이 너무나 죽였다. 거기에 조나단은 언제나 아디다스 져지를 입고 노래를 불렀다. https://youtu.be/SGK00Q7xx-s
덕분에 아디다스가 거의 나이키를 따라잡을 정도로 붕 떠오른 것이다. 아디다스 회장은 너무나 기뻤다. 아디다스는 퓨마와 지독한 경쟁 상대였다. 퓨마와 거의 잡아먹을 듯 경쟁을 했던 이유가 아디다스 회장과 퓨마 회장은 친 형제로 둘의 사이가 너무나 안 좋았다. 그래서 이 죽일 듯한 경쟁이 지금의 아디다스와 퓨마로 이끌어 올렸을지도 모른다. 퓨마의 회장은 아디다스가 잘 나가는 게 너무나 배 아프고 미칠 것처럼 싫었는데 그 당시에 패리스 힐튼이 퓨마의 분홍분홍 져지 패션을 선보이며 또 퓨마가 세계적으로 빵 떠버렸다. 아무튼 이 두 회사의 경쟁 구도 이야기는 유명했다.
지금 콘의 조나단과 마릴린 맨슨은 드럼통 같은 너무나 뚱뚱한 몸으로 공연을 하고 있는 것에 비해 서태지는 저때나 지금이나 외모적으로는 거의 변화가 없다는 게 또 신기한 일이다. 서태지는 태지의 화 공연 중간중간 맨트를 자주 한다. 팬들과 주고받고 소통을 열심히 한다. 한 가수의 팬이 되면 이런 한 마디 한 마디가 정말 힘이 된다. 서태지가 사실 참 재미는 없는 것 같다. 그러나 이것 또한 일종의 스토리지에 쌓이고 쌓여 역사가 되어서 서태지 특유의 고유한 콘셉트 내지는 메뉴가 되었다.
코로나 전 서태지는 남탕, 여탕 공연을 했는데 말 그대로 여자들만 불러 공연을, 남자들만 불러 공연을 했다. 남탕 공연에서 남자들이 태지형! 욕! 욕을 해줘! 해서 시원하게 씨발!!!! 같은 욕을 하며 신나게 공연을 즐기기도 했다. 중요한 건 서태지 공연에서는 화장한 얼굴이 전부 지워지고 방방 뛰면서 공연을 즐기며 에너지를 전부 뽑아 놓고 나온다는 것이다. 태지의 화 공연에서 관객들은 처음에는 팽팽한 청경채 같지만 나중에는 푹 데쳐진 시금치가 되었다.
우리가 서태지의 강력한 메탈사운드를 좋아하는 이유는 마음속 어떤 응어리를 터트려 주기 때문이다. 흔히 록스피릿이 그런 것이다. 반항적이며 반항적이고 반항하는 것이다. 무엇에? 부조리와 권위에 삐딱해지는 것이다. 서태지를 따라 소리를 지르고 목이 터져라 노래를 부른다고 나무랄 사람 1도 없다. 오히려 가만히 있으면 이상하다. 이런 멋진 공연에서 주인공은 서태지가 아니라 바로 너야,라고 서태지는 말하고 노래를 부른다. 일상에서 내가 주인공이었던 적이 있기나 했던가.
그리고 좋아하는 가수를 보며 우는 사람을 욕하지 마라. 어른이 되고 나서 아파서는 눈물이 나지 않는다. 그러나 내가 감격하는 포인트, 내가 감동적인 순간에는 눈물이 나온다. 그 매개가 내가 좋아하는 가수라는 게 전혀 이상하지 않음을 모르는 이들은, 그래서 가수를 보며 우는 팬들을 욕하는 사람들은 꼰대 중의 꼰대 아니냐. 그럼 서태지의 그로울링의 미친 음색의 노래 몇 곡을 들어보자. 엄청난 록 사운드의 연주도 좋다.
양현석과 함께 부른 컴백 홈. 사운드, 연주, 춤, 노래, 음색 다 미쳐 https://youtu.be/QwYVmNZVako
인터넷 전쟁 그리고 프리 스타일로 넘어간다. 인터넷 전쟁 미쳤다 정말. 서태지 포포몬스부터 목소리, 그리고 연주까지 미침. 프리 스타일에서는 김종서와 함께 부른다. 김종서가 더 신난 듯. https://youtu.be/tJIW7BpI5x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