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우스로 그려본 '눈이 내리는데'
‘눈이 내리는데’는 노래다. 50년대에 나온 노래다. 나는 이 노래를 저짝 천조국의 프랭크 시나트라의 ‘마이 웨이’와 비교할 만큼 좋은 노래라고 생각한다. 마이 웨이가 너무 좋아서 훗날의 여러 가수들이 리메이클 해서 많이도 불렀는데 ‘눈이 내리는데’도 그렇다.
또, 마이 웨이가 프랭크 시나트라의 곡으로 알고 있지만 실은 원곡자가 따로 있다. 원곡은 샹송이다. ‘눈이 내리는데’도 61년에 한명숙이 부른 것으로 많은 사람들이 알지만(모르려나) 실은 58년에 당시 서울대 음대 재학 중이던 최양숙이 발표한 곡이라고 한다. 다음 해인 59년 KBS 라디오 방송 HLKA에서 제작한 라디오 드라마 '어느 하늘 아래서'에서 주제가로 나왔다고 한다.
하지만 한명숙이 불러 사람들이 알게 되었고, 한명숙의 노래로 알려지게 되었다. 한명숙은 '노란 셔츠의 사나이'를 불러 사람들의 인기를 한 몸에 받았다. 한명숙이 부르는 노래를 들어보면 둔중하고 묵직한 목소리로 “눈이 내리는데~”를 “눈이 나리는데~”로 불러서 더욱 고풍스럽다. 한명숙이 나오는 버전은 찾지 못했다. 60년대에 왕성하게 활동한 한명숙의 무대 모습을 보면 올림머리와 고풍스러운 의상을 입고 다양한 음악을 하며 노래를 부른다. 60년대는 아무튼 예술적으로 너무나 풍성하고 부러운 시기다. https://youtu.be/gFP-OORmri0 영상출처: oo7JB1
최무룡이 부르는 버전도 있다. 최무룡은 기교 없이 편안하게 부르는데 호소력이 짙은 목소리다. 최무룡은 최민수의 아버지다. 배우이며 감독도 했다. 최무룡이 감독한 69년의 영화 '어느 하늘 아래서'에서 삽입이 되었나? 그랬을 것이다. 이 영화는 전쟁 중에 피어나는 사랑 이야기를 말하고 있다. 김지미, 신성일, 남궁원, 이순재의 아주 파릇파릇한 모습을 볼 수 있다. 역시 최무룡이 부르는 모습이 담긴 버전은 찾지 못했다. https://youtu.be/eAjjXoYve7s 영상출처: Nareusha Jeong
나는 이 노래를 패티 김이 불러서 알게 되었는데, 그래서 패티 김의 노래인 줄 알았다. 패티 김은 엄청난 고음과 폭발하듯 터지듯 음역을 절제하며 실을 뽑아내듯 애절하게 부른다. 정말 좋다. 길쭉길쭉한 팔다리로 휘저으며 무대를 압도하는 그 모습을 이제는 볼 수 없어서 안타깝다. 아무튼 나는 패티김이 부르는 노래가 제일 좋다 https://youtu.be/bM1E2gdR23Y 영상출처:패티김 - 주제
유익종이 부르는 버전도 있는데 정말 마법 같은 목소리다. 마치 온 세상에 포근한 눈이 내리듯이, 그 눈이 소복소복 쌓였을 때 살포시 밟고 가듯이 부른다. https://youtu.be/LnqT9M6L0o8 영상출처:Zigzag
또 주현미가 부르는 버전도 아주 좋다. 피아노 한 대로 노래를 부르는데 트롯 기를 빼고 부르는 주현미의 목소리가 이렇듯 나긋할 수가 있을까 싶을 정도다. 특히 “모두 다 세상이 새하얀데~”하는 부분은 감탄이 나온다. 토란잎에 맺힌 물방울 같다. 주현미 버전은 피아노 한 대라 더 목소리에 집중이 되는 것 같다. 주현미는 영상에 나와서 노래를 부른다. https://youtu.be/7UKQ4VWkeg0 영상출처:주현미 TV
임수정이 부르는 버전이 있는데 임수정이 부르는 느낌은 산이나 들이 아닌 80년대 화려한 서울의 밤에 수북이 내린 눈을 보는 기분이 든다. 그것이 아니라면 고향을 등지고 뉴욕으로 가버린 한국의 스타가 그곳에서 성공을 했지만 이제 더는 고국으로 돌아올 수 없는, 그래서 뉴욕의 겨울에 하얗게 내리는 눈을 노래하는 느낌이다. https://youtu.be/YAxomBMShP8 영상출처: Vernet Angel
홍민의 버전도 있고, 이광조, 문주란의 버전도, 최진희의 버전도 있다. 가장 최근에는 조정민이 부르는 버전으로 들었다. 그 외 많은 가수들이 이 노래를 불렀다. 노래가 너무 좋기 때문이다. 이유가 없다. 가사가 좋다. 가사가 간단하지만 들으면 그 광경이 눈앞에 그대로 펼쳐진다. 스토리가 한눈에 드러나는 가사다. 무엇보다 이 노래는 흥얼거리기에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