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안 되는 나의 인스타 친구들을 위해 미리 크리스마스 인사를 했다.라고 하지만 대부분 디엠으로만 대화를 하고 댓글 창은 고요하다.


나의 인스타그램은 다른 사람들과는 달리 빽빽한 글자가 가득하다.

그리고 전부, 싹 다, 몽땅 하루키의 소설이나 하루키에 관한 글이기 때문에 친구들이 몇 없다.


몇 안 되는 인스타 친구들을 위해 크리스마스 디자인을 한 번 해보았다. 트리의 장식으로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한 껏 냈다. 우습지만 한 껏 냈다. 만드는 동안에는 캐럴도 틀어 놓고, 뭐 들었더라. 그래 이번에는 부불래 씨의 캐럴을 들었다.


첫날에는 이렇게 디자인한 것을 스토리에 올렸다. 역시 사람들이, 아니 인스타 친구들이 좋아했다.


둘째 날에는 디자인 작업을 한 것을 출력을 해 보았다. 그리고 이렇게 사진으로 담아 스토리에 올렸다. 여기서 문제는 아니지만 문제라면 - 나는 인스타그램을 하나 더 하고 있는데 거기는 전부 영화에 관한 이야기만 있다. 보통 3일에 두 편 정도 영화를 보는 편이라 방대하게 본 영화 중에서 짤막하게 이야기를 올리고 있는데 거기는 대부분 넷상에서 만난 친구들이다. 대체로 영화, 소설, 시 같은 카테고리가 맞는 사람들. 나와 실제로 만나본 적이 없는 사람들이다.


그런데 요기는 반 정도는 오프라인에서 실제로 아는 사람들이라 이렇게 출력물을 올렸을 때 ‘나 이거 줘’하며 디엠이 온다. 그러면 오는 족족 다 만들어 주지만 나의 욕심상 출력물의 색감이 썩 마음에 들지 않으면, 그러면 주기가 조금 망설여진다. 받는 사람이야 전혀 그런 것에 문제를 느끼지 못하지만 색 분배가 모니터로 보는 것만큼 출력물이 따라오지 못할 때 그 이상한 기분이 있거든.


색이라는 게, 컬러라는 건 휴대폰 액정으로 보는 거와 모니터로 보는 것, 그리고 출력물이 다 다르다. 눈으로 보는 것과도 다르기 때문에 이 모든 것을 엇 비슷하게 색감을 맞춰서 출력을 한 결과물의 색감을 만들고 싶은데 그게 내 생각과 잘 안 되었을 때 기분이 조금 다운이 된다.


그거랑 비슷할지도 모르겠다. 휴대폰으로 옷을 주문했는데 받아 보면 액정으로 보던 색감과 약간 달라 보이는 경우. 그럴 때 마음이 안정되지 않은 사람도 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크리스마스 카드를 만들었다. 나는 매년 크리스마스 카드를 직접 만들고 있는 편이다. 내가 나의 성격을 봤을 때 나는 너무 귀찮아서 뭔가를 만들고 하는 걸 정말 싫어할 것 같은데 또 손으로 꼼지락꼼지락 하며 만든 게 여러 개가 있다.


분명 나는 귀찮다, 그런데 일단 시작하고 나면 열심히 한다. 귀찮은데 열심히 한다. 귀찮지만 귀찮지 않다. 나는 좋아하지 않다고 생각하는데 좋아하는 것처럼 이걸 하고 있다. 그러니 이걸 하는 것을 좋아하는 것이 맞을지도 모르지만 실은 좋아하지 않는다. 패러독스다.


여하튼 직접 만든 걸 주면 좋아하는 사람이 있고 또 썩 좋아하지 않는 사람도 있다. 마녀 배달부 키키에서 할머니의 청어 파이를 대 놓고 싫어하던 손녀딸처럼 싫어하는 사람이 있다. 그 손녀딸은 키키에서 정도 없고 아주 얄미운 인물로 유일하게 등장한다.


그런데 하야오는 그 얄미운 손녀딸 캐릭터를 아주 좋아한다고 한다. 왜냐하면 그 손녀딸 덕분에 키키가 성장하게 되는 가장 솔직한 캐릭터이기 때문이다. 싫어하는 걸 싫다고 말할 수 없는 요즘의 분위기가 있다. 조직이나 단체에서는 더 그렇다. 친구 관계에서도 그렇지만 연인관계가 그렇다.


비록 내가 좋아하지 않는 음식이라도 나의 사랑하는 이가 좋아한다면 기꺼이 하얀 거짓말을 하며 그 음식을 먹는다. 솔직해지기를 꺼려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키키에서 그 손녀딸은 비가 오는 날 비를 맞으며 시간에 맞춰 할머니와 열심히 구운 청어 파이를 배달했을 때 손녀딸의 솔직한 반응이 키키가 생각하는 반응과 너무 달라 충격을 받는다.


그 충격이 모이고 모여 키키가 지금보다 좀 더 성장하게 만든다.


지브리의 모든 영화를 좋아하지만 키키를 나는 제일 좋아한다. 그래서 조카를 위해 키키의 디오라마를 한 번 만들어 보기도 했다.




사실 디오라마 만들기는 엘사에서 시작되었다.

한창 코로나 시기에 밖으로 나갈 수 없어서 심심해 죽으려고 하는 조카를 위해 처음에는 얼음공주, 엘사 디오라마를 만들기 시작했다.

나뭇가지, 돌멩이 주워오고 씻고 다듬고 칠하고 말리고 배경 작업하고 프린트하고 숲처럼 만들고 등등등



그러다가 귀멸의 칼날의 네즈코 디오라마를 만들어 버렸다. 어떻든 이 세상에 딱 하나뿐인 디오라마라서 그런지 이걸 사진을 찍어 인터넷에 올렸더니 비싼 돈을 줄 테니 팔아줘 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하지만 팔지 않았다. 지금은 팔 걸, 하는 후회가,,,,


그래서 남은 재료들로 이런 것도 만들어 보고



또 다른 토토로 버전

나뭇잎 우산은 다이소에서 조화를 천 원주고 구입해서 잎을 잘라서 강력 접착제로 붙여 우산을 만들었다.


병 안에 있는 별들이 야광이라 불을 끄면 아주 환하게 밝을 줄 알았지만 여지없이 무너지는 나의 생각.


인스타 친구들 크리스마스 카드로 시작해서 키키, 엘사, 토토로로 이어지는 세계관이었다. 다중우주론이 뭐 따로 있나 이게 바로 다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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