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영화를 수식하는 말은 여러 개다. 고양이 티티가 나오지만 고양이가 주인공이 아닌 영화. 한국 영화를 말할 때 빠트려서는 안 되는 영화. 자극적인 장면이 하나도 없음에도 우리를 자극하는 영화. 그리하여 이 영화를 얼마나 사랑하게 되는지 영화를 보고 난 후 알게 되는 영화. 이 이야기는 스무 살에 머문 이야기가 아닌 스무 해가 지난 우리 모두의 영화. 누군가는 가슴에 꼭꼭 품고 있는 영화.


나 말이야 사실 수많은 영화 중에서 ‘고양이를 부탁해’가 내 인생 영화 중 하나야.라고 술을 마시고 이야기한다면 꽉 안아주고 싶다. 그런 사람을 만난다면 서로 말없이 공감하고 있다는 무언의 단단한 결속 같은 것을 느끼게 될지도 모른다.


영화는 당시에 인기가 없어서 ‘고양이를 부탁해’ 마니아들이 ‘고양이를 부탁해’ 영화 보기 운동을 했을 정도였다. 디지털 시대에 접어들어 마지막 필름 카메라로 촬영한 영화다. 비용의 문제로 필름 카메라 한 대로 찍었다. 하지만 그 속에는 우리가 느끼는 많은 의미가 담겨 있다.


처음 주워온 고양이 티티와 비슷한 신세를 살아가고 있는 주인공들. 넷플 디피가 어떤 남자들의 과거이자 미래라면, 고양이를 부탁해는 어떤 여자들의 과거이며 미래다. 왜냐하면 20년 전의 청춘에서 지금의 청춘이 변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정재은 감독의 데뷔작으로 감독은 이후 고양이 시리즈를 지치지 않고 만들어내고 있다. 고양이를 돌려줘, 고영이들의 아파트 등.


지영이는 울지 않는다. 힘들어서 한 번쯤 울 수도 있지만 절대 눈물을 보이지 않는다. 그렇게 지영이는 청춘을 지나 현재 40대가 되었다. 우리 모두는 그렇게 고양이를 부탁해와 함께 지금 여기에 생존해 있는 것이다.


고양이를 부탁해가 2001년 10월 13일에 개봉했는데 20년이 지난 2021년 10월 13일에 리마스터링으로 재개봉한다. 이미 이번 부국에서 본 사람들은 알겠지만 누군가의 꿈일지도, 누군가의 꿈이었던 푸르고 찬란(하고팠던)한 스무 살의 이야기, 요즘 너는 어때?라고 묻는 영화 ‘고양이를 부탁해’였다.


네 명이 바람을 맞으며 걷던 장면에서 흐르던 음악 모임별의 진정한 후렌치 후라이의 시대는 갔는가를 들어보자. 불안하고 명확하지 않은 청춘들의 모습을 잘 대변하는 노래였다.   

https://youtu.be/mgtAGplClcY

모임별 - 진정한 후렌치 후라이의 시대는 갔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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