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생각대로 안 된다. 꼽으면 반대로 껴지고, 날 잡고 가면 가는 날이 장날이고, 기껏 마음잡고 말했다가 타박만 당하고, 고르고 고른 선물이 마음에 들지 않는 것이 얼굴에 티가 나고, 내 마음은 이게 아닌데 마음과는 전혀 다른 말이 나오고, 예쁘게 보이고 싶어 차려입고 나갔는데 눈길 한 번 주지 않고, 짜증이 나는데 아무렇지 않은 척 말하는 나에게 화가 치밀고, 참 생각대로 안 된다

 

스파이더맨은 이후 메리 제인과 결혼까지 하지만, 10년 내내 제대로 돈 벌지 못하고 사람들 구하느라 매일 날아다니며 드론에 맞고 빌런에게 맞고 숙모는 묘지에 들어가고 메리 제인과는 결국 이혼을 하고 수트를 벗으면 나온 배가 기껏 혼자만의 시간이 좋을 거라는 생각에 비수를 꽂아 버리고 스파이더맨이 6명이나 되지만 이곳에 계속 있다가는 몸이 분해될 것이다

 

생각대로 안 되는 건 현실의 우리나 영화 속 히어로나 별반 다를 바 없다

 

힘이 생겼다고 해서 모든 일이 잘 풀리는 건 아니다. 히어로가 되면 나를 모르는 다른 누군가 들을 살리느라 가장 가까이 있는 사람의 죽음을 막지 못하는 상황을 받아들이지 못하게 된다. 힘이 있다고 해서 알 수 있는 건 없다

 

하지만,

하지만 그저 자신을 믿고 앞으로 나가면 어떤 식으로든 길이 나기 마련이다. 중요한 건 자신을 믿는 것이다. 자신을 믿는 것이 어렵지만 믿는 것. 그것이 중요하다. 우리 각자는 어쩌면 별 볼 일 없는 한 개인일지 몰라도

 

우리는 각자 누군가에게는 스파이더맨, 히어로, 영웅인 것이다

 

누구나 히어로의 마스크를 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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